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한글, 어디까지 알아봤니
    Talking 2018. 10. 9. 02:06




    1. 개요

      10 월 9 일은 한글날입니다. 그리하여 한글날을 기념하여, '한글' 에 관한 대략의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합니다. 여기서 밝히는 것은 어디까지나 '한글' 이라는 한국어를 표현하는 글자와 음운에 관한 이야기임을 우선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실은, 한국어에 관해서는 저도 자세히 아는 바는 적어요, 주제를 넘지는 말아야 하지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이야기는 물론, 터무니 없는 설도 펼치고 있음을 밝힙니다.


    2. 한글이란?

      한글은 조선 왕조 제 4 대, 세종 28 년 음력 9 월 29 일에 반포되었으며, 이것이 그레고리력으로 환산하면 서기 1446 년 10 월 9 일이 되어 한글날이 10 월 9 일로 제정되었습니다. '훈민정음 - 민중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 라는 정식 명칭으로 반포되었으며, '언문' 이라 칭해지기도 했지요. 훈민정음은 정식 명칭, 언문은 통칭으로 간주하시면 될 듯 합니다. 그러다가 1910 년대에 당시의 언어학자인 한힌샘 주시경에 의해 '한글' 이라는 이름이 부여되어 지금에 이릅니다.

      한글은 음소 문자이며, 표음 문자에 속합니다. 또한, 음소 문자를 결합하는 형태의 음절 문자이며, 또한 자질 문자에 해당되기도 하지요, 인공 문자에 해당된다는 견해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2010 년대 기준으로도 현재까지 정식 통용되는 문자들 중에서 음소 문자로 구성된 음절 문자, 그리고 자질 문자는 한글 하나 뿐입니다.


    2.1. 정부에 의해 반포된 문자

    - 조지아 문자(카르툴리 담체를로바) : 기원전 3 세기 경에 고대 조지아(사카르트벨로), 카르툴리의 왕 파르나와즈(Parnavaz) 1 세에 의해 반포되었다고 합니다. 다만, 파르나와즈라는 인물 자체가 그 행적이 전설 형태로 알려진 인물인지라....... 아무튼, 이런저런 시기를 거쳐 가면서도 지금까지 통용되고 있는 문자입니다.


    2.2. 중세 이후에 고안된 문자

    - 글라골 문자 (Glagolitsa) : 동로마의 기독교 수사인 메토디오스(ΜΕΘΟΔΙΟϹ) 와 콘스탄티노스(ΚΩΝϹΤΑΝΤΙΝΟϹ)-키릴로스(ΚΥΡΙΛΛΟϹ)- 에 의해 구상된 문자군. 재미있게도, 그 뜻이 한글의 옛 명칭 중 하나였던 '언문' 과 상통합니다. 


    2.3. 자질 문자

    - 만주 문자 (만주이 헤르겡, Manju-i Hergen) : 16 세기 말, 건주여진족에 의해 구상된 문자로서, 몽골 문자를 응용해 개발.

    - 텡과르 (Tengwar) : 영국의 언어학 교수 '존 로널드 로얼 톨킨(John Ronald Reuel Tolkien)' 이 자신의 소설 연작 시리즈에서 선보인 꿰냐(Quenya) 와 신다린(Sindarin) 을 위해 구상한 문자. 가상 세계를 위한 언어(예술어)의 문자이며, 예술어의 문자로서는 가장 널리 알려진 문자군이지요.

    - 시화법 문자 (Visible Speech) : 미국의 학자이자 시화법의 창시자인 '알렉산더 멜빌 벨(Alexander Melville Bell)' 에 의해 고안된 음성 기호입니다.

    - 그레그 속기 (Gregg Shorthand) : 미국의 교육학자, 출판가인 존 로버트 그레그(John Robert Gregg) 에 의해 구상된 속기 문자입니다.

    - 샤비안 문자 (Shavian Alphabet, Shaw Script) : 아일랜드(에이레) 의 소설가 조지 버너드 쇼(George Bernred Shaw) 에 의해 구상된 문자.

    - 텐노 문자 (Tennobet, Orokin Alphabet) : 워프레임(Warframe) 에 등장하는 종족 텐노(Tenno) 족의 문자. 본래는 오록(Orok) 족의 문자였습니다.


    2.4. 음소 모아쓰기 문자

    - 계반상계시 문자 (Emotional Song Pact Alphabet) : 시엘 노서지(Ciel Nosurge), 아르 노서지(Ar Nosurge) 에 등장하는 문자이며, 인간과 제놈(Genom) 간의 소통을 위해 고안되었다고 합니다. 일본의 게임 프로듀서인 '쓰치야 아키라(Akira Tsuchiya)' 에 의해 구상되었습니다.


    - - -


    3. 이모저모

    한글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깃거리들...... 중에서 제가 아는 것들 일람입니다.


