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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 강릉 여행 : 2. 강목항의 오후
    Travel 2020. 7. 6. 00:02



    2. 강목항의 오후

     

    십리 얼음 비단을 다리고 또 다려,
    큰 소나무에 둘러싸이며, 한껏 펼쳐지니,
    물결도 잔잔하니, 모래를 셀 수 있으리로다.
    - 정철, '관동 별곡' 에서

     

      경포호 근방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축물일 법한 스카이베이 호텔은 경포 호수와 경포 해변을 모두 마주하고 있는 곳으로서 호텔 반대편에 경포 해변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경포호의 호반 한 곳에는 홍길동전에 등장한 홍길동을 비롯한 인물들의 행적을 묘사한 청동 조상들이 자리잡고 있지요. 익살스러운 풍경을 보여주고 있기는 합니다만, 이러한 조상들의 그 정면들을 바라보니, 그 표정이 기괴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 조상들은 정면이 아닌 측면을 보실 수 있도록 하기를 권해 드립니다.
      경포호 부근에는 tvN 의 '알.쓸.신.잡.' 에서도 언급된 '강릉 에디슨 박물관' 이 자리잡고 있지요. 하지만 관람료가 비싸기도 하거니와, 여행의 목적과도 다소 관련성이 없어서 이번만큼은 지나쳤습니다.

     

      경포호 부근의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경포호에는 12 시 즈음에 도착했습니다. 호수에는 여전히 갈빛이 남아 있었습니다만, 날씨가 서서히 개어가면서 하늘의 푸른 부분이 보이는 곳만큼은 하늘의 색을 받아 파랗게 보이기도 하더라고요.

     

      이 노란 꽃은 무엇일까요, 처음 보는 꽃이라...... ㅠㅠ 그래도 꽃이 피어난 모습은 인상적이었어요. 꽃송이들이 피어나면서 그 대열이 하나의 거대한 꽃송이를 만들어 가는 듯한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호수의 한 가운데에는 '월파정' 이라 칭해지는 정자 한 채가 세워져 있고, 그 곁에는 '조암' 이라는 한자가 새겨져 있어 '새바위' 라는 칭호를 얻은 거대한 바위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조암' 이라는 글씨의 서체는 조선 시대의 인물 '송시열' 의 것이라고 하네요. 원래는 바위만 있었지만, 1958 년 경에 1899 년생이었던 마을 노인들의 환갑 잔치를 위해 정자를 건설하고, 그 이름을 '월파' 라 지었다고 합니다.

     

      말씀드린 대로, 경포 해변은 경포 호수 반대편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당시에 비는 이미 그쳤습니다만, 여전히 폭풍의 기운은 남았는지, 바다가 요란히 물결치고 있었지요.

     

      소나무 밭 근방에서 찍은 풍경. 어느새 구름이 걷혀 가면서 하늘의 하얀색, 회색, 푸른색과 바다의 청회색, 그리고 모래의 황갈색과 소나무의 초록색 등이 모여 여러 색으로 이루어진 풍경들을 그려내고 있었지요.

     

      경포 해변과 송정 해변 그리고 안목 해변 사이로는 소나무 밭으로 둘러싸인 기나긴 길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러한 소나무 밭을 지나가면서 경포 해변에서 1 시간 정도 걸어 나아가면 안목 해변에 이를 수 있습니다. 원래 강릉하면 경포 해변이 가장 유명하고 지금도 그러합니다만, 남쪽 근방의 안목 해변 역시 근래 들어 이런저런 이유로 유명세를 타고 있지요.
      안목 해변은 강릉의 주요 해변 중에서도 최남단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 남쪽으로는 강릉항이 있으며, 이후로 계속 남하하면 꽤 먼 곳이기는 합니다만, 정동진에 이를 수 있습니다.

     

      경포 해변 부근에는 강목항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근래 들어 강목항 일대에서도 커피숍들이 제법 생겨나고, 그와 더불어 안목 해변 못지 않은 야경을 관람할 수 있게 되기도 했지요.
      사진은 저녁에 머무르기로 한 어느 커피숍의 한 모습입니다. 한 곳에 자리잡은 잠든 고양이들의 모습을 그린 그림이 꽤 인상적이었지요.
    - 사실, 이 커피숍은 본래 커피숍을 겸한 빵집입니다. 그래서 이런저런 빵들을 같이 취급하기도 했었지요.

     

    커피숍에서 먹은 아인슈페너(Einspäner). 맛은 그런대로 괜찮은 아인슈페너였습니다.

     

    해변 반대편에서 찍은 야경의 모습. 안목 해변 못지 않게 화려한 모습이었지요.

     

    바닷가를 바라보며 찍은 야경.

     

      강목항에 자리잡은 다리. 형형색색을 띠며 빛나는 다리는 여러 색으로 변해 나아가다가 한 순간씩 무지개색을 띠는 모습을 보여주며, 다리의 등 색깔은 바닷물에도 비추어져 물결 위로 화려한 무늬를 그리기도 하지요. 그 무지개빛에 홀려 한 동안 그 빛이 변해가는 모습을 넋을 잃어가며 바라보기도 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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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하루의 일정을 마치고, 이 날의 밤은 강목항에서 보냈습니다. 안목 해변은 다음날에 가기로 했어요. 본래는 2 일 차에만 안목 해변에 있다가 다시 돌아오기로 했습니다만.......
      아무튼, 경포 해변에서 안목 해변으로 나아가게 되는 2 일차의 여정은 다음 편에 소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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