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소개한 게임이 빛을 소재로 하고 있다면 이번의 게임은 그림자를 소재로 하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 게임을 클리어 했습니다.
그림자만 보이는 꿈 속 세계를 데굴데굴 구르는 공이 되어 때로는 가속하고 때로는 정지하면서 각종 장애물을 통과하고, 탈 것을 타가며 여행해야 합니다. 도중에 떨어지거나 하면 실패.반중력이나 정지 현상을 제외하면 현실 세계에 실존하는 물리적 특성을 이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대략적인 스토리는 아래와 같습니다. 스토리는 영문을 번역해 게재하였으며, 약간의 의역이 있음을 감안해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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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늦은 오후, 나는 해변에서 덩그러니 놓인 아름다운 구체에 발이 걸려 넘어졌다. 이전에는 본 적이 없는 물건으로서, 수정, 유리 아니면 다른 무언가로 만들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치 생명의 기운처럼 미묘하게 빛을 발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나는 별 생각 없이 이 신비로운 구체를 들고 집으로 가져가려 하였다. 그 날 밤 이래로 별 일 없이 지냈다만, 초현실적인 장소와 사물들에 관한 이상한 꿈을 꾸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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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등장하는 주요 지역들.
이 중 첫 번째로 보이는 '해변(The Beach)' 은
한 스테이지로 이루어진 기본 조작법에 관한 지역으로서, 0 번째에 해당됩니다.
좌측의 행성 표면은 그림자 형태로 모든 지역에 등장하는 기본적인 사물들의 모습을 하나씩 보여주고 있지요.
게임에는 별이라는 존재가 숨어 있는데, 각 지역마다 1 ~ 2 개씩 존재할 수 있으며, 없는 곳도 존재합니다.
뜨거운 산맥 (Harara Mountains)
Harara : 스와힐리어로 '뜨거움', '열기' 를 의미.
황혼 (Skymning)
Skymning : 스웨덴 어로 '황혼' 을 의미.
오래된 유적지 (Old Ruins)
멈추지 않는 공장 (Perpetuum Factory)
Perpetuum : 라틴어로 '영구성', '지속성' 을 의미
해변가 동굴 (Ranna Caverns)
Ranna : 에스토니아 어로 '해변' 을 의미
허공 (The Void)
어두운 심연 (Murky Depths)
거대한 이파리 (Giant Leaf)
오로라의 북쪽 (Aurora's North)
이 지역은 지형이 반투명한 부분과 불투명한 부분이 무늬를 이루고 있으며,
여타 지역보다 하늘색이 밝은 편입니다.
특히, 후반 즈음에 이르면 동틀 무렵을 연상케하는 하늘색을 보이게 됩니다.
현실 시간이 점차 새벽을 향해 다가가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는 지역.
각 지역은 기본적으로 13 개의 구역으로 이루어지나, 예외적으로 오로라의 북쪽은 14 개의 구역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실은 그 중 하나는......
일부 지역들은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사용한 모습도 보이고 있으며, 지역의 기본 명칭은 영어인만큼, 고유 명사로서 활용하고 있을 듯 하기도 하지만, 지역의 특성과 어느 정도 상통하는 의미를 가지는 만큼, 뜻까지 번역해 놓았습니다.
오로라의 북쪽 14 번째 장에서 구체는 주인공이 사는 도시로 돌아오게 되며, 건물 옥상을 따라 나아간 끝에 주인공의 집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오로라의 북쪽은 14 개 구역으로 구성되는 것처럼 보이나, 실질적으로는 여타 지역과 마찬가지로 13 개의 구역으로 구성되며, 14 번째 구역은 실은 첫 번째(혹은 0 번째) 지역인 '해변' 과 같은 성격을 가집니다. 그 구역은 '꿈의 세계 중 일부' 인 오로라의 북쪽이 아닌 '현실 세계' 에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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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 :
그 유리 구체는 빛을 발하기 시작하였으며, 그 강렬한 빛으로 인해 갑작스레 잠에서 깨고 말았다. 내가 보기엔, 그 구체는 나에게 뭔가 말하고 싶은 것처럼 보였다. 그러더니 잠시 후, 눈이 부실 정도의 빛이 그 구체의 여러 방향에서부터 방출되기 시작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깨어져 수천 조각으로 흩어져 갔다.
그리고서 빛의 무리는 곧바로 깨어진 구체에서부터 모두 함께 꿈틀거리는 바다뱀의 형상을 이루며 빠져 나오기 시작하였고, 내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하기 전에 그 빛은 이미 침실 창가를 통해 밖으로 나왔다. 빛은 밤하늘을 유영하는 듯이 나의 시선에서 점차 작아져 갔고, 마침내 밤하늘 저 멀리로 사라져 갔다.
곧 아침이 밝아올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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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을 보고 나면 보너스 지역인 '자그마한 장난질(Slightly Nonsense)' 이 개방되며, 첫 구역은 숨겨진 별 6 개를 찾아야만 통과 가능하기에 제대로 플레이하려면 별을 6 개 이상 모아야 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게임 내에 숨겨진 모든 별들을 찾지 못할 경우 (12 개) 7 번째 구역을 통과할 수 없다는 점도 주의.
분위기가 여타 지역과 다르게 밝고, 아스키 아트(-_-) 지역, 골프공처럼 공을 쳐내야 하는 나이스샷구역 혹은 퐁(Pong) 이나 브레이크 아웃(Break Out) 을 연상케 하는 공을 튕기는 판이 나타나는 등, 장난스러운 면이 있음은 사실이나, 그 난이도는 상당히 높습니다. 특히, 4 번째 구역은 컨트롤에 유의해야 하는 스테이지가 3 개 연속으로 등장하는 고난이도 구역.
마지막 지역은 언제라도 플레이 가능한 개발진 소개(Credits) 이며, 게임 플레이를 이어가며, 개발에 관여한 인물들의 이름을 차례로 볼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진행 실패 가능성이 있는 구역은 없으나, 게임 재시작은 가능합니다. 진행을 마칠 무렵에는 게임 처음 시작할 때처럼 양동이 하나가 덩그러니 놓인 해변가에 이르게 됩니다.
스토리 상, '자그마한 장난질' 은 구체가 깨어지고 주인공이 아침을 맞이할 무렵의 4 차원 세계라 합니다. 여기서 두 가지 추측을 해 본 바 있으며, 그 중 하나는 마지막의 개발진 소개가 그 4 차원 세계에서 빠져나와 떠돌던 구체라는 것이며, 또 다른 하나는 이와 반대로 주인공이 해변가에 오기 전 무렵, 곳곳을 떠돌던 구체의 모습이라는 것입니다. 이 중 무엇이 옳은 가설인지에 대해서는 알 길이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 같네요. 애당초 개발진 소개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해변과 게임 첫 시작의 해변의 연관성에 대해 알 수 있는 방법도 없습니다.
'자그마한 장난질' 은 마지막까지 진행하고 나면 그것으로 그 무엇과 이어지지 않고, 결말도 없이 끝나며, 개발진 소개 지역도 해변가에 도달하면 그것으로 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