    3.1. 훈민정음 서문

    셔이종 어져이 훈민졍음


    3.1.1. 원문 음역

      나랏말써미 듕구익어이 달아 문쩌오아로 서르 서멋디 아니헐써이 이런 젼처로 어린 버익셩이 니르고져 홀빠이셔도 머첨내 저이 뜨들 시러펴디 못헐 노미 하니라. 나이 이럴 우이허야 어엿비 너겨 사이로 스믈 여듧쩌럴 머잉거노니 사럼마다 허이여 수vi니겨 날로쑤메 뼌안크이허고져 헐 떠러미니라.


    3.1.2. 현대어

      나라 말이 중국과 달라 문자로는 서로 통하지 아니 하므로, 이런 연유로 어린 백성이 말하고 싶어도 끝내 제 뜻을 펼치지 못할 자가 많으니라. 내 이를 딱하게 여기어 새로이 스물 여덟 자를 만들었으니, 사람마다 하여금 쉽게 깨우쳐 날마다 씀에 편안케하고자 할 따름이니라.


    3.1.3. 강원 방언

      인자 우리말이 중국놈들하고 마이 틀리, 글자로는 니들찌리 머이 안통해 그르니 니들끼리 주깨도 몬 알아들어 먼 말을 전할라 캐도 마카 답답할 것이다야, 그래서 내가 스믈 여덟자 맹그러 끄등, 느들이 만날 숩게 배아서 만날 주깨고자한다야.


    3.1.4. 전라 방언

      시방 나라 말쌈지가 떼놈들 말허고 솔찬히 거시기혀서 글시로는 이녁들끼리 통헐 수가 없응께로 요로코롬 혀갖고는 그 거시기들이 씨부리고 자픈 것이 있어도 그 뜻을 거시기헐 수 없응께 허벌나게 깝깝할 것이오. 그러코롬 혀서 나가 새로 스물야달자를 맹그렀응께 느그들이 수월허니 거시기혀부러갖고 날마동 씀시롱 편허게 살게 하고프다잉.


    3.1.5. 경상 방언

      마, 나라 말이 짱깨랑 엄청시리 달라가꼬 말이 영 안 통하는기라 그라이까네 머리에 든기 엄는 아들이 할라카는 말이 있다캐도 글자로 쓸 수 읎어가꼬 천지삐까리 같이 깝깝할 것이여. 내가 보이 영 안 되가꼬 요참에 새 글자 시물여덜자를 윽수로 숩게 맹글어 놨으니 너그들 모도 다 배와가꼬 할라카는 말 해가며 편키 잘 살게 하고잡다.


    3.1.6. 번외

      이것은 훈민정음 서문과는 직접 연관이 없지만, 글라골/키릴 문자군의 문자들이 가진 옛 명칭(아즈, 부키, 베데 등) 들을 이어 붙여 놓으면 저런 말이 나온다고 합니다, 문자 개발의 의도가 훈민정음 창제 의도와 여러모로 상통하는 면이 있는 듯해서 한 번 소개해 드리고자 해요. 사실 여부는 모르겠지만, 이것도 나름 멋진 말이네요. - 출처


      나는 글자를 알고 있나니, 언어는 재산이로다. 이 세상의 사람들이여, 지켜야 할 도리를 따르며 열심히 살 지어다. 우리 세상의 이치를 생각하며, 확실히 말하도록 할 지어다. 하나님께서 지식을 배양하셨으니, 지식은 곧 주님의 선물이니라. 열심히 배울지어다, 우리 하나님 진리의 빛을 깨우치기 위해.


    - - -


    3.2. 워드프로세서 한/글의 예시문

    DOS 용 워드 프로세서 한/글 2.x 에 수록된 예시문입니다. 20 년 전의 예시문이지요, 격세지감이 드는 글입니다.


      한글은 국내보다 외국에서 그 과학성이 일찍히 입증되어 왔습니다. 한글의 드높은 우수성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하나의 소리는 한 가지의 글자만으로 표현되고 하나의 글자는 오직 한 가지의 발음으로 소리난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것은 영어의 A 라는 글자가 여러가지로 발음되고, 하나의 소리를 적기 위해 두 글자 이상을 쓴다는 점과 크게 대조가 됩니다. 한글의 과학성이나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의 한글 기계화가 서양의 기계화 수준에 비하여 뒤떨어져 있는 것은, 서구 여러 나라가 오랫동안 축적한 로마자 기계화 연구에 비하여 한글의 기계화에 대한 연구가 미약했고, 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로마자 방식으로 한글 기계화를 적용해 온 데에 원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당분간은 IBM 호환 기종이라는 대세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개인용 컴퓨터 환경의 현실 속에서, 하드웨어는 당장 개선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소프트웨어만큼은 우리 말, 우리 글의 특성에 맞게 개발될 필요가 절실합니다.


      그 때부터 2010 년대에 이르는 기나긴 시간 동안, 한국형 소프트웨어는 이미 여러 차례 등장했었고, 한국형 운영체제가 개발되기도 했었지요. 하지만 de-facto 표준화한 운영체제의 대세 속에서 이들은 결국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 특히나 T-Max 윈도의 어처구니 없는 실패 이후로 한국형 시스템 소프트웨어의 개발은 신뢰를 잃어, 제대로 이루어지기는 어렵게 된지 오래입니다.

