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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 경주 여행 2 일차
    Travel 2022. 5. 1. 03:16



    1 일차 때에는 도봉서당을 시작으로 대릉원, 황룡사지, 분황사를 들렀다가 황리단길로 돌아오는 여행을 이어갔었습니다. 정신 없이 발걸음을 옮기느라 발이 무진장 아팠고, (어깨, 목에도 부담이 많이 갔었는지, 지금에 이르면서 후유증으로 팔과 목이 상당히 아픕니다...) 그래서 2 일차에는 보다 편하게 시간을 보내려 했었지요.

     

    금관총이라는 이름은 금관이 발견됐기에 붙여졌을 것입니다. 무덤들이 워낙 크다보니, 하나의 작은 언덕처럼 보였을 것이고, 게다가 이런 '작은 언덕' 들이 시내에 널려 있다보니, 도시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기도 했었지요. 그 '언덕' 위에서 눈썰매를 타고 다닌 적이 있다는 이야기가 있기도 했었습니다.

    경주 일대에서 주로 찾을 수 있는 이런 무덤을 '돌무지 덧널 무덤' 이라고 하지요. 사자를 안치하는 널을 구덩이에 묻고, 돌을 쌓아 올리고 그 위에 흙을 덮어서 만든 무덤으로 수없이 많은 돌들이 무덤을 만드는 데에 사용되었겠지요. 이런 무덤들은 흙 아래는 그야말로 돌 무더기였던지라 도굴이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금관총의 무덤들 사이에 자리잡은 나무들입니다.

     

    금관총 일대의 또 다른 풍경.

     

    경주, 금성, 서라벌의 옛 모습을 그린 그림의 모습. 점차 흐릿해져 가는 그림의 모습이 묘한 감정을 느끼게 해 주고 있었습니다.

     

    신라 대종. 원래 이 자리에는 '성덕대왕 신종' 이 자리잡고 있었지요. 성덕대왕 신종의 외형을 그대로 가져온 대종으로서 성덕대왕 신종이 어떻게 생겼는지에 대해 알려주고 싶으시다면 이 종의 모습을 보여주시면 될 것입니다.

    성덕대왕 신종, '에밀레종' 설화의 주인공이기도 한 이 대종은 신라 전성기의 화려한 문화를 상징하는 보물 중 하나입니다. 크고 육중한 외견에 웅장한 아름다운 소리를 내었던 대종은 신라 중대 시기부터 1992 년까지 무려 1200 여년 간 경주 시내의 종소리가 되어주었습니다.

    신라 대종은 이러한 성덕대왕 신종의 역할을 대신하기 위해 주조된 것으로 성덕대왕 신종의 외형을 재현한 것으로 타종 체험도 해 볼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갈 곳이 많은 경주에서 번화가와 다소 거리가 있는 곳까지 일부러 찾아가서 타종 체험을 굳이 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저는 다소 회의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밤 시간 대에 접근하면 경보음이 울린다고 하니, 야간 시간 대에는 함부로 접근하지 않도록 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쪽샘 지구입니다. 몇 년 전에는 한창 발굴 작업이 진행 중이라 일대가 흙 바닥이었는데, 이제는 풀이 나름 무성히 자라나 도심 속의 초원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요. 

     

    과거의 건물들은 거의 없어졌습니다만, 몇 건물들은 그래도 남아 있어서 옛 시절에 어떤 건물들이 자리잡고 있었는지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얼핏 보면 (주로 중세 판타지 분위기의) RPG 게임이나 오픈 월드 게임에서 볼 수 있는 초원의 모습 같아 보이기도 하지요. 마치 RPG 의 필드 위에 서 있는 느낌을 전해주기도 하고 있는 곳입니다.

    쪽샘 지구는 한 때는 경주의 환락가였던 곳으로 20 세기에 들어서면서 한옥들이 하나둘 들어서기 시작했고, 1960~70 년대에는 100 여의 요정들이 들어서 유흥가로도 유명했었지요. '통금' 시절에도 '통금' 이 적용되지 않던 곳이라 그 시절에 '신라의 달밤' 을 즐기고팠던 이들이 모여들었고, 이들은 아침이 되면 팔우정에서 해장국을 먹고 집에 갔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통금' 적용되지 않을 정도로 국가, 시 행정의 관심 밖에 있었던 이 일대는 시간이 지나면서 슬럼화되어 갔다고 합니다. 낡은 건물들이 모여 골목을 이루던 이 곳은 놀랍게도 신라 왕족과 귀족들의 무덤들 위에 세워져 있었고, 이러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낡은 건물들의 골목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지요.

