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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S / Android] redDen -Story-Games 2016. 1. 12. 20:19
6. 여담 -
이 게임의 초기 명칭은 'iTool' 이었습니다. 타이틀 화면에 보이는 가게 간판의 한 가운데에 iTool 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지요. 그러다가 모종의 사연이 생겨서 현재의 이름이 되었을 듯해 보이네요.
7. 스토리 전개 -
이후의 문서는 그야말로 이야기 전개의 스포일러를 가득히 함유하고 있습니다. 게임 플레이를 하지 않으신 분들께서는 열람을 자제해 주셨으면 대단히 고맙겠습니다.
더보기대략적인 줄거리를 정리해 봅니다. 개인적인 의견이 들어가 있음을 감안해 주시길 바랍니다.
* 에피소드 1 - 고대 왕국의 건설 (고대 시대)
(1) Scene 1
호기심 많은 소년으로 태어난 왕국의 왕자는 어머니인 왕비에게 자신이 어떻게 태어났는지에 대해 물으려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가 어떻게 태어났는지에 대해 어린 그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없었던 왕비는 대충 둘러대려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왕비는 터무니 없는 행동을 하게 되는데, 왕자에게 그가 '알에서 태어났다' 라는 대답을 해 주었던 것입니다.
사람이 알에서 태어났을리가 만무했건만, 이에 대해 알 길이 없던 왕자는 어머니의 그 발언에 큰 충격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처럼' 알에서 태어났을 새들을 바라보고, 그들과 달리 자신은 날 수 없다는 사실에 절망하지요. 그 이후, 왕자는 새들을 쏘아맞히려 하며, 이를 통해 자신과 무엇이 다른지 알아보려 하였으나, 어린 소년의 조악한 재주로는 까치 한 마리조차 쏘아 맞힐 수 없었고, 무의미하게 화살만 낭비되고 말았습니다.
이 때, 소년이 소지한 화살 중에 '조' 가 있었지요. 소년은 알 수 없었겠지만 이 화살에게는 신비한 힘이 있어서 '조' 는 그 힘을 통해 왕자를 도우려 하였습니다. 다만, 그것이 소년의 철없는 생각에 대한 동정인지의 여부는 그 자신만이 알고 있었겠지요.
(2) Scene 2
'조' 의 능력 덕분인지, 왕자는 그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천재적인 재능을 발휘, 수많은 동물들을 사냥하게 됩니다. 허나, 왕자는 자신의 화살에 의해 죽어간 동물들의 비참한 모습을 보면서 '죽어버리면 결국 움직일 수 없게 된다' 라는 너무도 당연한 이치를 깨닫고, 생명을 소중히 여기어야 한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는 가질 수 있는 사람이 됩니다.
10 여년이 지나고, 왕자는 송 모씨를 닮은 청년으로 성장했으며, 그가 성장한 만큼, 호기심은 더욱 강해져 더욱 먼 곳으로의 여행을 하게 됩니다. 이에 대해 '조' 는 그저, 왕자의 궁금병이 세상 밖으로 도졌다고 말할 따름. 그러다가 국경 부근의 한 지역에 이르렀을 무렵, 그는 이민족들에 의해 백성들이 괴롭힘을 당하고, 살해당하는 광경을 목도하게 되고, 큰 충격을 받게 됩니다. 이후, 그 충격은 분노로 변하여 모든 일의 근원인 자를 향하게 됩니다.
(3) Scene 3
'신궁' 왕자에 의해 이민족의 주요 간부들 및 수장까지 최후를 맞이하면서 이민족 무리는 물러갈 수밖에 없게 됩니다. 왕자는 일대의 영웅으로서 추앙받았음은 물론, 수많은 무리를 거느리게 되었지요. 그러나 아직 끝이 아니었습니다. 이민족 수장의 형제들이 그 복수를 위해 그 지역에 대한 침공을 가하기로 결심한 것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이 모든 일의 숨은 공로자임을 자처하는 이로서, 왕자와 더불어 이민족 수장에 의해 일어난 일과 그로 인해 이민족 수장이 어떻게 되었는지를 지켜보았던 '조' 는 인간의 복수를 논합니다.
(4) Scene 4
이민족 무리는 끝내 일망타진되었고, 백성들은 희대의 영웅인 왕자가 새로운 왕이 되기를 바라게 되니, 그 요청에 부응해 왕자는 왕국의 새로운 왕이 됩니다. 왕으로서 그는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어진 통치자가 되어 왕국을 평화롭게 다스리게 되지요.