      한글은 예시문대로, 하나의 소리가 여러가지로 발음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다만, 종성이라든지 여러 부분에서 글자대로 소리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고, 현대에 이르러서는 사라졌지만 옛 한글에서는 초성에서 여러 자음자를 결합해 하나의 소리를 표현하는 경우도 있었지요, 무음가 문자도 있고요.

    - 해외에도 하나의 글자가 한 가지 발음 소리만 내도록 하는 언어가 있지요. 대표적인 사례로 이탈리아어와 에스페란토 등이 있습니다. 특히, 에스페란토는 복수개 글자로 하나의 소리를 내는 경우를 철저히 배제하여 표음성을 강조하고 있지요.


      한국인의 음운에 걸맞는 문자를 다른 소재를 차용하는 일 없이, 온전히 새롭게 만든 문자라는 점은 있어요. 그리고, 유일하게 공용어를 위해 통용되는 자질 문자라든가, 민중을 위해 개발된 문자라는 의의도 있으며, 또한, 기본적인 문자 형태가 단순해서 모아쓰기를 해도 다양한 디자인 형태를 꾸밀 수 있는 문자이기도 합니다. 음소를 한자처럼 모아쓰기 하는 문자라는 독특함은 현실에서 통용되는 문자로서 유일하며, 디자인 면에서도 나쁘지 않음에서 오지 않나 싶습니다.

    - 이외에 창작물을 통해 가상 세계를 위한 문자가 소개된 바 있습니다만(그것이 앞서 언급드린 계반상계시 문자), 그렇게 잘 만든 문자는 아닙니다, 모아쓰기를 해 놓고 나면, 모아쓰기 규칙도 복쟙한데다가 독특한 디자인을 꾸미기 어렵게 되어 있더라고요.


    - - -


    4. 글자 일람 및 Trivia

      이후로는 한글의 발음, 모양새라든가, 관련된 이야기들을 풀어보고자 합니다. 뻔한 이야기가 있을 수도 있고, 엄한 이야기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관대하게 지켜보아 주셨으면 해요.


    4.1. 한글의 소리

      여러분께서도 아시다시피, 한글, 그리고 한국어에는 3 가지 소리가 주어져 있지요, 첫소리(초성), 중간 소리(중성) 그리고 끝소리(종성)가 그것. 각각이 비슷해 보이면서도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음이 한글, 한국어의 특징이라 말할 수 있겠습니다.


    4.1.1. 첫소리

      자음으로 이루어지며, 특히, 어두의 첫소리는 원칙적으로는 무성음으로만 발음되며, 음성 대립은 음성의 기식 여부와 관련이 됩니다, 음성의 떨림 여부와 연관된 여타 언어와는 다른 특징으로서, 중국, 몽골어에서도 찾을 수 있는 현상이지요.

    - 성경에서 Petro 를 '베드로' 로, Jakobo 를 '야고보' 로 표기하는 것, 그리고 일본어 표기법에서 ka, ta 행의 어두 소리를 ㄱ, ㄷ 로 표기하는 것과도 연관이 있어 보입니다. - 실제로는 중국식 명칭을 한글로 옮긴 명칭의 통용이 관행화한 것.


    원칙 상으로는 그렇다는 것이고, 유성음으로 발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 - -


    4.1.2. 중간 소리

    모음으로 구성됩니다.


      ㅐ, ㅔ, ㅚ, ㅟ 는 본래 이중 모음이었다고 합니다. 발음은 아이, 어이, 오이, 우이, 으이. 그러다가 근래에 이르러 단모음화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이중모음화하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지요. ㅐ, ㅚ, ㅟ 의 단모음화는 독일어의 움라우트(Umlaut) 와 흡사하게 변해갔다고 하여, 움라우트화라 칭하기도 합니다.

    - ㅢ 는 현재도 이중 모음의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만, 현대에 들어 단모음으로 발음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기는 합니다, 이 때의 음가는 '중설 비원순 고모음 /ɨ/' 으로 러시아어의 'Ы' 와 비슷합니다, 당연히 정식 발음은 아니지요.


    - - -


    4.1.3. 끝소리

      자음으로 이루어지며, 다양한 받침 소리가 나올 수 있습니다만, 실질적으로 발음되는 음가는 몇 되지 않는 편이며-ㄱ, ㄴ, ㄹ, ㅁ, ㅂ, ㅅ, ㅇ-, 나머지는 해당 음가로 대체됩니다.


    끝소리의 특성에 따라 그 다음 첫소리의 경음화, 격음화가 이루어지기도 하지요.

    - 경음화 : 평음 /ㄱ, ㄷ, ㅂ, ㅅ, ㅈ/ -> 종성 /ㄱ, ㄷ, ㅂ/ 이후에는 경음화.

    - 격음화 : /ㅎ/ -> 종성 /ㄱ, ㄷ, ㅂ/ 를 격음화한 발음 /ㅋ, ㅌ, ㅍ/ 으로 대체.


