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말에 대한 중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열람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미 플레이를 마치신 분들께서는 열람하셔도 됩니다. 하지만 그러하지 않으시다면...... 이 내용을 열람하거나 하지는 않도록 하시길. 덤으로 결말에 관한 것들이 게임의 평가에 나름 지대한 영향을 끼쳤음을 밝힙니다.
8. 후반부 전개 (2)
a. 23 층
드디어 지하 세계의 깊은 곳까지 내려왔습니다. 점차 좁아져가는 지하 세계의 공간. 그런데 양 옆으로 무언가 심상치 않은 것이 보입니다?
17 층으로 나아갈 무렵, 공주에게 요무가 '본래의 푸른 하늘' 이라는 언급을 한 바 있습니다. 그와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23 층 아래로 진입을 해 봅시다.
23 층. 이름도 의미심장하게발밑의 푸른 하늘이네요.
어느 방 안에 이르렀습니다. 15 층까지만 존재했던 지난 버전에서 공개된 화면이지요. 화면 좌측에는 장난감처럼 보이는 작은 기계들이 있고, 우측 하단에는 서책들이 자리잡고 있네요.
서책을 꺼내고 책장 안쪽을 살피면 장치 같은 것이 있고, 이를 건드리면 그 안에 있는 태엽을 꺼낼 수 있습니다 화면 좌측의 작은 기계들에는 하나씩 작은 구멍이 자리잡고 있으니, 태엽을 그 안에 끼워넣고, 돌려보면 등이 켜지면서 기호 같은 것이 드러납니다.
또한, 작은 기계가 작동할 시에는 등이 켜지며 이 등은 특정한 하나의 색을 띠고 있습니다. 서책들이 가지는 색들 중 하나이지요. 서책의 순서와 등의 색, 그리고 등이 켜질 때에 나타나는 기호를 한 번씩 유심히 보아 주시길.
다이얼에 올바른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문이 열리고 아래로 내려갈 수 있게 됩니다. 그 전에 서책은 가져갈 수 있도록 해 주세요.
지하 세계의 최심부로 추정되는 곳입니다. 분명 지하의 가장 깊은 곳에 이르렀을 텐데, 주변 일대로 밤하늘 같은 것이 보이니, 전망대의 모습을 보는 듯합니다. 참 묘한 느낌을 주네요, 설마 저승과 맞닿은 곳은 아닐 테고......
공간의 출입구 바로 근처에 거울이 있습니다. 거울 아래에 18 이라는 숫자가 있네요. 거울 자체는 공주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의의가 있을 뿐이지만, 18 이라는 숫자, 그리고 그 숫자 위에 있는 거울이 공주의 모습을 비추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일단 기억을 해 두고 계셔야 합니다.(*1)
(*1) 거울의 표면이 깨진 것을 두고 이런저런 해석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사실, 이 지하 세계에서는 소품의 소재가 아닌 한,유리란 유리는 거의 다 깨져 있었습니다. 그 거울 역시 그 옛 유적의 깨어진 유리 중 하나였다고 볼 수 있을 법합니다.
- 공주가 지진을 겪은 일, 그 이전에도 지하, 지상을 아우를만한 지진이 발생한 전적이 있었을 것입니다. 아무도 없는 곳이다보니, 방치되었을 것이고, 그래서 소품들이 깨진 채로 남았던 것이겠지요. 다만, 공주는 지진을 난생 처음 겪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적어도 공주가 살고 있는 동안에는 이 지진이 발생하지 않았겠지요.
- 애당초 이 게임은다크 팬터지 요소가 붙은 게임이 아닙니다. 이런 요소에 대해 너무 깊이 생각하지는 않는 편이 좋지 않을까 싶어요.
아무튼, 가장자리의 발판을 밟으면 그와 동시에 바닥이 하강하여, 그 구역의 아래쪽에 이르게 됩니다. 누군가 올라서면 바로 하강하는 특성을 갖고 있는 모양.
그 바닥 한 곳에 서책을 내려놓으면 그로 인해 바닥이 하강, 그로 인해 화면 우측에 보이는 장치 아래에 있던 장치가 드러납니다. 사다리를 통해 내려가서 그 장치를 조작하면 화면 중간 즈음에 보이는 장치의 잠금이 풀려 장치를 조작할 수 있게 되지요.