* 에피소드 2 - 무능력 닌자의 사랑 이야기 (15 ~ 16 세기 무렵으로 추정)
(1) Scene 5
어느 섬나라의 어떤 지역에서는 한 가지씩 신비한 능력을 가지는 닌자들의 마을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디를 가든, 특이한 존재는 있게 마련이어서, 그 중에는 능력은 물론이거니와 기본 자질부터 의심스러운 자가 있었지요. 그는 마을 제일의 미녀를 짝사랑하였고, 그는 절벽가의 꽃을 무척 좋아했다고 합니다. 그 닌자는 당연히 그에 대해 알았겠지만 자신의 능력으로는 그 꽃을 얻어오는 것조차 힘들다는 사실에 절망하게 되지요.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수장으로부터 임무를 부여 받으며, 이를 통해 그 여인의 사랑에 관한 자격을 얻어보려 하지만, 수리검 하나 제대로 던지지 못하는 그는 허망하게 임무 실패를 할 위기에 놓이게 됩니다. 이 때, 닌자의 자질부터 부족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향해 자신의 마음을 여는 것조차 힘겨워하는 이 불쌍한 닌자의 처지를 딱하게 여기던 수리검 '비' 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가며 그런 그를 도우려 하게 됩니다.
(2) Scene 6
'비' 의 도움을 받아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친 그는 '온몸을 던지는 수리검술' 로 명성을 떨치게 됩니다(세상에). 그 이후, 그는 자신은 수리검을 통해 여인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꽃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비' 는 그러한 그의 마음에 호응을 해주지 않았습니다, '비' 는 그의 이야기가 '재미없게' 끝나기를 원치 않았던 것이었지요.
이 사정을 알 수 없었던 닌자는 임무를 통해 자신을 더욱 단련하고자 했습니다, 그것이 '사나이의 길' 이라 믿으면서. 하지만 그가 꽃을 얻을 수 있는지와 상관 없이, 여인은 그런 그의 답답한 모습이 내심 아쉽게 다가오기만 했지요.
(3) Scene 7
한편 나라의 어떤 곳에서는 나라의 모든 것을 자신의 것으로 삼으려 하는 음모를 꾸미는 영주가 있었으며, 이 영주는 닌자들이 자신의 계획에 방해된다는 이유만으로 마을을 습격해 파괴하려 하였지요. 다행히도 이 음모는 첩보를 통해 닌자들의 마을에 들어왔고, 영주 암살의 임무가 닌자들에 부여됩니다. 이 임무에는 그 동안의 임무 수행을 통해 명망을 얻었던 주인공이 활약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찌하다 보니, 중차대한 임무 수행의 중핵이 되기도 하였으나, 주인공은 개의치 않았습니다. 사랑을 얻기 위한 '사나이의 길' 을 걷는 과정이라 여기었을 따름이었을까요.
(4) Scene 8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기도 하였으나, 이미 여인은 다른 무사를 사랑하게 되었고, 그를 통해 꽃을 얻기까지도 한 상태였습니다. 만약에 그 당시, 주인공이 수리검을 통해 꽃을 맞혀 떨어뜨릴 수 있었더라면 사랑을 얻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으나,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이 그의 운명을 결정지어 버린 셈이었지요. 그 대신, 주인공은 새로운 닌자 마을의 수장이 되고, '닌자들의 전설' 이 되어 후세에 길이 남게 됩니다.
이에 대해 '비' 는 어차피 그 여인은 물질적인 요구를 사랑하는 이에게 요구했던 사람인 만큼, 주인공을 행복하게 해 주지 못했을 것이라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 당시, '비' 가 도움을 주었더라면 닌자는 여인의 사랑을 얻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지요.
* 에피소드 3 - 뚱뚱이 저격수를 위한 재즈 (1970 년대 -> 2000 년대(?))
(1) Scene 9
때는 바야흐로 1970 년대. 정글 나라의 치열한 전장에 한 청년이 지원해 들어옵니다. 애국심이나 북베트남을 향한 적개심의 발로에 의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저 군대에서 주는 '공짜밥' 을 원했을 따름이었지요. 이 뚱보 청년은 보급 계원으로서 군에 있었습니다.
