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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대구 카톨릭, 벚꽃, 김광석길 여행Travel 2023. 4. 1. 18:35
2023 대구 카톨릭, 벚꽃, 김광석길 여행
본래는 수성구에 있는 게임샵 타임즈 (TIMEZ) 를 먼저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타임즈 사장님께서 부친상을 겪으셔서 방문할 분위기가 되지 않아 해당 게임샵을 대신해 청라언덕에 있는 대구 카톨릭 대교구, 성 유스티노 신학교 일대를 대신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본래대로라면 TIMEZ 방문 이후에 대구 대교구나 계산 성당에 갈 예정이었습니다)
대구는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 기독교 역사의 흔적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곳이지요. 천주교, 개신교의 여러 역사적인 건축물들이 중구 일대에 자리잡고 있으니, 기독교 역사에 관심이 많으시다면 한 번 방문해 보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
- 계산성당 건너편의 제일교회는 이후에 증축된 것입니다. 원조 제일교회는 약령시 쪽에 있더라고요. 약령시 한의학 박물관에 인접해 있다고 합니다.
대구 대교구 인근에 위치한 성 바오로 수녀회 소속 유치원과 샤르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수녀원의 모습.
천주교 대구 대교구입니다. 청라언덕 쪽에 자리잡고 있지요.
천주교 대구 대교구 내에 있는 성모당입니다. 1911 년에 착공 개시, 7 년 후인 1918 년에 완공됐지요. 성모당 한켠에 돋을새김 된 1911 과 1918 이라는 숫자는 이를 의미합니다.
성모당의 위쪽에는 하나의 문구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Ex voto immaculatae conceptioni
(엑스 워또 임마꿀라따이 꽁껩띠오니 / 엑스 보토 임마쿨라테 콘쳅치오니)
그 뜻은 '때 묻지 아니하신 분과의 약속에 의해'. 여기서 '때 묻지 아니하신 분' 이란 '동정녀' 즉, 성모 마리아를 의미하지요.- ex 는 전치사로 '~에서', '~으로', '~에 의해' 정도의 뜻을 가지며, 뒤따르는 단어는 탈격 (ablative) 이어야 합니다.
- voto 는 votum 의 탈격으로 votum 은 '맹세, 서약, 허락' 등을 의미하지요.
- immaculatae 는 형용사 immaculatus 의 여성형 여격 (dative) 입니다.
- conceptioni 는 명사 conceptio (여성형) 의 여격 (dative) 입니다.
이 문구를 영어로 번역하면 'From the vow of the immaculate conception' 이 됩니다. 원형이 상당히 잘 남아있는 형태가 되지요. 영어가 라틴어의 변종이라 할 수 있는 로망스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등) 의 영향을 얼마나 많이 받았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 에스페란토로 번역하면 'De la voto de senmakula konceptado' 가 됩니다.
Hodie mihi, cras tibi.
(호디에 미히 끄라스 띠비 / 오디에 미키 크라스 티비)
성직자 묘소에 있는 어구로 그 뜻은 '내게 오늘은 그대의 내일'.
이 곳에도 어김 없이 벚꽃이 만발해 있습니다.
이후에는 대구 이월드 (E-World) 를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유원지를 둘러싸는 산길마다 벚꽃이 만발하는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으로,
특히 밤에는 조명의 빛을 받아 화려한 색을 띠는 벚꽃들을 보실 수 있고, 대구 타워로 이어지는 산길에서는 주기적으로 색이 변하는 빛들로 더욱 화려한 풍경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
벚꽃 산길의 끝에 도달하려다가 이른 대구 남산의 정상 부분.
대구 83 타워 (Daegu 83 Tower) 입니다. 대구 남산에는 서울 남산, 부산의 용두산처럼 꼭대기에 탑이 하나 마련되어 있지요. 용도도 비슷합니다.
본래는 3 일차에 가기로 했던 곳이었습니다만, 역시 밤에 가기를 잘했습니다.
아쉽게도 제가 갔던 그 시점에서 이미 대구에서는 벚꽃이 지고 있더군요..... 그래서 3 일차에는 벚꽃이 아닌 다른 것들을 보러 갔습니다.방천시장. 그리고 김광석길.
방천시장은 6.25 전쟁 시기와 관련된 곳으로 시장이기도 하면서 주거 지역이기도 했던 곳입니다. 요즘에는 주로 주거 지역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김우중, 양준혁, 김광석 등의 출생지이기도 합니다. 김광석길은 방천시장의 끄트머리에 자리잡고 있지요.컨셉 잘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림 부분을 실제 의자의 일부분이라 착각한 이들도 아마 있을 듯.
어느 60 대 노부부 이야기는 김광석 씨의 노래들 중에서도 가장 슬픈 분위기의 곡 중 하나입니다. 죽음과 맞닿아 있어서 그럴 것 같더라고요. 김광석 씨의 원곡은 아니고, 이전에 김목경이라는 작곡가 분께서 작곡하신 것을 어레인지한 곡이라고 합니다. 김목경 씨께서는 영국에 유학한 적이 있으셨으며, 그 유학 생활 중에 (1984 년 경) 우연히 눈에 띄었던 어느 노부부의 모습을 보시고 난 이후에 이 곡을 작곡하셨다고 합니다.
- 우리나라 정서가 물씬 드러나는 곡의 작곡 배경에 대한 이야기를 보고 의외다, 라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다시부르기' 는 주로 김광석 씨의 다른 가수들의 곡을 리메이크, 어레인지한 곡과 관련된 용어로 실제로 리메이크, 어레인지와 같은 뜻으로 쓰입니다. 우리말 쓰기 운동과 관련되어 지어진 말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만, 요즘에는 이런 말을 잘 쓰지 않지요, 참 아쉬운 사항 중 하나입니다.
아무튼, 방천시장에 들르면서 한 가지 듣고 싶은 곡이 하나 있었어요. 이 곡을 들으며 거리를 걸어 보았었습니다.민물장어의 꿈 by 신해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