    끝소리 다음 첫소리가 없을 경우에는 해당 끝소리가 다음 음절의 첫소리가 됩니다.


    - - -


    4.2. 글자

    이 항목은 글자의 발음, 모양 등에 관한 간단한 트리비아를 다루려 하고 있습니다.


    4.2.1. ㄱ

     기역. 연구개음으로서 발음은 /k ~ ɡ/. 로마자 표기는 현대에서는 항상 G 로 명시하도록 하며, 대체로 g 발음을 표기하는 데에 활용되며, 이는 무기음/유기음 대립이 존재하는 언어(중국어, 아이슬란드어, 스코티시 게일어) 의 모든 공통 사항입니다.

     그 모양새는 페니키아 문자 Gimel(기멜) 과 닮은 모양새를 띠고 있으며, 해당 문자가 모태인 그리스 문자 Γ(가마) 를 뒤집은 형태처럼 보이기도 하지요. 다만, 잘 알려진 사항은 아닙니다.


    ㄱ 에서 ㅋ(키읔) 이 파생되어 나왔지요, 발음도 실제로 같은 계열.


    - - -


    4.2.2. ㄴ

    니은. 비음으로서 발음은 치경 비음 /n/. 일반적인 n 발음과 유사합니다.


      그리스 문자군 중 소문자 ν(뉘, 니) 와 닮은 모양새를 띠고 있습니다, 이 문자를 비스듬히 눕혀 놓으면 ㄴ 과 닮은 모양새가 나오지요, 여기에 발음도 같다는 점도 흥미로운 사항. 다만, 이러한 유사성은 우연의 일치 정도에 해당되며, ㄴ 과 ν 는 상호 연관성이 없습니다.

      이 ㄴ 에서 ㄷ(디귿) 이 파생되고, 또 ㅌ(티읕) 이 파생되었습니다. 이들 모두 잇몸 소리(치경음) 이라는 공통점을 가지지요. 현대적 음운학이 없던 그 시절에 해당 발음들의 연관성을 알아낸 사람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부분.


    - - -


    4.2.3. ㄹ

      어두에서의 발음은 설측음으로 발음되는 경향이 있다고 하며, 그 경우의 음가는 치경 설측 접근음 /l/. 영어의 L 과는 다소 다른 발음이며, 영어 이외의 유럽 언어의 L 과 유사한 발음입니다.

    - 영어의 L 은 경우에 따라 연구개음화 설측음 /ɫ/ 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연구개음화 설측 접근음은 영어 이외에도 터키어, 러시아어 등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어중에서는 치경 탄음 /ɾ/ 으로 발음되며, 이는 일반적으로 R 계열에 속하는 발음이지요. 해당 발음을 가지는 언어가 있는 국가로는 일본, 스페인, 포르투갈, 노르웨이, 터키, 아제르바이잔, 이란, 이집트, 모로코 등이 있으며, 이외에도 R 계열 발음이 치경 전동음 /r/ 인 언어들에서도(그리스어, 이탈리아어, 아랍어, 타갈로그, 러시아어 등) 이음으로서 찾을 수 있는 만큼, 생각 외로 많은 데에서 찾을 수 있는 발음입니다.

    - 그래서, 특히 영어권에서는 ㄹ 을 스페인식 R (Spanish R) 같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어요. 스페인어의 R (에레) 가 서양에서는 치경 탄음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사례인 듯.

    - 탄음은 전동음과 연관되어 있는 발음입니다, 전동음을 발음하는 데에 전동이 불완전하게 이루어지면 탄음이 되지요. 그래서 불완전 전동음은 대체로 탄음의 영역에 들어갑니다만, 구개수 탄음의 경우에는 불완전 전동음과 일반적인 탄음이 다른 표기로 명시되기도 해요.


      한국어의 이러한 특성상 치경 전동음 /r/ 은 원칙상으로는 어렵지 않을 수 있습니다, ㄹ 을 떨어주기만 하면 되며, 실제로 전동음이 이음으로 실현되는 사례가 나오기도 합니다.

      어중에서도 대체로 같은 발음입니다만, 대충, 빨리 발음하다 보면(특히 후설모음 뒤에서는) 이 발음이 치경 접근음 /ɹ/ 처럼 들리는 경우도 생기며, ㅅ, ㅈ, ㅊ 앞에서의 발음은 치경 접근음의 형태를 띠게 됩니다. e.g. 발사, 일치

    - 오스트리아 독일어의 R 이 저 발음을 낸다고 합니다. 영어의 R 은 치경 접근음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실제 음가는 순음화 후치경 접근음 /ɹ̠ʷ/ 입니다. 다만, 편의상 치경 접근음과 똑같이 표기하는 것(영어에서 R 의 사용 빈도가 워낙 높다보니).


      어말의 발음은 설측음으로 정확히 따지면 권설 설측 접근음 /ɭ/ 에 해당됩니다, 타밀어의 l 발음과 가장 흡사하며(타밀어 노래인 Kalluri Vaanil-깔루리 와닐- 등을 참고해 보시면 될지도) 설측음이므로 어말의 ㄹ 은 대체로 L 로 표기하게 됩니다.

