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2024 문경새재, 구미 여행
    Travel 2024. 2. 1. 19:34



    2024 년 문경새재 여행


    지금이야 철도로는 경부선, 차도로는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되어 나름 쉽게 오갈 수 있게 되었다고는 합니다만, 예전에는 그런 것이 있을 리 없었고, 영남 지방에서 중부 지방, 수도권으로 가려면 산을 타고 험난한 길을 가야만 했습니다. 다행히도(?) 중부 지방과 영남 지방을 오가는 산길들이 여럿 있어서 그 산길들을 택해 오갈 수 있기는 했으니, 추풍령, 조령, 죽령이 대표적인 산길들이겠지요. 제가 갔던 곳은 '문경새재' 라 칭해지는 조령길입니다.

    문경새재는 어떤 곳인가? 조령이라 칭해지기도 하는 곳으로 중부 지방 (충청북도 충주, 괴산 일대) 과 남부 지방 (경상북도 문경) 을 잇는 산길 중 하나입니다. 주요 길목이라서 그러한지, 3 지점에 하나씩 관문이 자리잡고 있지요. 북쪽 끝에는 조령관, 남쪽 끝에는 주흘관이 있으며, 중간 지점에 조곡관이 있으며, 관문의 순서는 문경을 시작으로 북쪽으로 가는 방향 기준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조령관, 조곡관, 주흘관이 각각 '영남제삼관', '영남제이관' 그리고 '영남제일관' 이라 명명되어 있지요.

    중부 지방과 남부 지방을 오가는 사람들, 보부상들의 길이기도 하였지만, 무엇보다 이 산길은 과거 시험을 위해 한양으로 (서울로) (*) 가는 선비들의 길이기도 하였지요. 한 마디로 공무원 시험을 치르러 가는 수험생의 길이었던 것이지요. 안동, 경주 등지의 영남 지방 선비들이 주로 이 길을 거쳐 한양으로 가서 과거를 치렀습니다. (그리고 낙방한 선비들은 석촌 호수에서 울분을 풀었다고.....)
    - 추풍령, 죽령은 불길한 느낌을 준다고 해서 선비들이 이용하지 않았고, 주로 조령길을 이용했다는 설도 있습니다만...... 진위 여부는 모르겠고, 일단 영남에서 경기까지 갈 수 있는 공인된 길 (무엇보다 길목마다 하나씩 관문이 있기도 하니) 이라 선비들이 많이 이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일종의 국도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겠지요.

    (*) 조선 시대에도 한양을 서울이라 칭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단, 그 무렵에 서울은 고유 명사가 아닌 '수도 (Capital City)' 를 의미하는 말이었습니다. 그래서 공식 명칭은 '한양 (한성)'.

    대략 7 ~ 8km 즈음 되는 산길로 비교적 편하게 산의 경치를 구경할 수 있는 산길이기도 하고, 주로 주흘관 부근이기는 해도, 여러 문화 유산들이 자리잡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낙동강 발원지가 있는 곳이기도 해요.

    - - -

     

    문경새재 산길 여행은 주로 문경새재 도립공원에서 시작해 수안보에서 끝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선비들이 대체로 이런 길을 걷기도 했고요) 하지만 저는 충주, 수안보에서 시작해, 문경 쪽으로 가는 길목을 택했습니다. 충주터미널에서 수안보 쪽으로 가시려면 240 번대 버스를 타시면 되며, (드물게 오기는 합니다만) 242 번 버스를 타서 조령 종점까지 가시면 금방 도달할 수 있을 거예요. 7 시 버스 타시고 충주터미널 건너편 하이마트 부근의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시면 됩니다.
    - 저는 사람들 눈치보며 수안보에서 내렸습니다만, 여러 의미로 고행을 겪었습니다. 어지간하면 눈치보며 수안보에서 내리지 마시고, 버스 기사 분께 종점까지 간다고 확실하게 말씀하세요. 버스 타시면서 조령 종점까지 간다고 알려드리는 것도 방법.

     

    수안보는 온천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지금도 온천 관련 시설들이 많아요. 한 때에는 경상남도 창녕에 있는 부곡과 더불어 온천으로 꽤 잘 나갔다고 합니다만, 지금은 예전 같지는 않지요. 임순례 감독의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촬영지로 알려져 있지요.

     

    전성기를 지나쳐도 한참 전에 지나쳤을 수안보 온천 거리의 모습과 맞물린 명작 영화였지요. 수안보 와이키키 호텔이 주 무대였습니다만, 그 와이키키 호텔 역시 영화 촬영 후 1 년 만에 문을 닫았다고 합니다.

