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 월 말 즈음, 제가 어렸을 적, 자주 보았던 MSX-BASIC 관련 서적을 찾기 위해, 찾아간 바 있는 그 역삼동 어린이-청소년 도서관을 다시 찾았습니다. 찾아간 때는 지난 3 월 25 일인데, 그에 관한 글을 쓰기 시작한 날은 4 월 9 일이니, 근 2 주만의 일이네요.
이번에 열람한 책은 1980 년대에 금성 출판사에서 발행하였던 과학 라이브러리 시리즈 중 '알기 쉬운 컴퓨터 교실' 의 8 권, 10 권으로 컴퓨터보다는 기계 공작에 더욱 중점을 두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본래는 8, 9 권이 한 시리즈로서, 공작 제품을 다루고, 10 권은 로봇을 다루고 있지만, 도서관에서는 9 권을 소장하고 있지 않아, 열람은 불가능했습니다.
부품의 조립과 납땜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알게 된 책으로서의 의의를 가지며, 부품을 조립하고 기계를 만드는 것을 잘 하지는 못하지만, 어떻게 부품이 조립되고, 기계가 완성되어 가는지, 그에 대해 신기하게 바라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에는 참 재미있게 보았었지요. 후일에 어린 시절에 납땜을 시키는 게 좋은 일인가, 하는 의문을 품기도 하였지만......
이 포스트에서는 책을 열람하면서 본 내용들을 사진을 통해 간략히 소개하고자 합니다. (당연히) 제 개인적인 소견이 들어갑니다.
8 권부터는 각종 도구 기계 제작을 주제로 하고 있으며, 8 ~ 9 권의 경우에는 PC 와는 아무 관계 없기에, 교육용 PC 정책이 어떻게 변하든 간에 문제 없이 활용할 수 있는 면이 있었지요. 10 권에 이르러서는 컴퓨터 활용이 조금 나오기는 하나, 굳이 이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캐릭터는 일본에서 만들어진 원작을 그대로 따르고 있기는 하나, 가게나 부품 사진 그리고 기계 제품이 만들어진 모습과 이를 시험 사용하는 모습은 국내의 것으로 완전히 대체하고 있지요.
첫 부분은 어떻게 기계 부품을 만들 것인지에 대한 간략한 순서를 전하고 있습니다. 뭔가 기계 같은 걸 만들려면 적어도 책상 위를 깨끗이 정리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원래 전자 부품이라는게 먼지에 민감한 부류도 있게 마련이거든요. 그리고 책에 소개된 공작품이 모두 '납땜' 을 활용하는 만큼, 이러한 공작품을 만들려면 여분의 부품은 꼭 챙겨야 할 겁니다, 납땜이라는 게 한 번에 성공하면 좋지만, 반드시 한 번에 성공한다고 장담하기도 어렵거니와, 실패하면 이를 수습하는게 매우 어려운 일이거든요......
다음 장은 어떤 부품들이 사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수록하고 있습니다.
(1) 저항의 종류가 여럿 있으며, 이 중에서 전자 회로 예제 등에 자주 사용되는 것은 이 중에서 색무늬를 띠는 소형. 이러한 종류는 마지막 띠가 금색 혹은 은색을 띤다는 공통점을 갖습니다. 금색, 은색은 오차율을 상징하며, 은색보다는 금색이 오차율이 적다고 합니다. (은색 : 10%, 금색 : 5%) 단, 여기에 나와있는 공작품들의 경우 이러한 오차율은 큰 상관이 없는 듯 하더랍니다. 커다란 저항 중에는 돌릴 수 있는 것들이 있으며, 이러한 저항에는 반고정 저항 / 가변 저항이 존재합니다. 가변 저항은 이 시리즈에서는 포텐셔미터 (퍼텐쇼미터) 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2) 콘덴서는 요즘에는 커패시터라는 이름으로 칭해지기도 합니다. 전류를 저장하는 용도로 활용됩니다. 극성을 가지는 것은 전해 콘덴서라 하며, 다리 길이로 극성을 구분하지요. 사운드 카드 중에 이러한 전해 콘덴서가 대량으로 장착되어 있는 모델이 있던 것으로 기억나네요.
