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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S Game Play RecordTalking 2015. 5. 10. 23:09
간만에 DOS 에뮬레이터를 구동해서 이런저런 고전 게임들을 플레이 해 보았습니다. 요즘 나이가 들어 게임 실력의 퇴화 조짐이 있기도 하고, 또 게임으로 시간 보내기도 뭐해서 그냥 대충만 플레이 했습니다.
일루전 블레이즈
패밀리 프로덕션 작으로 K본부 옛 방송에도 나온 바 있지요. 재미있습니다, 배경음도 경쾌하니 좋고. 첫 스테이지부터 공세가 치열한 편인데, 이걸 초반의 빈약한 무장으로 빡세게(!?) 견디어야 한다는 점만 감안한다면 아주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 처음에 비행기 선택을 할 수 있는데, 무슨 의미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 메뉴 선택 시의 효과음이 선더포스 시리즈의 그 효과음과 비슷하게 들리던데, 기분 탓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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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원숭이의 모험 2
중딩 시절에 재미있게 플레이 했지만 2 스테이지를 못 넘겼던 그 게임. 나중에 다시 플레이 할 때는 4 스테이지까지 진입하기는 했습니다만. 플레이어의 무기는 파워업 이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파워 다운이 되어 결국 1 단계로 돌아가는 모양인데, 보스 공략 시에는 이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중간 보스 러시가 감행되는 스테이지 2 보스에서는.....
- 이 시리즈의 주인공은 시발-_-인데 그 모티브가 개발자를 유난히 괴롭혔던 학교 선배라서 그렇다는 설이 있더군요. -_-;
- 2 스테이지 보스 '광식' 이 쓰러지고 바베큐가 되는게 좀 많이 웃겼습니다-_-;
- 시리즈 대대로 활용된 타이틀 곡은 사실 그라디우스 2 의 4 스테이지 BGM 을 활용한 것.
- 스테이지 BGM 은 첫 번째만 'Pee & Gity' 에서 가져왔고, 그 이후부터는 '도깨비가 간다' 에서 가져온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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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 포스 2
트윈비 스타일의 슈팅 게임으로 알려지기도 한 물건입니다. 1 은 386 급에서 무난히 가동되었고, 2 역시 386 급에서는 느린 편이라는 언급이 있었으나, 조금 느리다는 것을 제외하면 가동은 수월한 편이었습니다.
- 타임 캡슐이라는 아이템이 도입되었는데, 이게 전멸 폭탄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탄을 전부 지우고 적에게 피해를 주지는 못하지만 일정 시간 움직임을 봉쇄해 많은 타격을 가할 수 있게 해 주지요. 여타 게임에 이런 역할을 하는 아이템이 등장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 스테이지 2, 4 는 분기가 존재하며, 플레이어의 행동에 따라 다른 루트로 가게 됩니다. 스테이지 2 는 가위바위보, 스테이지 4 는 손을 보고 왼손인지 오른손인지 맞히는 문제가 주어지며, 순전히 운빨로 루트가 결정되는 전자와 달리 후자는 나름 머리를 잘 굴리면 좋은 루트로 갈 수 있습니다.
- 시리즈 대대로 뒤에서 나오는 적들이 등장하는 스테이지에서는 자주 출몰하며, 경고 없이 날아오기 때문에 그 압박감이 상당한 편. 게다가 일부 보스들도 뒤에서 등장합니다-_-;
- 스테이지 1 은 그라디우스 2 의, 스테이지 3 은 알레스터 외전의 BGM 을 사용하고 있으며, 타이틀 음악은 '오, 나의 여신님' 의 엔딩 주제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중 3 번째는 아래 게임에서도 활용됩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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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가나다
마작 퍼즐 류 게임이 모티브인 게임으로서 요즘에도 사천성이니 뭐니하면서 모습을 드러내고는 하지요. 사천성 류 게임에 익숙하신 분들이라면 어떻게 플레이 해야 하는지 이해하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중학생 시절에 참 재미있게 플레이했던 게임 중 하나입니다.