그는 그저 먹을 것에만 신경을 쓰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동료들이 전투 중에 전사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런 것에는 관심이 없었고, 그저 먹고 또 먹으며 보급 물자나 축내고 있었지요. 이것이 원인이 되었는지 결국 부대는 식량 부족에 시달리게 되고, 간신히 도달한 보급 물자 역시 적에게 빼앗기면서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 몰리게 되니, 그 군인 역시 위험을 피할 수 없게 되지요.
절망에 몰려있던 그가 발견한 것은 전사한 동료 저격수가 남긴 저격총이었고, 그는 이 저격총을 통해 저항을 시도해 보려 합니다, 먹을 것을 빼앗긴 복수도 겸해서요. 이에 '칼' 은 바로 그가 노린 목표물을 사냥하려고 합니다, 비록 작은 총탄이었을 뿐이지만, 그는 승부욕이 강한 인격을 가진 존재였거든요.
(2) Scene 10
'칼' 의 실로 놀라운 능력 덕분에 총탄 한 발만으로도 수많은 전과를 기록한 군인은 영웅 대접을 받으며 귀환하였고, 고국에서 훈장도 수여를 받았습니다. 전역 후, 국가 유공자로서 그는 매년 나랏돈을 얻을 수 있었는데, 이 때문에 걱정 없이 살 수 있었던 그는 놀고 먹는 데에 너무도 많은 돈을 소모하게 됩니다. 언제나 그렇게 살 수 있는줄만 알았을 그는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는 궁핍한 지경에 놓이게 됩니다. 한 시절, 그저 놀고 먹는 것에만 바빴던 뚱뚱보는 오랜 가난의 세월 속에서 앙상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마른 체구의 노인이 되어 있었지요.(*2)
이 즈음 되면 무언가 깨달을 법도 하건만, 이 낙오자는 남은 돈을 탈탈 털어가며 술집을 향했고, 그 때에 그의 옛 공적을 알아본 어떤 남자가 그에게 접근해 옵니다. 그는 한 가지 의뢰를 통해 악명높은 마피아 인사를 처단해 줄 것을 요구하고, 그 대가로 거액의 자금을 주겠노라 약속하지요.
그렇게 그는 '베트콩들의 악몽인 미국의 영웅' 에서 '무고한 사람들의 악몽이기도 한 조직의 킬러' 로 타락하게 됩니다. 애시당초 그가 헤프게 살지만 않았더라도 이런 일은 없었겠지요. 하지만 '칼' 은 그저 오랜만에 몸 풀어볼 기회가 왔다고 여기고 있을 따름이었습니다.
(3) Scene 11
조직의 남자는 6 번째 의뢰를 그에게 부여합니다. 그런데, 의뢰의 대상이었던 이인 장성은 그가 병사였던 시절, 먹을 것을 늘 챙겨주었던 장교였던 인물. 이 의뢰 이후, 노인은 그 남자를 사살해 버립니다. 이에 대해 '칼' 은 지금껏 무고한 사람들을 죽여왔음에 대한 자각이나 단순한 노망에 의한 일이었을 것이라 여깁니다. 어느 쪽이 진실이건, 그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 이후, 노인은 모든 일의 원흉이라 여기는 자를 찾아냅니다. 다름 아닌 대통령이었지요. 이 대통령을 그는 만악의 근원으로 여기며 암살하려 합니다. 이에 대해 '칼' 은 그저 이번만큼은 쉽지 않은 일이 아니지 싶을까, 라고 생각하고 있을 따름이었습니다.
(4) Scene 12
대통령을 암살한 이후, 노인은 삶의 회한에 빠졌고, 머지 않아, 정부 요원들에 의해 체포당하고 맙니다. 노인은 총과 총탄들을 빼앗겼고, 그 때에 '칼' 이 그로부터 들은 마지막 발언은 이러합니다.
"내내 도구처럼 이용만 당하는 인생이었다."
그저 승부에만 관심 있던 '칼' 은 그 때, 생애에서 가장 웃기는 발언을 들었다고 고백합니다. 그의 삶을 돌이켜 보면 어린이들조차도 그 말이 얼마나 구차한 변명이었는지를 바로 알 수 있지요. 사람의 일에 관심 없던 '칼' 마저 그 말은 어이 없게 들렸나 봅니다.