(3) 전지가 어떻게 컴퓨터에 활용되냐고 의문을 품는 분들이 계실 텐데요, 요즘에는 아니지만, 옛날 컴퓨터들 중에는 전지 홀더가 내장된 컴퓨터가 있었습니다. 날짜 정보 저장 등에 배터리를 활용했음이 그 이유.이 배터리는 대개 내장되기 때문에 배터리 교체를 위해 본체를 분해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배터리 수명이 다 되거나 배터리가 없다고 해서, 컴퓨터가 돌아가지 않느냐면 그건 아니고(전원 연결이 되는 물건인데, 설마) 다만, 날짜 정보 등이 저장이 안 되는 문제가 발생하던가, 그러할 겁니다.
(4) 발광 다이오드와 LED 는 이 책에서는 실상 같은 용도로 활용할 겁니다,점등용.다이오드의 종류도 여럿 있다지만, 이런 책에서 이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루어질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으시는게 좋습니다-_-;
(5)트랜지스터, IC 는 지면을 따로 할애하여 더 소개를 하고 있으니, 여기서 더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그 다음 장은 부품의 이름이 무엇인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트랜지스터의 다리 모양을 두고, 문어 종류에 빗댄 듯한 묘사한 것과 IC 종류가 다리가 많다하여 다족류처럼 묘사한게 재미나네요^^; 저항은 공작에서 활용되는 것들은 무척 작고 보는 사람들에 따라 귀엽게 보일 수도 있는데, 그림의 묘사는 참 흉악하네요, 가변 저항기도 아니고-_-;
공구 소개에 할애된 장입니다. 8 권은 기초편인 만큼, 공작에 필요한 물품 소개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지요. 물품 설명도 꽤 친절하게 하는 편입니다, 국내에서 구하기 용이한지의 여부와는 상관 없겠지만요(일본 원작이다보니). 다행히도 리머를 제외하면 친숙한 종류라 별 문제는 없습니다. 공구는 다 갖추지 않아도 만들 수는 있는데...... 여기 나온 물품들의 특성 상, 인두와 땜납은 필요합니다, 안 들어가는 사항이 없더군요-_-;
이 중에서 좀 비중 들여 소개하고 싶은 것이 바로 인두인데요, 납땜 작업에 필수적으로 활용되는 것이 바로 이 인두. 땜납이라는 합금을 인두의 가열로 녹여 기판의 뒷면에 바르는 형태로 부품을 기판에 연결하게 됩니다. 땜납의 녹는점이 녹는점인 만큼, 잘못 건드릴 시, 화상을 입을 수도 있고, 부품이 타 버릴 수도 있는 어떤 의미에서는 대단히 위험한 도구입니다-_-;
이 시리즈는 본래 초등학교로 진학하였을 어린이들이 보다 친숙하게 컴퓨터에 익숙해지고, 컴퓨터로 여러가지 일을 하고, 각종 기계 부품을 만들어 보게 하는 목적을 갖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이전의 컴퓨터 프로그램은 물론, 기계 공작 역시 스스로 해 보는 것을 염두했겠지요. 그런데 이 납땜과 인두 사용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던 것은 아닌가, 싶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래서 위험한 도구를 어느 정도 조심해서 다룰 수 있는 초등학교 중학년, 고학년(3 ~ 6 학년)을 염두하였을 것이라 생각되기도 하나, 이들에게도 위험한 건 매한가지지요. 청소년들도 이런 사고는 스스로 수습하기 힘들 수 있는데, 하물며 초등학교 다니는 어린이들이면 오죽하겠음-_-;
인두는 어른들에게도 위험할 수 있는 만큼, 아이들이 인두를 다루는 데에 있어서는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 사항을 간단하게라도 소개를 했으면 좋지 않았겠나,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본래 일본 원작이라지만, 번역뿐만 아니라 감수도 이루어진 책인 만큼, 이에 대해서는 반드시 고려되었어야 했습니다.
