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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 읍천 여행 : 주상절리를 찾아서
    Travel 2020. 10. 4. 09:50



    2020 년 9 월 27 일 : 양남 주상절리 여행

      경주의 동부는 동해안과 맞닿아 있으며, 그래서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경주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전해준다. 주요 지역으로는 양남, 양북면과 감포읍이 있으며, 양남면에는 읍천항과 주상절리, 그리고 감포읍 일대에는 봉남 해수욕장과 감은사지 그리고 대왕암을 찾을 수 있다. 이외에도 경주 그리고 포항과 울산의 해안가는 신라의 역사에서 나름 접점들을 갖고 있다.
      신라의 수도였던 서라벌의 동쪽 근교 지역이었던 만큼, 신라의 역사적 사건들과도 나름 점점들을 가지고 있다. 감포읍에는 신라 문무왕과 관련이 있는 명소들인 감은사의 터와 대왕암이 자리잡고 있으며, 양남 일대는 석탈해가 진한/신라에서 처음 발견된 곳인 아진포구가 있던 곳 (나아리, 하서리) 으로 알려져 있다.
      그와 더불어 양남 일대에는 월성 원자력 발전소가 자리잡고 있으며, 원자력 발전소에서 근무하는 이들과 그 가족들을 위한 거주지들이 마련되어 있으며, 원자력 발전소 내 폐기물 처리 등에 관해 양남/양북 일대가 상호 갈등을 빚기도 한다.

      경주 여행을 하면서 동경주의 해안 지역으로는 단 한 번 가 본 적이 있다, 그 유명한 감은사지 그리고 대왕암을 구경하기 위해 나아간 것으로, 그것도 사실은 모 TV 방송에서 대왕암 일대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하면서 그것을 통해 관심을 가진 것이 그 계기가 되었다.
    - 대왕암 일대에는 문무왕의 영험을 얻기 위해 대왕암이 보이는 봉남 해변가를 찾아온 수많은 무속인들의 천막들이 자리잡고 있었지만 막상 필자가 봉남 일대에 이르렀을 때에는 그 모든 천막들이 불법 시설로서 철거된 이후였다. 울산에도 대왕암이 있지만 애초에 주변 일대가 천막을 설치하기에 너무도 위험한 곳이다.

      본래는 그 당시에도 주상절리 구경도 하고 싶었지만, 당시에는 1 일차에는 경주 동부에 있다가 2 일차에 경주 시내로 돌아갈 예정이었고, 1 일차 내에 양남, 감포를 모두 들르는 것은 무리라는 -올바른- 판단이 있어서 한산할 것으로 보인 양남은 방문 대상에서 제외시켰다가, 이번 동경주 여행 때에 그 일대로의 여행을 개시한 것이었다. 시외 버스로 3 시간 30 분 정도, 그리고 경주터미널에서 양남까지 1 시간 30 분 남짓, 서울에서 거의 5 시간 이상 버스를 타고 나서야 도착할 수 있었다.

     

      읍천항은 양남의 어항 중 하나로서, 나아리 일대의 인근에 자리잡고 있다. 양남의 명소들 중 하나인 주상절리와 무척 가까운 곳으로서, 인근에는 '파도소리길' 이라 칭해지는 길이 있고, 그 길 도중에 주상절리, 대나무숲 등을 둘러볼 수 있다. 주상절리는 파도소리길 너머 바닷가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지만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후술하게 될 원형을 이루는 주상절리.

     

      읍천항의 한 곳에는 고양이 한 마리가 자리잡고 있었다. 무척 졸렸는지, 항구의 한 지점에 웅크리고 있으면서 조용히 잠들고 있었다.

      읍천항의 그 유명한 주상절리가 있는 곳으로 걸어서 가기 위해서는 '파도소리길' 을 거쳐가야 할 필요가 있다. 읍천항 쪽의 시작 지점 부근에는 산길과 흔들다리가 있으며, 길 근처의 바닷가에는 여러 주상절리 지형들이 자리잡고 있는 곳으로서, 길의 한쪽 너머를 향해 고개를 돌리면 바닷가가 펼쳐진 그 풍경을 감상해 볼 수 있다.