- 스테이지 에디터도 있었는데 모든 스테이지를 쉽게 만들려는 꼼수를 방지하기 위함인지 블록 수가 원래 블록 수보다 적으면 스테이지 디자인 수정한 결과를 저장할 수 없게 제한을 두었더군요. 그래서 초반 스테이지들의 블록 수를 늘려 어렵게 만드는 술수를 사용한 기억이 납니다.
-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안 잡힐 때에는 도움 기능을 활용하거나 할 수 있지요. 진행을 더 이상 못할 때에 스페셜 아이템이 있으면 구제가 가능합니다. 아이템 사용해도 구제 안 될 때가 있기도 합니다-_-;
- 블록들 중에는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워크맨), 카세트 테이프, 88 슈퍼 라이트, 트윈엑스 등의 시대상을 반영한 물건들의 모습이 그려진 것들이 있습니다. 수학의 정석이 그려진 블록도 눈에 띕니다-_-;
- 보너스 게임 중에는 야바위 놀이, 슬롯머신을 소재로 한 것들도 있었습니다. 둘 다 성공하기는 참 어려웠던 걸로-_-;
- 이 게임의 개발팀 중 한 명이 홈페이지를 통해 전문 개발자로서의 근황을 소개하고, 또 이 게임을 자바로 이식한 버전(배경음은 없음)을 공개하기도 한 바 있으나, 이제는 폐쇄되어 그 흔적을 찾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이미 몇 년 전 일이네요.
- 배경음 중에 오, 나의 여신님 OVA 의 음악을 활용한 것이 몇 존재합니다. 이에 대해 원 개발자 중 한 명이 통신망 등을 통해 이런저런 음악들을 구해 활용했음을 밝힌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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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롬 배틀 헥사 카오스
헥사를 소재로 한 게임. 2P 가 왼쪽에 있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 배경음 중에는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 일본판 주제가인 '블루 워터의 비밀' 과 '신의 선물' 8 번째 곡인 '다시 사랑을 할 거야' 가 원형인 곡이 존재합니다. 타이틀 곡은 여기저기 쓰인 바 있는 '파이널 판타지 5' 의 그 음악. 위의 배경은 '다시 사랑을 할 거야' 가 들려올 때의 그 배경입니다.
- 원형이 되는 음악의 애들립 편곡을 나름 신경 써서 잘 한 편이라서 플레이하면서 무척 인상 깊게 들렸고, 이후 해당 음악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사실 여신님 OVA 음악에 대한 관심을 가진 계기가 신 가나다와 이 게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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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게임이라는 컨셉을 어떤 개발자가 게임 잡지인가에 홍보한 적이 있었는데, 아마 이 게임이 그게 아닌가 싶네요. 이후, 개발자는 군 복무를 하고, 그 이후에 이런저런 사정으로 개발을 중단한 모양입니다.
대략 이런 업그레이드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외에 연습 모드와 정식 미션이 존재하고, 연습 모드를 통해 돈을 모을 수 있으며, 이 돈으로 업그레이드 기능을 활용해 강화한 전투기로 정식 미션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게임을 진행하게 되는데, 이런 방식은 요즘 모바일 게임에서 드물지 않게 찾을 수 있는 구성 요소라는 점을 감안해 보면 나름 시대를 앞서간 게임이라는 평가를 내릴 수 있어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메인 게임 자체의 퀄리티가 워낙 안 좋은 편이라는 점이 발목을 잡고 말았던 모양입니다(포탄의 속도가 무척 빠른 편인데, 주인공 비행기의 초기 스펙으로는 그 움직임을 감당하기 힘듭니다ㅠㅠ). 이외에 개발자 사정 등으로 인해 결국 시대 저편으로 묻혀버리고 말았지요. 여러모로 아쉬운 물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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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게임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여기에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글이 '이런 게임이 그 옛 시절에 있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