저는 이러한 도구를 중학교 다닐 즈음에 다루어 본 적이 있기는 합니다. 많이 다루어보지는 못했었네요.
여담인데, 인두라는 도구는 옛날에도 있었으며, 옛날에는열기에 의한 고문을 할 때에도 활용되었던 물건이라 합니다. 사극 등에도 소개되어 이를 통해 알게 되신 분들도 많으실 거라 생각해요.
공구 사용법에 관한 항목들입니다.
이 중에서 리머에 대해서는 생소하게 여기실 분들이 많으실 것이라 생각해서 아래 주소에 관련 정보 사이트를 소개해 보았습니다. 이것도 필요하지 않나, 싶어한 학생들이 많았을 거라 생각되는데...... 적어도 이 책에서는 그러한 도구까지 마련할 필요는 없었을 겁니다. -_-;
다음은 트랜지스터에 관한 내용입니다. 두 페이지에 걸쳐, 트랜지스터가 어떠한 물건인지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트랜지스터와 IC 는 이 책의 공작에서는 전기 신호 증폭을 위해 주로 활용되고, 여러 기계 공작의 핵심 부품으로 자리잡는 만큼, 가장 중요하게 취급되는 부품이 아닐까 함. 여기서 소개되는 트랜지스터는 접합형 트랜지스터(BJT) 로, 별개 부품으로 사용할 수 있는 종류이지요. 대단히 작은 물품인 만큼, 신중하고 세세하게 다루어질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컴퓨터에 들어가는 것은 IC 를 비롯한 집적회로의 일부로써 포함되는 전계효과 트랜지스터(FET) 등으로, 이들은 실생활에서는 보기 드물 겁니다. 전계효과 트랜지스터 이외에 많은 종류의 트랜지스터가 있기는 한데, 제가 아는 건 BJT 와 FET 이 두 종류가 고작이네요, 전자 부품 등에 별 관심이 없어서리-_- BJT 와 FET 는 회로도의 모양새가 다릅니다. 책에 소개된 회로도는 BJT 의 것. FET 의 회로도는 흡사 스위치처럼 생겼으며, 주로 전자 회로 전문 서적에서 논리회로의 구현 등을 통해 찾을 수 있지요.
이 책에서는 전지와 버저(부저)를 연결하였다가, 전선의 일부를 잘라 물에 담그면 부저에 전류가 통하지 않게 되는데, 트랜지스터를 이용하면 전류가 증폭되어 전선이 끊어져도 부저가 울린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이걸 보게 되면 사실인지 참 궁금해지더라고요.
전류 신호 증폭의 좋은 예는 바로 라디오이지요. 트랜지스터를 몇 개 품고 있느냐에 따라, 라디오 종류가 달라지기도 했습니다. n석 라디오에서 석의 수가 트랜지스터 숫자를 의미했을 겁니다. 그러니까 5 석 라디오라면 트랜지스터가 5 개 들어간다던지.......
다음은 IC 에 관한 내용입니다. FET 형태 트랜지스터 여럿이 모여 만들어진 것이 IC 이며, 과거에는 어느 정도 활용되는 사례가 있었던 모양이나, 요즘에는 더욱 고밀도화한 집적회로들이 널리 활용되면서 이를 활용하는 사례를 본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네요. 종류도 많고, 다리 순서를 잘 맞추어야 하는 만큼, 어느 정도 다루는 데에 난이도가 있는 부품으로 소개되었습니다. 부품의 크기 자체는 무척 작기는 한데, 회로도에서는 다들 크게 묘사되며(작지만 기능이 크기 때문이겠죠), 다리의 활용도에 따라, 모양새도 다르게 나타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