아래 쪽으로 내려가 거대한 장치에 이르러 그 모습을 관찰하면 눈금 장치와 더불어 조그마한 구멍이 그 좌측 하단에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구멍에 태엽을 꽂아 넣으면 장치를 조작할 수 있지요. 장치를 조작하다가 위의 스크린샷처럼 특정 눈금에 바늘이 위치하게 되면
가장자리의 발판을 밟았을 때, 중간까지만 내려가 이전에 잠금을 풀은 장치 바로 앞에 이르게 됩니다. 그 이후, 다시 그 발판을 밟으면 발판은 하단까지 내려가지요. 다시 눈금을 조작해 그 지점을 넘어가면 그 이후로는 가장자리의 발판을 밟아도 발판은 내려가지 않습니다.
또한, 발판을 밟을 때에 중간까지만 내려간 시점에서 그 장치 앞으로 다가가서 그 모습을 관찰하면,
대략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지요. 두 자리 숫자를 입력할 수 있는 다이얼 장치 2 개가 있고, 그 위로 무언가를 상징하는 듯한 기호가 보이네요. 얼핏 보면 그 의미를 알기 참 어렵습니다, 대체 무슨 의미를 갖고 있을까요.
거울 아래에 18 이라는 숫자가 쓰여져 있는 모습을 보셨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위로 공주, 그리고 요무의 모습이 보이는 거울이 자리잡고 있었지요. 이 거울에 비치는 상이 전하는 의미는 대략 이러할 것입니다.
공주 = 18
그리고, 공주 그리고 서책이 특정 바닥에 있을 때마다 그 바닥은 하강을 하고는 했었지요. 서책에 대한 설명에서무척 무거운 책이라는 언급이 있었습니다. 무게가 있는 물건을 내려놓으니, 바닥이 하강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바가 있다면, 그 바닥은무게에 반응해 하강한다는 것이겠지요.
그와 더불어 다이얼 조작을 통해 공주가 바닥에 선 이후, 그 바닥이 그 구역의 중간 위치로 내려가거나, 아니면 아예 내려가지 않도록 할 수도 있습니다. 그 바닥이 올라선 대상의 무게를 잘 인식하지 못하도록 할 수 있다는 것.
무게 있는 존재가 올라섰는데, 무게를 인식하지 못한다, 이는...... 물체의 무게가 바닥이 인식할 수 있는 수준에 미치지 못했음을 의미하겠지요. 그러니까, 바닥이 물체가 인식할 수 있는 무게에는 하한치가 있으며, 그 다이얼은 하한치를 설정하는 장치였던 것이지요. 공주가 무게를 인식하는 발판을 밟았음에도 발판이 내려가지 않음은 곧, 공주의 체중이 그 하한치에 미치지 못했음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공주가 발판을 밟았을 때, 딱 중간에 위치할 때가 있지요.
다이얼의 눈금이 이 위치에 있을 때입니다. 공주가 발판을 밟을 시의 다이얼의 눈금이 그 위치에 이르지 못하였 경우에는 발판이 내려가고, 그 위치를 지나쳤을 경우에는 내려가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특정 대상이 이른 발판이 중간까지만 내려갔음은 다이얼이 설정한 발판의 무게 인식 하한치가 그 대상의 무게보다 작지도 않고, 크지도 않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위 스크린 샷에서 다이얼의 눈금이 가리키는 수치는 공주의 체중을 나타내는 18 입니다. 그리고, 이 눈금은 특정 구간의 딱 중간 지점을 가리키고 있지요. 18 이라는 숫자가 중간 지점이 될만한 숫자로 무엇이 있을까요.
다이얼의 눈금은 딱 8 간격을 이루고 있습니다. 최저 수치는 당연히 0 일 것이며, 18 을 가리키는 바늘은 4 번째 눈금과 5 번째 눈금 사이에 있습니다. 여기서 수식을 한 번 풀어볼까요.
(4x + 5x) / 2 = 18
9x = 36
∴x = 4
그렇습니다. 각 눈금의 간격은 4 인 것입니다. 공주의 무게를 나타내는 수치 18 은 16 ~ 20 구간 사이에 있던 것이지요.