    - 치경 접근 수반음과는 비슷하게 들려도, 다른 발음이에요. 치경 접근 수반음은 혀가 입천장에 닿지 않지만, 한국어의 종성 ㄹ 은 혀가 입천장에 닿으며 소리가 납니다.


      종성 ㄹ 의 음가인 권설 설측음은 전세계적으로 흔치 않은 발음에 속합니다(정식 발음 채용을 하는 언어는 스웨덴어, 노르웨이어, 타밀어 등 소수). 외국인들에게는 낯설게 여기어질 수 있는 여지가 있겠지요.


      외관을 단순화하다 보면 Z 와 닮은 모양새가 나오기도 하지요. 라틴어에서 Z(제타) 와 R(에르) 의 관계를 생각해 보면 웃음이 나올 수도 있는 부분.


    - - -


    4.2.4. ㅁ

      미음. 발음은 양순 비음 /m/. 네모자처럼 생긴 글자로, 실제로는 한자 '입 구' 자와 무척 닮았으며, 획 쓰는 법도 비슷합니다. ㅁ 에서 ㅂ (비읍) 그리고 ㅍ (피읖) 이 파생되어 나왔지요. 이들 모두 양순음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 간혹 한국어에서는 ㅁ 의 비음적 특성이 변질되어 /p/ 나 /b/ 처럼 들리기도 한다고 합니다.


    - - -


    4.2.5. ㅅ

    시옷. 발음은 통상적으로는 치경 마찰(치찰)음 /s/, 중간 소리로 ㅣ, ㅟ 등이 붙을 경우에는 치경구개 마찰음 /ɕ/ 이 됩니다.


      과거에는 늘 치경구개 마찰음 /ɕ/ 이었던 시절도 있었다고 합니다. 같은 계열이라 할 수 있는 ㅈ, ㅊ 이 항시 치경구개 파찰음 음가를 유지하고 있음과도 관련된 사항으로, 현대 한국어에서는 ㅅ 만 음가가 바뀌었지요.

    - 고어적인 표현으로서 ㅅ 에 ㅑ, ㅕ 등을 붙이는 경우는 이와 관련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e.g. 식샤를 합시다, 미스터 션샤인

    - sh/sch 계열의 발음으로서, 유럽어, 몽골어 등에서 흔히 보이는 후치경 마찰음 /ʃ/ 과는 원칙적으로는 다른 발음입니다(조음 위치가 약간 다르지요). 하지만 후치경음과 치경구개음의 구분이 음가의 유사성이 높고, 실제로 잘 구분되지 않음을 고려해 보면, 사실상 같은 발음이라 쳐도 무방할지도.


      글자의 외형은 다른 언어의 문자들과 연관성을 가지지 않습니다만, 이 문자를 서양식으로 꾸미다 보면 그리스 문자 Λ(람다) 와 같은 모양이 나오기도 하지요.


    ㅅ 에서 ㅈ(지읒) 이, 그리고 ㅈ(지읒) 에서 ㅊ(치읓) 이 파생되어 나왔습니다.


    - - -


    4.2.6. ㅇ

      이응. 무음가 문자로서, '이응' 은 사실 옛이응의 명칭이었으나, 옛이응이 사라지고, 그 이름을 이어 받으며 현재에 이릅니다. 다만, 옛 한글의 초성에 나타나는 ㅇ 은 유성 성문 반찰음 /ɦ/ 을 가졌다는 추측이 있기도 해요.

      어쨌든, 현재는 무음가 문자로서, 히브리 문자 알레프와 아인, 그리고 로망스어의 H (악카-이탈리아어-, 아체-스페인어-, 아쉬-프랑스어-) 와 같은 성질을 가집니다.


      무음가 문자이므로, 이 문자가 초성에 오면 이전 음절의 종성이 그 자리에서 초성처럼 발음이 되지요. 이러한 연음 법칙을 무시하고 발음할 수도 있습니다만, ('연아' 를 '여나' 로 읽지 않고, 연과 아를 끊어 읽는 것) 이런 식으로 음절과 음절 사이의 발성 흐름을 억지로 끊을 시에는 음절 사이에 성문 파열음 /ʔ/ 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 프랑스어의 유음 H(아쉬 아스피르) 가 성문 파열음을 가질 수 있는 것과 같은 현상입니다.


      공교롭게도 페니키아 문자 Ayin(아인) 이 문자와 같은 모양새를 띠고 있습니다. 게다가 아인은 히브리어에서는 무음가 문자이지요. 사람들 생각은 간혹 비슷한 구석을 만드는가 봅니다^^;


    ㅇ 에서 옛이응, 여린히읗, ㅎ(히읗) 이 파생되어 나왔지요.


    - - -


    4.2.7. ㅋ

    키읔. ㄱ 에서 파생된 문자 정도입니다만, 한 가지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어서 소개드리려고 해요.