아무튼, 그가 벌인 사건은 그 나라에 엄청난 충격을 가하기는 하였으나, 영향은 그 정도였을 따름이었고, 대통령이 죽든 말든, 세상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2) 십 수년이 지났다고 언급되어 있으나, 20 ~ 30 대 즈음 되었던 청년이 십 수년이 지났다고 바로 노인이 되는 경우는 현대에서는 거의 없는 일입니다. 수십 년은 지났기에 저런 노인이 되지 않았을까 싶더라고요.
* 스토리 총평 정리 및 감상 -
(1) 에피소드 1 - 영웅의 전설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첫 에피소드는 국사 시간에 한 번 즈음은 들어보셨을 고대 왕국에 관한 전설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전의 에피소드에 관한 대략적인 설명을 이어갈 때에도 언급했듯이, 이 에피소드는 '고주몽' 의 일대기가 그 모티브가 되고 있지요.
역사 속의 전설에서는 인물이 탄생했을 때부터 시작하여 실제로 일어나기에는 너무도 터무니 없는 이야기와 실제로 있을 수 있어도, 실현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지도 모르는 일들에 관한 언급이 있지요. 이 에피소드는 그에 관한 진실에 접근하려 하고 있습니다.
'고주몽' 의 일대기를 보면 그는 '알에서 태어났으며', '7 세 즈음부터 궁술에 비상한 재능을 갖고 있었다' 라는 언급이 등장합니다. 물론 역사적 사실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였을 것입니다. 이 이야기의 왕자 역시 알에서 태어난 이라는 이야기를 어머니로부터 들었으며, '주몽' 과 비슷하게 8 세 즈음부터 사냥을 통해 궁술에 비상한 재능을 드러내지요.
왕비의 이야기는 어렸던 왕자에게 큰 충격을 가합니다만, 실제로 그러하였을 리는 없습니다. 애당초, 사람이라는 것이 어떻게 알에서 태어나나요. 다만, 한 가지 여기서 추측해 보는 바가 있다면 왕비에게는 무언가 석연찮은 과거가 있었을지도 모르며, 이를 왕자에게 넌지시 알리려 한 것은 아니었을까, 라는 것이었습니다. 그와 더불어 그가 '정상적으로' 왕과 혼인을 하고 왕의 아이를 낳았다면 그렇게 말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도.
그러거나 말거나, 왕자는 줄곧 왕비의 이야기가 사실일 것이라 믿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알에서 태어난 새들에 대한 열등감을 느끼며 그들을 사냥하려 하였지요. 하지만 전설은 전설일 뿐입니다. 8 세 소년의 궁술은 아무래도 서투를 수밖에 없었고, 새 한 마리조차 그의 화살은 닿을 수 없었습니다. 여기서 '조' 가 조력자를 자처해, 그의 화살이 날아가는 평상시와 다를 바 없는 형편없는 궤적을 자신의 능력으로 조작해 기적 같은 명중을 '만들어냅니다'.
잘 맞지도 않던 화살이 어느새 높은 하늘의 까치를 맞히고, 멀리 떨어진 숲 속의 짐승들과 심지어 동굴 깊은 곳의 짐승들까지 맞히게 된 것이지요. 이런 사냥에서 왕자는 처음에는 재미를 느꼈습니다. 하지만 곧, 그는 그 사냥이 참혹한 결과를 불러올 수 있음 역시 알게 되었고, 이를 통해 왕자는 생명을 소중히 여기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고, 이를 명심할 줄 아는 사람으로서 성장해 갑니다.
왕자의 유난한 호기심은 그를 국경 지대로 이끌었고, 그 곳에서 '재미삼아' 사람들을 학대하고 살해하는 이민족들로부터 사람들을 지켜내기로 결심합니다. 과거의 철없던 자신의 모습 역시 상기하고 있었겠지요. '조' 는 그런 그의 바람에 부응해 주었고, 그 기적같은 '마시' 를 쏘는 '신궁' 왕자는 이민족들로부터 사람들을 지켜낸 위대한 영웅으로 추앙받았으며, 왕이 되어 어진 심성을 바탕으로 나라를 통치해 갑니다.
'조' 가 어떻게 왕자의 조력자 역할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이야기에 직접 제시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높은 신분을 가졌을 뿐, 여타 소년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왕자의 유난한 일면을 본 그는 이를 통해 범상한 인간만은 아닐 것이라 여기었을지도 모릅니다. 왕자는 생명을 소중히 여기기만 할 뿐만이 아니라, 자신이 얻은 재능을 바탕으로 횡포에 신음하는 이들을 구제하고자 하는 인물이 되었지요.