      주상절리 이외에도 파도소리길 인근의 바닷가에는 특이한 바위들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어서 여타 동해안의 바닷가를 보는 것과는 조금은 다른 느낌이 다가올 수도 있다. - 흔들다리는 심하게 흔들거려서 이런 흔들림에 불안함을 느끼는 사람들은 나름 각오해 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읍천항 그리고 파도소리길 너머의 바다 위에는 초록색 등대가 자리잡고 있으며, 근처의 방파제 길 끝에 빨간색, 하얀색 등대가 쌍으로 자리잡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항구에 있으면 빨간 등대와 하얀 등대가 서로 마주보는 듯이 서 있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주로 빨간 등대는 항구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방향으로 왼편에, 하얀 등대는 오른편에 자리잡고 있으며, 이는 바다의 방향을 상징하는 것으로서, 배들이 항구에서 나갈 때에는 하얀 등대 쪽으로, 들어올 때에는 빨간 등대 쪽으로 오라는 의미를 갖고 있으며, 밤에는 붉은색, 초록색 불빛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고. 이외에 제주의 마라도, 우도, 비양도 등에는 노랑/검정색 등대도 자리잡고 있으며, 이는 '암초 주의' 를 의미한다고 한다, 썰물이 되면 바다에 잠긴 지형이 드러난다고.

     

    밤이 되자 불빛을 밝히기 시작하는 등대들.

      양남의 주상절리 중에서도 널리 알려져 있을 원형 주상절리. 그 부근에도 직선상의 벽과도 같은 주상절리 지형이 하나 자리잡고 있다. 규모는 그렇게 크지 않아서 큰 규모의 주상절리 지형을 기대하고 온 사람들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맑은 날에는 푸른 하늘과 비취색 바다가 만나는 동해안에서 우리나라의 해안가에서 보기 드문 특이한 지형을 관람해 볼 수 있음에 방문의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원형 주상절리 부근에는 전망대가 있으며, 전망대 부근에 커피숍 그리고 숙박 시설 등이 자리잡고 있어서 하루 정도 머무르다 갈 수도 있다. 원형 주상절리와 전망대 너머로는 대나무숲이 있지만 거기까지는 가지 않았다.

      읍천항 일대의 거리에는 벽화들이 그려져 있다. 항구의 거리 자체가 벽화 마을이기도 한 것. 광양의 문학리 마을과 더불어 필자가 두 번째로 들른 평지 위의 벽화 마을 중 하나가 됐다. 화려한 벽화들이 눈에 띄고 있었지만 통영 동피랑, 여수 고소동 등지의 벽화 마을들과는 달리 벽화 교체가 이루어지거나 하지는 않았는지 세월의 흔적이 보이는 벽화들도 있었다.

      읍천항의 커피숍 중 하나. 사진의 바이올린은 사실 바이올린처럼 생긴 모형이다. 이 커피숍에는 소금맛 크림이 끼워진 과자가 눈에 띄어 한 번 구매해서 먹어 보았다. 그 맛은 다소 짭조름한 달달한 크림맛. :)

     

      경주 시내와 멀리 떨어진 곳으로 무척 한산한 곳으로 여기고 먼 길을 따라 나아갔었지만, 실제로는 그렇게까지 한산한 곳은 아니었다. 특히 주말이라 그러한지, 오히려 경주 등지에서 가족 단위로 온 사람들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이 파도소리길 위에서 경치 구경을 하거나 길 위를 오가는 모습이 보였다. 꽤 오래 전부터 명소로 알려진 곳이었던 모양으로 포항의 호미곶, 울산의 간절곶 등에 해당되는 곳인 모양.

      잠시 날씨가 흐려지기는 했었지만 곧 날씨는 다시 맑아졌으며, 저녁 즈음이 되자 구름이 거의 걷혔다.

     

      바다를 등지는 방향으로 해가 지면서 그 일대의 하늘이 잠시 보라색으로 물드니, 마치 CG 에서 볼 법한 하늘의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인 풍경도 저녁이 되니, 사라지고 항구는 다시 고요해지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야경의 모습도 화려하지는 않아도 잔잔한 느낌을 전해주고 있었다.
      숙박은 항구의 펜션에서 했다. 숙박비는 5 만원으로 그 값으로 가정집 같은 방을 구할 수 있었는데, 본래 가격은 10 만원 이상은 했을 것임이 분명했다. 숙박을 하면서 간단히 다음 날 여행 일정을 정했는데, 양남에서 감포까지 걸어가는 것이었다. 걸어서 쉬지 않고 걸으면 대략 6 시간 정도 갈 수 있다기에 아침 9 시에 출발해도 오후 3 시에 감포에 도착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질 수 있었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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