      어딘가에서 본 내용입니다만, 어떤 영어권의 리그 오브 레전즈(League of Legends) 게이머가 한국 게임 유저들이 뒤집어진 F (Backwards F) 처럼 생긴 문자를 막 날리던데, 무슨 소리냐,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더라고요. 그것을 또, 누가 알아서 가르쳐 주더랍니다.


    cf. F 는 그리스 문자 Γ(가마) 에서 파생된 Ϝ(디가마, 와우) 에서 유래된 것이지요. 이것이 훗날 w 발음을 내었다가 발음 변이를 거쳐 가면서 f 발음을 가지게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f 발음은 유럽, 아랍어에서는 제법 흔한 발음으로 w 계열 발음 추이의 최종 단계 즈음에 해당되기도 하지요. (w -> v -> f 의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 - -


    4.2.8. 쌍자음

      ㄲ, ㄸ, ㅃ, ㅆ, ㅉ. 본래 한글에서는 수많은 이중자음들 및 쌍자음들이 존재하고 있었으나, 한글 문자 개정을 통해 초성에서는 쌍자음 다섯 개만 남고, 모두 사라졌습니다.

      이 쌍자음들은 '된소리(농음)' 이라 칭하며, 외래어에서는 본래 한국어 상에서는 구분이 잘 되지 않는 무성 무기음/유기음 간의 구분을 위해 활용하기도 합니다(유기음을 예사 소리(평음)으로, 무성 무기음을 된소리(농음)로 표기).

    - 그 영향인지, 한국에서는 무성 무기음이 '된소리' 의 일종으로 여기는 이들도 적지 않은 모양입니다만, 서양에서는 한국의 된소리를 '긴장성 자음(Tensed consonant)' 으로 분류하여, 일반적인 무성 무기음(Unaspirated consonants) 와 구분하는 경향이 강하며, IPA (국제 음성 기호) 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반영되고 있습니다, 서양인들에게는 농음과 여타 무성 무기음이 다르게 들린다고 볼 수 있지요.


    - - -


    4.2.9. ㅏ

      현대 한국어 기준으로 기본 음가는 '중설 근저모음 /ɐ/' 입니다. 저모음으로 알고 계신 분들께서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렇다고 합니다. 한국인들이 입술을 크게 벌리지 않는 경향이 있어서 이렇게 음가가 정해진 모양입니다. 다만, 조음 위치상으로는 저모음에 다소 가까운 편.

      다만, 된소리와 함께 발음하는 등에 의해 강하게 발음하는 경우에는 '후설 저모음 /ɑ/' 영역까지 가는 경우는 있더라고요, 일단 그리스어의 Alpha, 러시아어의 a (비강세 발음), 그리고 일본어의 '아' 와 많이 비슷한 발음입니다.


      독일어의 -er 도 IPA 상 표기는 같습니다만, 독일어의 -er 는 중설 중모음 + r 로 여기어지기도 하며, 조음 위치 역시 중저모음 영역에 가까운 편이라 화자에 따라 '어' 에 가깝게 들리기도 합니다.


    - - -


    4.2.10. ㅓ

      본래 발음은 '중설 중모음 /ə/' 혹은 '후설 비원순 중모음 /ɤ̞/'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현대 한국어에서의 기본 음가는 '후설 비원순 중저모음 /ʌ/' 입니다. 다만, 약하게 발음할 때에는 음가가 변하여 중설 중(고)모음의 영역에 이르며, 사실은 이쪽이 더 일반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남부 방언에서는 'ㅡ' 비스무리한 발음이 실현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전라 방언과 경상 방언의 추이 형태는 사뭇 다른 편.

    - 전라 방언 : ㅓ, ㅢ 가 ㅡ 로 추이되는 고모음화 현상.

    - 경상 방언 : ㅓ 와 ㅡ 의 발음이 ㅓ 에 가깝게 모호화.


    e.g. 전화를 받으시오 -> 즈나를 바더시오.


    - - -


    4.2.11. ㅡ

    'ㅡ' 발음은 후설 비원순 고모음 /ɯ/ 에 해당되며, 또한, 음이 입술의 양 옆에 퍼지는 장순 모음에 해당됩니다.


      본래는 중설 비원순 고모음 /ɨ/ 이었다고 합니다. 중설 고모음의 발음 영역이 넓다보니, 때로는 '으' 에 가깝게 들리는 경우가 있고, '이' 에 가깝게 들리는 경우(e.g. 러시아어) 도 있지요. 옛 한국어의 중설 고모음은 '으' 에 가깝게 들리는 형태였을 것이라 추정해 보고 있습니다.

    - 경상 방언에서는 영어의 schwa 와 비스무리하게 발음되기도 하며, 그래서 타 지역 (특히 중부 지방) 사람들에게는 '어' 로 들리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e.g. 에레이 자슥아, 이기 모꼬!? - 이만기, 도시어부에서.

    -> 이것을 자막에서는 'LA 자석' 이라 표기했으며, 더 나아가, 두 번째에서는 자석 그림을 자막에 달아놓기까지 했다.