숨은 조력자의 공로가 있었다지만 왕자는 이에 대해 알 수 없었으며, 왕자 그리고 그가 왕이 된 이후의 사람들은 더욱 알 수 없었을 것입니다. 다만, 이 영웅왕의 행적을 알려 한 사람들은 있었을 것이고, 그의 '화살을 마음으로 움직이는 듯한 신묘한 궁술', 그리고 '알에서 태어났다는 일화' 가 알려지게 되었겠지요. 어느 시대에든 이는 있을 수 없을 법한 일이었을 테니, 그의 일대기는 전설, 그리고 신화로서 사람들 간에 전수되어 갔겠지요.
본래 왕은 평범한 소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의 유난한 일면이 조력자가 된 이를 이끌었으며, 그의 재능과 성장해가며 얻은 선한 마음이 그를 한 사람의 영웅, 왕이 되도록 하였지요. 물론, 조력자가 된 존재의 도움이 가장 크고, 그래서 '조' 는 자신을 '킹 메이커' 였던 이로 간주하며 자랑스러워 하지만, 기실 이러한 그의 노력을 알아주는 사람은 없을 것이고, 알아줄 수도 없었겠지요.
(2) 에피소드 2 - 정해진 운명이라는 것에 관하여
어느 조직에 있든 간에 어딘가 모자란 사람은 꼭 있게 마련입니다. 이 중세 일본이 모티브가 된 섬나라의 닌자 조직 역시 마찬가지여서 주인공이 그러한 유형의 바보 닌자들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 닌자는 한 여인을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닌자는 그 여인에게 자신을 내세울 만한 것을 갖고 있지 않았으며, 마치 운명에 이끌리는 듯이 여인을 가까이 할 수 없는 삶을 이어갑니다. 과연 이것이 운명에 의한 일이었는지, 이 에피소드는 그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듯 합니다.
재능이 모자라다고 알려진 닌자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마을 제일의 미인이라 칭송되는 이로서, 닌자는 여인이 마을 한 곳에 있는 절벽가의 꽃을 갖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이용해 환심을 사려 하지만 그의 재능으로는 절벽가의 꽃을 얻기도 어려웠지요. 그 대신 임무를 수행하는 자신의 모습을 통해 여인의 관심을 얻으려 하지만 그마저도 미숙한 재능 때문에 불가능할 것 같아 보였는데, 그 때, 수리검 '비' 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그의 운명을 구합니다, 어설프게 던져진 자신의 궤적을 뒤틀며 그의 임무를 성공시켰지요.
수차례 임무를 성공시킨 것을 통해 자기 자신이 성장했다고 믿으며, 닌자는 절벽가의 꽃을 '비' 를 통해 얻으려 합니다만, '비' 는 절벽가 앞에 그냥 떨어지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어쩌면 그 당시, 그에게 있어서는 임무 못지 않게 중요한 일이었을지도 모르고, 그래서 자신의 능력을 통해 꽃을 얻게 할 수도 있었지만 그 능력을 발휘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을 거부했던 것이지요. 이유는 다른 것 없었습니다. 그의 일대기가 '재미없게' 끝나기를 원치 않았던 따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그의 의지가 그의 운명을 결정지을 줄은 '비' 역시 몰랐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내막을 알 리 없었던 닌자는 그에 대해, 아직까지는 자신이 여인에게 다가갈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을 따름입니다. 그리고 계속 임무를 수행해 나아가는 것이 자신의 운명이자 사명일 것이라 여기었던 것이지요.
결국 그는 닌자 마을을 파멸시키기 위한 음모의 근원을 처단하기에 이르렀고, 여기까지 해낸 이상 그는 여인의 사랑을 반드시 얻을 수 있으리라 믿었지만 이미 때는 늦었지요. 이미 그는 다른 사람을 통해 꽃을 얻었고, 그와 맺어졌던 것입니다. 여인이 그에게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었겠으나, 그러한 그의 답답하기 이를데 없는 모습을 지켜봐 오면서 그와는 맺어질 수 없을 것 같다고 여기었겠지요, 그렇게 사랑을 잃어지만 그 대신에 닌자는 영광과 명예를 얻게 되었습니다.