    - - -

     

    수안보에서 시작되는 여행입니다만, 정작 문경새재 제 3 관인 조령관은 괴산에 있습니다. 그래서 길을 걷다 보면 괴산 버스도 보게 돼요. 그래서 조령관에서 시작하려면 충주 수안보가 아니라 괴산 쪽에서 출발하셔도 괜찮을지도 모르겠네요. 조령관 근처에는 조령산 자연휴양림이 있습니다.

     

    012345678910


    조령관 인근은 그래도 종점이라 그러한지, 나름의 관광 시설이 자리잡고 있지요. 동몽선습을 소개하는 시설이 있기도 합니다.
    - 동몽선습은 괴산군을 대표하는 문화유산 중 하나로 괴산군의 괴산읍에는 동몽선습비가 자리잡고 있다고 합니다. 괴산을 방문하시면 한 번 구경하러 가 보세요.

     


    조령관까지는 오르막길이라 다소 고통스러울 수 있겠습니다만, (저는 수안보에서 계속 걸었던지라 더욱 힘들었습니다...)

     

    조령관 이후로는 줄곧 내리막길이라 종점까지 편~하게 길을 가실 수 있습니다. 도중에 볼 수 있는 계곡 경치는 덤이고요.

     

    01234567891011121314

    얼어붙은 폭포라든가, 절벽가에 자리잡은 빙벽들이 인상적인 풍경을 보여주고 있었더랍니다. :)

     

     

    아래에 괴물이 있다는 전설을 가진 큰 바위입니다. 바위를 흔들어 사람들을 괴롭히는 것이 재미거리였다는 괴물로 특히 미혼의 젊은 처자들을 밝혔다고...... 변태색히

     

    돌멩이가 쌓여 만들어진 인공 산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름이 조산.

    주흘관 부근의 바위로 길손들이 바위 위에 놓인 솔을 마시고 술값을 함에 넣어두고 가고는 했다고 합니다. 요즘에 이런 가게들 가끔 보이지요?

    초가집입니다.

    계곡 부근의 정자.

     

    조령관에서 시작했던 만큼, 종점은 주흘관과 그 너머의 문경새재 도립공원이 되었습니다. 선비들의 과거길을 거슬러 가는 느낌입니다만, 저는 이 쪽이 더 마음에 들더군요, 계곡물, 강물을 따라 내려가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 지.

     

    이후에는 점촌동에 가서 수제 자장면 (6000 원...) 먹고, 숙박 시설 찾아서 대충 잤다가 아침 식사하고 구미로 갔습니다.

    - - -

     

    구미에서는 낙동강변의 길을 걸으며 낙동강 풍경을 보면서 인동동에 가서 서브컬처에 관한 시설들을 몇 둘러 보았습니다. 인동동의 모형샵인 롤링 하비 그리고 카페인 Code-G 로 변두리 구역에 있어서 그러한지, 분위기는 대체로 한산했습니다.

     

    - 롤링 하비는 건담 베이스나 용산, 홍대의 모형샵에 비하면 초라한 분위기이기는 합니다만, 그래봬도 구색을 잘 갖춘 곳이라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제일복권 (이치방쿠지) 도 있고) 가게 내부에서 애니메이션 음악을 틀어주는 것이 나름 분위기가 있어서 좋았네요. 그러고 보니, 롤링 하비 부근에는 학생들도 자주 오가는 것 같던데.......

     

    - Code-G 는 규모가 큰 곳이라 사람들이 많이 들를 것 같았는데, 실상은 전혀 그러하지 않아서 의외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어요. 커피값이 저렴했던 것은 좋았는데, 커피가 주 수입원이 아니라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건프라 등을 판매하는 건프라샵도 겸하는 곳이었습니다. 이전에는 공방도 했었다고 합니다만, 지금은 안 한다고 하네요)

    Code-G 에 대해서는 할 말이 있기는 한데...... 일단은 넘어갑니다.

     

    이후, 구미역 부근에 이르러 '금리단길' 을 들렀습니다. 이런 길을 왜 이제 알았을까, 싶으니, 조금은 아쉽더라고요. 구미에는 그렇지 않더라도 갈 곳이 많은 만큼, 또 들러서 금리단길도 방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 -

    이후에는 대구에서 그럭저럭 시간 보내다가 (하비랜드, ToyDo 도 들르고) 먹부림 실컷하고 돌아왔습니다.

    여행 이후, 배탈이 나서 난감하네요. orz

    댓글

Designed by Tistory. Edited by Lysie Singclai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