    - - -


    4.2.12. ㅣ

    'ㅣ' 는 전설 비원순 고모음 /i/ 이며, 'ㅡ' 와 마찬가지로 음이 입술의 양 옆에 퍼지는 장순 모음에 해당되기도 하지요.


    이오타키즈모스 (Ιωτακισμος) : 본래 서로 다른 발음이었던 그리스어의 Η(η) 와 Υ(υ) 이 Ι(ι) 와 음가 구분이 모호해지고, 동일화된 현상.


      이런 중세 그리스어의 음운 추이 현상은 뜬금 없어 보이기는 합니다. 'ㅔ' 그것도 'ㅐ' 에 가까운 모음이 'ㅣ' 까지 추이되는 경우는 보통 의아해 보이는 현상은 아니거든요. 그런데, 이 현상은 그리스어만의 유난한 현상일 뿐만은 아니라고 합니다.


      한국어에서도 이런 이오타키즈모스 현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서울말, 표준어에서는 찾을 수 없는 현상입니다만, 남부 지방 방언에서는 중고모음인 'ㅔ' 가 고모음인 'ㅣ' 로 추이되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하지요.

    - e.g. ~하는데 -> ~하는디

    - e.g. '네'가 했다고 안 하나 -> '니'가 했다꼬 안카나


    - - -


    4.2.13. ㅐ, ㅔ

      현재 ㅐ, ㅔ 의 공식 IPA 상 발음 명시는 아래와 같습니다.

    - ㅐ : 전설 비원순 중저모음 /ɛ/.

    - ㅔ : 전설 비원순 중모음 /e/.


      요즘 들어서 이 발음들을 구분하기 모호해졌다는 이야기가 도처에 널려 있습니다. 처음 이런 정보를 보게 된 것은 나XX키라는 사이트였는데요, 그 동네의 음운학 정보는 워낙 이상한 정보가 많고, 덜 배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반영하는 면도 없지 않아, 잘 신뢰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한국어 관련 정보를 알아보는 도중에 도처에서 ㅔ 와 ㅐ 의 구분에 관한 이야기들이 들려오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고, 그로 인한 우려를 나타내는 글도 본 적이 있습니다. 게다가, 상품 표기라든가, 지역의 로마자 표기 등에서 ㅔ 와 ㅐ 를 헷갈리는 사례도 목도한 바 있지요.

    - e.g. Dehanmun(대한문), Mexx(맥쓰), Teclast(태클라스트)

    - 대한문은 훗날, Daehanman 으로 개칭되었습니다.


      특정한 모음들의 음가가 동화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로 인한 표기 상의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고대/코이네 그리스어가 중세/현대 그리스어로 이행되면서 발생한 모음 추이 현상, 이오타키즈모스와 유사한 면이 있어 보입니다.


    a. 원인?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는 대체로 한반도 남부 지역, 특히, 경상 지역의 방언을 언급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 가설은 실질 모음 수가 적은 경상 방언 화자들을 비롯한 남부 지방 사람들이 이촌향도 등을 통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으로 이주해 오는 등의 일로 인해 서울, 수도권 등의 언어 생활에 영향을 끼쳤다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어 보입니다.

    - 경상 방언도 그렇지만, 전라 방언도 ㅔ, ㅐ 의 구분이 모호한 편입니다.


      사실, 제가 알아본 바에 의한 설입니다만, 원래 /ɛ/ 발음 자체가 '에' 로 들리는 경우가 적지 않기는 합니다만(당장에 /ɛ/ 음가를 가지는 red, get, set, bear 의 경우, 한글로 '래드, 갯, 샛, 배어' 라고 하지 않으니), IPA 표기 상으로는 이것이 최선의 방책이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는 있겠습니다.


    - 이러한 현상은 단모음 한정이고, 장모음에서는 구분이 된다는 정보도 있습니다.


    - - -


    b. ㅐ, ㅔ 의 발음 구분법

    > 해당 항목은 저 나름의 가설을 기술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발음들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느냐. IPA 상으로는 구분하기 어렵고, 또한 비슷하게 들릴 여지는 있더라도, 제대로 발음하면 엄연히 다른 소리를 내는 발음들이지요. 그래서 몇 번씩이나 '에' 와 '애' 를 발음하면서 이 발음들이 어떻게 차이가 날 수 있는지를 알아보려 했습니다.


    발음을 하다보니, 대략 이런 법칙 비스무리한 것이 나오더라고요.

    - 'e' 발음을 할 때, 음을 양 옆으로 집중해서 발음하면 '애' 소리가 난다.


      확실히 그렇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적어도 중저모음 영역에서는 음이 양 옆으로 나아가느냐, 혹은 발음 시에 긴장이 얼마나 오느냐에 따라 발음 상의 차이가 분명히 나는 감이 있는 듯 했어요. 입술을 양옆으로 벌릴 수록 '애' 에 가까운 소리가 나게 되더랍니다.