이 닌자에게는 '운명' 과도 같은 일들이 수차례 일어났지만, 이 내막에는 '비' 의 의지가 깊이 관여되어 있었습니다. 수리검에 모든 것을 거는 듯한 그의 운명을 '비' 는 적극적으로 움직여 갔던 것이지요. 처음에는 선의에 의해 그의 운명을 바꾸어 가려 하였지만, 닌자가 자신에게 많은 것을 의지하고 있음을 알았는지, '비' 는 자신이 틀어쥐고 있었을지도 모르는 그의 인생에 관하여 욕심을 부리려 하였고, 그로 인해 닌자는 여인과 맺어지지 못하는 운명의 길을 걷고야 맙니다.
그 욕심이 아니었으면, 혹은 처음의 선의를 유지할 수 있었다면, 닌자는 그 여인과 맺어질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비록, 영예를 얻거나 할 수는 없었겠지만 어쩌면 그것이 더욱 나은 선택이었던 것일지도 모르지요.
이에 대해 '비' 는 여인에 관하여 물질을 중요시하는 천박한 사람이었을 것이라 말하지만, 여인은 단순히 그 꽃을 얻기를 원하는 소박한 사람이었을지도 모르는데, 변명을 위해 매도한다는 느낌이 있었네요. 이야기를 마치면서 하였던 '끝이 좋았으니, 다 좋았던 것이 아닐까' 라는 말과 더불어 닌자의 사랑을 도와주려 하지 않았음에 대한 '자기 합리화' 를 위해 하는 말 같아 보이네요.
하지만 마냥 '선의' 만을 생각하지 않고, 또 '악의' 만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 의 행동은 비록 도구일지언정 인간적인 사고를 하고 있다고 여길 수 있었습니다. 때로는 어리석을 수도 있는 것이 인간이지요. 물론 '선의' 만을 위해 일할 수도 있겠지만 100% 혹은 완벽이라는 것은 인간에게는 어려운 일입니다.
여기서 또 말씀드리자면, 닌자 자신에게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라서, 만약 그가 적극적으로 여인에게 다가가려 하였다면, 그의 운명에 변화가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지요. 여인이 그에게 마음이 없는 것도 아니었음을 생각하면 조금은 아쉽기도 한 일입니다.
정해진 운명은 없는 것입니다. 이들은 사실, 누군가에 의해 자초된 것들이지요. 그 중에는 운명의 당사자가 알 수 없는 존재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3) 에피소드 3 - 어리석음과 그 대가
마지막 에피소드는 베트남 전쟁을 모티브로 한 어떤 정글 나라의 전쟁에 지원 입대한 청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 청년은 앞선 두 사람에 비해 너무도 어리석은 인물이었습니다. 공짜밥이 좋아 지원 입대를 해서는 부대의 상황은 아랑곳않고 먹는 것에만 관심을 두었으며, 이로 인해 부대의 보급 상황을 막장으로 몰아 넣기도 합니다. 수송된 물자를 적군에 빼앗긴 상황이 되고 나서야 사태 파악을 간신히 할 수 있었지요.
그래도 '칼' 의 말도 안 되는 능력으로 인해 그는 생존할 수 있었고, 이후에도 거짓말과도 같은 전과를 기록하며 영웅이 됩니다. 예, 여기도 영웅의 이야기네요. 하지만 앞선 두 영웅과 달리, 그는 한치 앞도 바라보지 못하고 자기 욕구에만 충실한 어리석은 사람임은 전쟁 이후에도 변하지 않았고, 그로 인해 몰락하고 맙니다.
이 몰락한 영웅이 그 때라도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어떤 조직의 제안을 덥석 받아들이고 맙니다, 당장에 술 한 잔 마실 수도 없는 궁핍한 처지를 벗어나고픈 생각에 다급히 받아들였겠지만 좋든 싫든, 이후 그는 마피아부터 시작해 군 장성 등을 암살하게 되고, '기적의 영웅' 은 '몰락한 영웅' 으로, 그리고 '비정한 암살자' 로 타락해 버리고 맙니다.
뒤늦게서야 그는 이용당하는 삶에서 간신히 벗어날 수 있게 됩니다. 일생에 거쳐, 그는 너무도 어리석었고, 그 어리석음으로 인해 자신의 전우들을 파멸시켰고, 영웅이 된 자신을 몰락시켰으며, 타락의 길을 걷기에 이르기도 하였습니다. 어후, 그는 구원의 길을 선택할 수 있었겠지만, 애석하게도 다시 어리석은 선택을 하고야 맙니다, 만악의 근원이 되었다는 자를 죽이려 하였던 것이지요, 그 행동이 자신에게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알지도 못하는 채로.