    지금은 발굴 작업이 한창 이어지면서 흙바닥이었던 땅의 대부분은 풀이 자라나면서 풀밭으로 변하면서 마치 RPG 게임의 초원과도 같은 모습을 보이게 되었지요. 아직도 몇몇 구역은 발굴 작업이 아직도 진행 중인 듯합니다.

     

    쪽샘 지구에 남은 낡은 집 한 채. 아직 사람이 사는 집이고, 집의 대문 앞에 접근하면 개가 짖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풀밭 위에 덩그러니 남은 낡은 집의 모습이 마치 세상과 문명을 뒤엎어 버릴 지경이었을 크나큰 재앙이 끝나고 오랜 시간이 지나 낡아버린 집의 모습을 보는 듯한 쓸쓸함을 전해주고 있었지요. 경주의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그와 같은 무거운 느낌이 들 때가 몇 있었지만, 이 만큼 우울한 느낌을 전해주는 곳은 없었던 것 같아요.

     

    집의 담벼락에 자리잡은 액자에 쓰인 시 한 수.

     

    쪽샘 지구의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봉분 하나.

     

    풀밭 너머로 보이는 봉분들.

    쪽샘 지구에서는 놀라운 유물들이 몇 발굴되었다고 합니다.

    그 중 하나는 벽화에 그려졌던 비단벌레 장식으로 실제 벌레의 날개를 장식품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었음을 그 유물의 모습을 보면서 알 수 있었지요. 신라에는 이러한 비단벌레의 아름다운 무늬를 이용한 장식품들이 몇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저 개인적으로는 벌레의 아름다운 날개는 벌레의 몸에서 떨어져 나가면 그 빛을 금방 잃어버릴 것이고, 결국 애꿎은 생명만 희생될 뿐일 텐데, 라는 생각이 들어서 기분이 좋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벌레의 아름다운 빛깔을 재현할 뿐이었으면 좋았겠습니다만.......

    아무튼, 이렇게 비단벌레의 날개가 아름다운 장식품으로 사용된 적이 있다보니, 경주에서는 대릉원의 한 곳에 비단벌레의 외형을 묘사한 상이 하나 자리잡고 있지요.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환경 문제 등으로 비단벌레를 보기 어렵게 되었다고 합니다.

    또 하나는 바둑돌로 자갈을 갈아 만든 원시적인 바둑돌들이 무덤의 부장품으로서 발굴이 되었던 것이지요. 바둑돌 자체는 신라의 여타 유적에도 발굴된 적이 있어서 딱히 놀라운 발견 거리가 아니기는 했습니다만, 이것이 화제가 되었던 것은 이 바둑돌이 발굴된 곳이 '신라 왕족 여성의 무덤' 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다만, 그 바둑돌을 여성의 묘소에 부장품으로 넣어둔 것의 의미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이 존재하고 있기는 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바둑돌이 여성의 묘소에 부장품으로 들어있었다는 사실 자체는 역사는 물론 바둑계에까지 나름의 파장을 불러 일으켰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간 바둑은 과거에는 남성의 전유물일 뿐이었다고만 알려져 있었으니까요. 이런 유물이 한국 바둑의 역사에 크든, 작든 변화를 주게 될 것 같아 보이기는 합니다.

     

    바둑 TV 에서 당시의 바둑돌들로 대국을 펼쳐보기도 했었다고 합니다. 이런 원시적인 바둑돌들로 어떻게 사람들이 바둑을 두었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일이었다고 하더군요. 대국에 참여한 이들은 모두 여성 기수들이었습니다.

     

    팔우정의 샘입니다. 지금은 기능하지 않고 있겠지요. 한 때는 쪽샘 지구에서 '신라의 밤' 을 보냈을 사람들이 아침에 해장하는 곳이기도 했었지요.