      애당초, ㅐ 는 ㅏ 에서 파생되었고, ㅔ 는 ㅓ 에서 파생되었지요. ㅏ 가 ㅓ 에 비해 입술을 더 벌리는 발음이라는 점을 고려해도 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음성의 구분 방법에서 장순과 평순을 일관되게 비원순에 모아두는 것은 이상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 일본어 위키백과 IPA 항목에서 (사실 출처에 문제가 있는 글)


    물론 이것은 저의 가설이고, 보시는 분들의 생각과는 많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는 점은 우선 밝혀 드립니다.


    - - -


    4.3. 옛 글자

    훈민정음 28 자에 포함되었다가 사라진 글자들, 그리고 순경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4.3.1. ㆁ

      옛 이응. 연구개 비음 /ŋ/ 을 가진 문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본래 비음 받침은 ㅇ 이 아닌 이 글자로 나타냈으며, ㅇ 받침은 무음가였습니다. 그러다가 받침 발음만 ㅇ 에 흡수되고, 나머지는 소실. 연구개 비음이 초성에 표기될 일 없는 우리나라 실정에 맞지 않아 사라진 것으로 보입니다.

    - 이 자음이 초성에 들어갈 일은 베트남 등의 동남아시아가 아니면 없을 텐데, 이런 나라들과의 교류가 없는 한, 유지될 이유가 없었을 터. 그런데, 이 글자의 소실이 베트남 인명 표기 등에 이런저런 문제를 일으킵니다(...).


    4.3.2. ㆆ

      여린 히읗. ㅎ 과 달리 종성 ㄱ, ㄷ, ㅂ 를 경음화하여 초성에 들이는 역할도 수행했지요. 본래 음가는 모음의 기식 흐름을 끊는 발음인 성문 파열음 /ʔ/ 이었다고 결론 내려진 상태.

    - 이 성문 파열음은 지금도 모음 간의 흐름을 억지로 끊으면 실현되며, 남부 지방 방언에도 남아 있다고 합니다.


    4.3.3. ㅿ

      반시옷. 반치음이라 칭하기도 하며, 해당 발음이 사라져 가면서 결국 사용되지 않게 된 이후로는 해당 글자는 ㅅ 또는 ㅇ 로 대체되어 갔습니다. 본래의 음가는 치경 마찰음 /s ~ z/ 였을 것으로 추정되나, 근래 서양권에서는 해당 글자의 발음이 '비음화 유성 경구개 마찰음' 이었을 수도 있다는 추측이 나오기도 합니다.


      이와 비슷한 현상으로 라틴 문자에서 본래 Z 는 F (와우) 의 뒤를 이어 7 번째 글자로 있었으나, 한국어와 마찬가지로 /z/ 발음이 점차 소실되어 가면서 이 문자를 사용할 필요성이 없어지게 되며, 그래서 사용성이 없어진 Z 를 대신해 /g/ 발음을 표기하기 위해 C 에 한 획을 덧붙인 G 를 Z 의 자리에 놓게 되지요. 음가만 소실되던 한국어와 달리 라틴어에서는 /z/ 가 /r/ 로 변해가는 과정을 거쳐갔으며, 기원전 5 세기 즈음에 발생한 그 현상을 두고 로타키즈모스(Ρωτακισμος) 라 칭하기도 합니다.

    - Z 는 로마가 그리스와 가까워진 기원전 1 세기 무렵에 다시 들어오게 됩니다. 가장 마지막에 들어온 문자였기에, 알파벳의 마지막 문자가 되지요. (본래는 J, U, W 가 더 나중에 만들어졌습니다만, I, V 에서 파생된 것이라 그 옆에 오게 된 것) 한국어의 음가 소실 현상과 비스무리한 현상이 고전 라틴어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무척 흥미로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지요. ^^;


    그리스 문자 Δ(델타) 와 닮은 모양새를 띠고 있습니다.


    4.3.4. 아래아

      아래아. 본래는 모음의 첫 순서였습니다만, 현대 한국어의 'ㅓ' 와 비슷한 음가를 가졌으나, ㅓ 의 음가가 변해 아래아와 겹쳐지면서 소실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 제주도 방언에도 사용되기는 합니다만, 음가는 후설 원순 저모음 /ɒ/.


    4.3.5. 순경음

      ㅱ, ㅸ, ㆄ. 중국의 순경음을 표현하기 위해 만든 글자들로서, 한국어에서는 ㅸ 만 간혹 활용되고, 그 이외에는 외래어 표기에만 활용되다가 전부 음가가 소실되어 사라졌습니다. ㅱ 는 당시 중국어에 존재하던 순치 비음을 표현하기 위해 있었던 글자였으며, ㅸ, ㆄ 는 중국어의 순치 마찰음을 표현하기 위한 글자로서, 한국어에서의 발음은 양순 마찰음이었다고 합니다.


    - - -


    한글에 대한 설은 일단 여기까지 합니다.

    그 다음 포스트는 한글과 옛 한글, 그리고 한글이 표현하기 어려운 음운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합니다.

    댓글

Designed by Tistory. Edited by Lysie Singclai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