자아, 이제 하나의 수수께끼는 풀렸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수수께끼를 풀자면, 그 구간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두 다이얼 장치의 각 위에 있는 기호들은 그 다이얼 장치의 눈금과 흡사한 모양새를 띠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 기호가 가리키는 다이얼 장치의 눈금 위치에 해당되는 수치를 입력하라는 것이지요.
첫 기호가 가리키는 눈금은 6 번째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기호가 가리키는 눈금은 4 번째. 이전의 수식을 통해 각 눈금의 간격은 4 임을 알아낸 바 있습니다. 이제 정답은 밝혀졌습니다.
- 첫 번째 기호 : 6 번째 눈금 - 6 x 4 = 24
- 두 번째 기호 : 4 번째 눈금 - 4 x 4 = 16
그러니까, 첫 다이얼 장치에는 24, 두 번째 다이얼 장치에는 16 을 입력하면 됩니다.
상당히 어려운 문제였네요. 어떻게 알아냈냐고요? 실은 공략보고 알았어요, 어떻게 24, 16 이 정답이 될 수 있는지를 되짚어 보니, 이런 결과가 도출될 수 있었던 것일 따름이지요. -_-
아무튼, 중간 지점에 위치한 장치의 정답을 입력하면 사다리가 아래로 이동, 이 사다리를 통해 그 공간의 아래쪽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됩니다.
아래로 내려가면 배경음이 없는 조용한 구역에 이릅니다. 어떤 문이 있고, 그 문에는 자물쇠가 채워져 있네요. 하지만 얼핏 보더라도 이 자물쇠는 무척 낡아 보입니다.
- 왼편에 열린 문 안쪽을 조사하면 23 번째 비밀 카드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제 자물쇠가 채워진 문을 관찰하고, 터치를 해 봅시다. 자물쇠는 천천히 변형되다가 결국 부서지게 되며, 이를 통해 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게 됩니다.
- 자물쇠의 다이얼이 가리키는 번호는 370 입니다. 하지만 무슨 의미가 있거나 하지는 않은 듯해 보이네요.
자물쇠가 부서지고 열린 문. 이제 그 안으로 들어가 봅시다. 이후, 줄곧 가방 안에 있던 요무가 날개를 펼치고 날기 시작하며 공주를 따라 나서기 시작합니다.
이후, UI 화면이 아래로 내려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게임 화면을 지나치는 듯한 연출.
금속 발판으로 이루어진 다리는 검은 공간을 타고 길게 이어져 갑니다. 과연 그 끝은 무엇일까요.
다리의 끝. 그 끝의 모습이 보일 즈음에 공주는 평상시에 입고 있던 드레스 차림을 하며, 다리의 끝 난간에 이르게 됩니다. 그 복장은 과연 어디서 마련하였던 것인지......
다리의 끝 난간 너머로는어두운 공간의 모습과 함께행성의 모습이 보이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지하로 알려졌던 공간은 실제로는지하가 아닌 우주에 떠 있는 인공 시설의 일부분이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가장 깊은 곳에 내려갔을 때에 푸른 공간의 모습이 보였던 것입니다, 시설을 통해 비추어진 우주 공간의 모습이었지요.
공주가 머무르고 있던 세상은 인공 시설에 의해 만들어진 세상이었던 것입니다. 요무가 말했던 '진정한 하늘과 바다' 는 이를 암시하고 있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b. 그리고......
이후,타이틀 화면에 변화가 생기면서공주가 머무르고 있던 공간의 실체가 드러납니다. 여태껏 보아왔던 하늘의 모습을 대신하여 우주 공간의 모습이 공주가 바라보는 그 너머로 보이며, 희미하게 보였던 격자 무늬가 선명하게 드러나게 됩니다.
지하 공간의 실체가 확연히 드러나게 되는 것은 물론,
그리고 왕궁이 있던 자리에는 이미 폐허가 되어버린 어떤 건물이 자리잡게 됩니다. 그것이 왕궁의 실체였다는 모양으로 이 모습은 공주가 탐험했던 지하 공간의 모습과 어울리고 있습니다. 폐허로 남은 건물인 만큼, 그 건물 내에는 누구도 살지 않고 있겠지요. 폐허 건물 자체는 굉장히 스산한 분위기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전의 왕궁이 보였던 화사한 분위기와는 완전 대비되는 면.