     

    팔우정에서 대릉원으로 가려면 꽤 머나먼 길을 걸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지루한(그리고 발 아픈) 길이 되겠습니다만, 벽에 자리잡고 있는 것들이 그 지루함을 달래주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시가 돋을 새김된 동판이고,

     

    또 하나는 그림이 그려진 타일입니다. 이 타일은 12 개의 서로 다른 그림들이 그려진 타일판이지요. 7 번째 그림은 반야심경이 쓰여져 있는데, 분위기가 꽤나 무섭군요. ㄷㄷㄷ

     

    성덕대왕 신종의 비천상을 묘사한 그림입니다. :)

     

    기나긴 길을 걸어서 도착한 대릉원. 이 너머로 나아가면 첨성대로 갈 수 있습니다.

     

    대릉원의 한 곳입니다. 꽃밭 너머로 무덤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첨성대 부근에 자리잡은 큰 나무의 모습.

     

    점심 식사로 먹은 떡갈비 카츠입니다. 술집을 겸하는 식당이라 그러한지 가격이 어마어마하더군요 (15900 원). 4 종의 다양한 소스가 구비되어 있어서 소스에 찍어먹는 재미가 나름 있었습니다. 떡갈비 카츠는 떡갈비를 사용해서인지 식감이 부드러워서 좋았습니다만, 튀김 자체는 그럭저럭이었던 것 같습니다.

    여담으로 제 인생의 양대 돈카츠/돈까스는 아래와 같습니다. (원래는 3 대였지만 3 번째를 잊어버렸네요...)
    - 울진 읍내의 일식집 돈카츠
    - 순천역 부근의 어느 김밥집 돈까스

     

    이전에 있었던 카페 neung 에서 먹은 아인슈페너/아인슈패너 (Einspänner) 입니다. 비엔나 커피 (Vienna Coffee) 라고도 칭해지지요. 학생 시절에 잡지 등에 기재된 사진을 보면서 참 먹고 싶어했던 커피 중 하나입니다. :)

     

    '리틀 포레스트 (Little Forest)' 라 칭해진 커피숍 부근에 세워진 한국 경주 수력 원자력 마스코트 캐릭터 중 하나인 '한수원'

     

    또 다른 한국 경주 수력 원자력 마스코트 캐릭터인 '한경주'.

     

    순두부 아이스크림이랍니다. 가격은 하나에 5000 원(!!!). 장식으로 붙어있는 것은 마카롱입니다. 원래는 하나만 주문했었지만 당시에 1+1 서비스를 했던지라 두 개를 받았었네요. 그래서 두 개를 하나씩 먹었습니다. ㅎ

     

    커피숍 '플로리언 (Florian)' 앞쪽에 자리잡은 레몬 나무들 중 하나입니다. 모형 식물의 일종일 것이라 생각하고 만져봤더니, 역시나 모형이었습니다.

     

    같은 커피숍의 마루 한 곳에 자리잡고 있던 소형 축음기 모형. 스피커에서 음악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지요. 레코드판은 당연히 실제로는 구동되지 않는 모형. 경주 황리단길에는 이렇게 전통 가옥의 형태를 재현한 커피숍들이 몇 있더라고요. :)

     

    캐릭터샵의 한 곳에 자리잡은 브라운관 TV.

     

    이제 날이 조금씩 저물어가고 있었습니다.

     

    저녁 식사로 먹은 파스타. 카르보나라를 먹었었는데, 사용된 베이컨에서 삼겹살의 형태가 남아있더라고요. 잘 만들어진 훈제 삼겹살을 먹는 느낌이 주어서 좋았습니다. :) 그래서인지 많이 비쌌네요. (15000 원)

     

    파스타를 먹은 식당의 천장에 매달린 샹들리에. 떨어지는 물건 아닙니다 :)

     

    거울입니다. 무엇을 위해 있는 것일까요.

     

    전날 불두화의 모습을 찍었던 그 담벼락입니다.

     

     

    처음 보았을 때에는 특이한 날개로 생각했었는데, 자세히 보니,

     

    구미호의 꼬리더군요.

     

    저녁 때의 대릉원. 날이 저물어가면서 날씨가 흐려져 가고 있었습니다. 예감이 안 좋아서 다음날 날씨를 알아보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다음 날에는 오전 내내 비가 올 예정.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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