국가 원수를 살해하는 파란을 일으킨 이후, 체포되면서 그는 '일생에 거쳐 이용만 당해왔다' 라고 진술했습니다. 그런데 말이지요, 부대가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이 사람이 먹을 것을 아끼며 살았다면 보급 상황이 막장이 되지 않았을 것이고, 영웅이 된 이후에 어느 정도 절제하며 살아갔다면 이를 토대로 일생 내내 편안한 삶을 살아갈 수 있었을 것이며-나랏돈도 적지 않게 들어왔을 텐데-, 음험한 제안을 받아들이거나 하지 않았다면 저렇게 체포되어 '이용만 당하는 일생이었다' 라고 변명할 일도 없었을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은 그의 선택이 자초한 것이지요, 애들도 알 것 같은 한심한 변명입니다.
'칼' 은 그런 그의 행적에 깊이 관여하고 있었지만 그 자신은 그저 오직 목표를 맞힌다는 것에만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본인이 스스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그는 그 청년 혹은 노인의 삶에 관계 없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맞는 말이겠지요, 노인의 곁을 떠난 총은 또 다른 누군가-아마도 정부 관계자-의 손에 들어왔을 것이고, '칼' 은 그의 총탄이 되면 그만이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곁을 떠나기 전, 노인이 했던 변명은 참 어이 없게 들리기는 했던 모양입니다. 예.......
모든 에피소드들에 걸쳐, 고대, 중세 그리고 현대의 인물은 '누군가의 의지' 에 의해 '기적' 을 만들어 갑니다. 이를 통해 '기적' 이라 칭해지는 일에도 반드시 그 인과를 불러온 존재가 있음을 이야기들은 말하고 있을 것입니다.
물론 대다수 사람들이 소모품으로 여길 화살, 수리검 그리고 총탄-특히, 총탄은 몸에 박히면 회수가 정말 어렵습니다. 주인공이 처한 상황에서는 주인공 스스로 회수하지를 못할 것입니다-들이 초능력을 발휘해 기적을 만들었다는 이야기 자체는 터무니 없기는 합니다.
하지만 '운명' 혹은 '위업' 이라는 것이 특정한 한 사람의 행운이나 능력에 의해서만 나타나는 것임이 아님은 분명하지요. 그 저변에는 당사자가 알지 못할지도 모르는 여러 숨은 조력자들이나 인과의 요인이 있어서 이러한 것들을 만들어내고 있었을 것입니다. 이야기 속의 '조', '비' 그리고 '칼' 은 누군가에게 다가온 '운명' 혹은 누군가에 의해 일어난 '위업' 이나 '기적' 의 숨은 요인을 상징하는 존재들인 것입니다.
이야기를 마치며, 현세에서 목조, 냄비 그리고 식칼로 다시 태어나 살아왔던 '조' 와 '비' 그리고 '칼' 은 물질은 순환하며, 순환을 거치며 자신들은 수없이 많은 삶을 거쳐왔음을 밝힙니다. 무기로 쓰인 삶은 그 중 일부라는 것이지요. 그러면서 인간은 '영혼의 윤회/순환' 에 관한 믿음을 갖고 있으며, 이는 자신들이 겪어온 물질의 순환과 다를 바 없음을 밝힙니다. 인간은 윤회를 거치면서 전생의 기억을 잃게 된다고 하는데, 이 물질의 순환을 거치며 '조' 등은 '전생' 의 기억을 모두 갖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실은 인간들 중에는 윤회를 거친다면 그들과 마찬가지로 전생의 기억을 가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이들은 전생의 기억을 밝히며, 한 때는 자신들도 위업을 달성한 존재들인 적이 있었음을 밝히며, 한 때는 쓰레기 취급받아도 물질의 순환을 통해 다시 새로운 존재로 태어나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와 더불어 '비' 의 의지에 의해 닌자가 사랑을 얻지 못하고, 이에 대해 변명하고 있는 모습을 보자면 인간과 다른 모습을 가진다고 해서, 인간과 다른 성품의 존재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고찰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인간의 상상에 의해 만들어진 것들이라 그러하겠지만.다만, '물질은 영혼의 윤회처럼 순환한다' 는 주제와 그들의 과거를 통해 밝히는 '운명이나 기적 저편에는 무언가가 있다' 라는 주제가 잘 엮이지는 않은 듯 합니다. 시작 때의 전화기에게 '조' 가 '함부로 쓰레기 취급하지 마라' 에 이어 '조' 가 과거의 회상을 하는 전개 역시 뜬금 없게 보이는 감이 있네요. 다만, 두 가지 주제를 잘 엮어내기 쉽지 않은 면이 있기는 하지요.