여기서 추측할 수 있는 바로는 아래의 사항들이 있을 것입니다.
(1) 인공 시설 내의 왕국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았다.
- 세상에 유일하게 존재하였을 '왕국' 의 실상이 이러하니, 그 세상에는 사실상 공주, 그리고 그와 함께 살던 요무만이 살고 있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2) 공주와 요무는 인공 시설 내의 유일한 생존자이다.
- 어떤 사건으로 인하여 인공 시설은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이 되었으나, 공주와 요무는 그런 세상에서 삶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모종의 사정으로 인해, 남겨진 이들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3) 공주는 아주 어린 시절에 인공 시설에 남겨졌다.
- 공주는 인공 시설에서 사람들에 의해 버려졌음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줄곧, 인공 시설이 만들어 내는 세상이 진짜 세상이리라 믿으며 요무와 함께 '왕국' 에서 살아가고 있었지요. 대개 어느 정도 나이가 되면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인지 정도는 하게 마련입니다. 그 인지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아주 어린 나이에 공주가 인공 시설에 남았음을 알 수 있지요. 요무는 그런 공주를 보살피는 역할로서 그와 함께 남은 이였을 것입니다.
다만, 의아하게 여기어지는 바가 하나 있기도 하네요. 왕궁의 실체가 폐허가 된 옛 건물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도입부에 언급된 바에 따르면 공주는 왕궁의 방에서 거주하고 있었다고 말하고 있지요.
그런데, 결말 이후에 드러나는 그 건물은 외부뿐만이 아니라 내부까지 부서지고 망가져 있었습니다. 만약 왕궁의 실상이 그러하였다면, 공주가 어떻게든 그 실체를 알아차릴 수 있지 않았을까요. 왕궁의 내부 모습이 묘사된 적은 없습니다만, 본질까지 왕궁의 모습과 어울리지 않고서야 공주가 그 실체를 모르고 있지 않았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그 본성이 어리석은 이도 아닐 뿐더러......
-홀로그라피 등으로 그 외견을 속일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당연하게도) 공주는 그 왕궁의 내부를 관람하기만 한 사람은 아닙니다. 홀로그라피가 보여주는 모습은 그 외견을 포장하기만 했을 뿐이니, 그 내부를 보지만 않는다면 바로 그 실상을 알 수 있겠지요. 필경, 그 세상에서는 마법이 존재하고 있을 리가 없을 진대, 세상의 실체가 드러나자마자 외견 뿐만이 아니라 그 본질까지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게 되네요.
- 폐허가 된 건물의 모습은 '지하 세계' 가 숨기고 있던 옛 시대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지만, '지하 세계' 에서그 옛 시대의 모습이 시작하는 지점은 9 층입니다. 8 층까지는 오히려, 왕궁의 모습과 어울리는 면모가 있어서 폐허가 된 건물과 위화감이 보이지요. 이에 대해, 저는 개발자가 게임을 완성하면서 급조한 바가 아닐까, 이런 추측을 해 보고 있습니다.
만약, 이것이 판타지 세계였다면 문제될 것은 없었겠지요, 마법이라든가 이런 수단에 의해 폐허의 자리에 왕궁이 생성되었다고 여기면 그만이니까. 하지만 세상의 진실이 판타지적 요소가 없는 세계였음으로 밝혀지고 나니까, 이러한 요소가 좋게 말하자면 이해하기 어려운, 그리고 나쁘게 말하자면 말도 안 되는 요소가 되어버린 것 같아요.
아무튼, 이것이 게임의 결말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노멀 엔딩이며, 숨겨진 엔딩이 있음을 알리는 공지가 출력됩니다. 비밀 문서 항목을 통해 24 층까지 지하 세계가 이어지리라 추측한 바 있습니다만, 실제 게임 내의 지하 세계는 23 층으로 끝이 났던 것이지요.
그러하니, 비밀 문서 역시 23 번째까지만 공개되었으며, 24 번째는 그 실체를 볼 수 없습니다. 숨겨진 엔딩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