아무튼 이렇게 끝났으면 좋았을 것을, 이야기는 엉뚱한 방향으로 전개되어가고 맙니다.
* 에필로그 - 도구의 세상
인간과 마찬가지로 도구 역시 물질의 순환을 통해 거듭 '환생' 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미립자의 형태를 통해 지구 곳곳을 비롯해 궤도 내의 인공위성들에게도 전파됩니다. 그리고 쓸모 없어져 버려진 이후, 영원히 그 상태에 놓일 줄만 알았던 인공위성 하나가 지구에서의 새로운 삶을 위해 자신의 의지로 지구 표면으로 낙하해가기 시작합니다.
이 때, 스태프 롤이 생성되기 시작하는데, 이 시점에서도 인공위성을 조작할 수 있습니다. 특수 능력은 고속 스크롤입니다, 바쁜 사람들, 인내심이 다소 약한 사람들을 위한 배려라고나 할까요.
스태프 롤 중에도 인공위성은 지구로 낙하해 갑니다. 스태프 롤 전개 도중에는 몇몇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개발진에 속한 사람들의 모습인 듯.
그런데 여기서 이 인공위성이 엄청난 일을 벌이려 합니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버려진 자신들의 동족 역시 그 삶에서 해방시키려 하였고, 이를 위해 이 모든 동족들을 지구로 낙하시키려 한 것이었지요.
인공위성은 지구 표면에 떨어지고 나면 핵무기는 저리가라 수준의 위력을 발휘합니다. 미국에서 핵무기 급의 위력을 내기 위해 0.5t 의 무게를 가지는 텅스텐 덩어리를 위성 궤도에서 낙하하는 무기를 개발 중이라는데, 그에 맞먹거나 2 배 이상 되는 물체들이, 그것도 무수히 많은 수의 개체들이 지구 표면으로 떨어진다고 생각해 보세요.
이 어리석고 한심한 생각으로 인해 이들은 자신들의 고향별을 잃고 맙니다. 너무도 어처구니 없는 결말이기는 합니다만, 여기서도 생각해 볼 바가 있지요.
인간이 아니라고 해서, 인간처럼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지 마라.
지금은 작고하신 저의 지인 분께서 말씀하신 바가 있지요.
인간이 어리석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인격체가 어리석을 수 있는 것이다.
이들 역시 인격을 가지면서 저렇게 자신의 행동이 불러올 결과를 판단하지 못한 채, 어리석은 행동을 저질러, 지구를 멸망시켜 버렸던 것이지요. 돌아보면 인류 역사의 주역이었던 '인간' 그리고 '남성' 이 어리석은 행동을 얼마나 많이 해 왔고, 그래서 수많은 대안들이 나오기도 했지요. 하지만 이들이라고 해서 별 반 다르지 않을 수 있음은 여러차례 증명이 되었지요. '여성' 부터 시작해서, '외계종족', '로봇', '기계', '엘프/드워프', '요정', '난쟁이', '드래곤' 까지......
진지하게 고찰하면 이러하고, 실은 여기서 언급된 인간이 아닌 존재들 모두 '인간' 에 의해 구현된 이들이잖아요, 인간처럼 어리석은 결단을 내릴 수 있음이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 그렇다고 해도, 이 '시밤쾅' 엔딩이 황당하게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네요.
아무튼, 이 지구 멸망 이후, 파편처럼 떠도는 상점의 잔해들과 살아남은 물건들이 보이는 모습이 2 회차 타이틀 화면이 됩니다. 옛 타이틀 화면을 되찾거나 할 수는 없으므로, 옛 모습을 다시 찾고 싶으면 데이터를 초기화하거나, 다른 모바일 기기에 게임을 설치해야 합니다.
LS 의 플레이 성과 (초급자 등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