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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ylphid 4th - 2. Indaco e Sangue : 1
    Sylphid 4th/Main Story 2020. 11. 28. 21:28



    항목을 펼치시면 그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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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 모르는 일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믿고 있다옹~ 잘 다녀오라옹~."
      클라리스 그리고 미라가 날갯짓을 하며 바닷가 너머로 떠나가려 할 즈음, 방파제 위에 서 있던 리에타가 그들을 향해 오른팔을 높이 들고 흔들면서 배웅 인사를 해 주고 있었다. 하지만 엘피, 피다 그리고 리지는 그들을 따라 리피가 떠나가고 있는 동안에도 인사를 하지 않고 있었다.
      "배웅 인사 같은 것 하지 않아요?"
      "그러할만한 이유가 있어서 그래요." 이후, 내가 방파제에 리에타의 왼편 곁에 남은 요정 소녀들에게 다가가서 물었지만 엘피가 앞서 나와서 이유가 있다고 답할 뿐이었다. 이후에도 계속 물어보려 했지만 엘피, 리지 등 모두 마땅한 대답을 해 주지 않았다.
      "설마......" 그 때, 아네샤가 그러한 세 소녀들의 행동에 대해 뭔가 짐작한 바가 있었던 것 같았지만, 드러내놓고 말할 수는 없었을 것이며, 실제로 귓속말스럽게 작은 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먼저 나아간 이들이 나아간 방향은 처음에는 정남쪽이었다가 그 이후로 남서쪽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나와 아네샤는 정남쪽 방향으로 계속 나아갔다가 특정 시점에 이르렀을 때에 동쪽 방향으로 나아가서 군사 기지의 서쪽 방향으로 진입해 나아가기로 했다. 그 시점이 언제일지는 아직 정한 바가 없기는 하였고, 나아가면서 결정해 나아가기로 했다.
      이후, 나부터 방파제의 가장자리에서 날개를 펼치고 날갯짓을 하며, 건너편의 바다 너머로 나아가기 시작했고, 이후,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서 아네샤가 그 뒤를 따르기 시작했음을 고개를 돌려 그 모습을 보면서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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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 508, Mar. 26.

      에즈리스(Ezris) 지역의 남서쪽 너머는 하늘 아래로 하늘과 만나 무한한 듯이 기나긴 선을 그리고 있는 바다의 광경이 펼쳐져 있을 뿐이었으며, 육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에즈리스 해안에서 멀어지면서 해안에서는 보이지 않던 것들의 모습을 내려다 볼 수 있었으니, 바다 사이로 무너지다 만 건물들의 잔해가 수면 위로 드러난 모습이 물결치는 수면 사이로 보이고 있었다. 건물의 형태는 대개 네모난 탑상 건물의 상층부였지만, 조각상이나 뾰족탑(Minare) 상의 구조물들 역시 보이고 있었다.
      "라르나 님, 아네샤 님, 제 목소리가 들리나요?"
      그렇게 한창 비행을 이어가고 있을 즈음, 앞서 나아가던 나의 소정령이 파랗게 깜박이기 시작하더니, 이전에 들려왔던 마녀의 목소리가 다시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이 목소리에 나는 바로 "예, 들려와요." 라고 바로 응답을 했고, 그 때에 일행이 어디에 있었는지를 마녀에게 알리려 하였다.
      "에즈리스(Ezris) 라는 지방의 아와레(Aware) 라는 도시, 그 남부 해안가의 바다 너머 먼 곳에 있어요, 행성계 이름은......."
      "알바레스(Albares)." 어디에 있는지를 알리려 하다가 행성 이름이 잘 기억나지 않아 끝까지 대답을 잇지 못하다가 아네샤가 행성 이름을 알려주어서 무사히 대답을 마칠 수 있었다. 그러자 마녀는 차분히 목소리를 내면서 무사히 도착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마치, 원래 일행이 해당 행성계에 도착하도록 되어 있기라도 한 듯이.
      "우리가...... 원래 이 곳에 오도록 되어 있었던 거예요?"
      알바레스 성계로의 도착을 전혀 기대하지 않고 있었던 아네샤가 마녀의 목소리가 전하는 말이 끝나자마자 바로 당황하면서 마녀에게 묻자, 마녀가 바로 그렇게 되었다고 답했다. 그리고서 그는 알바레스 성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위험한 일이 있어서 나와 아네샤가 해결해 주기를 원하고 있었음을 이어 밝히기도 했다.
      "알바레스라는 이름을 가진 행성의 바다 어느 한 곳은 어둠의 구름에 감싸여 있으며, 그 구름은 계속 걷히지 않고 있을 거예요, 그런 이야기가 있지요?"
      마녀는 알바레스라 명명되었다는 행성을 계속 관찰하고 있었으며, 그러면서 어느 한 지점이 걷히지 않는 암운에 대한 이야기가 있지 않았느냐고 묻기도 하니, 실제로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전적이 있었던지라 나는 바로 그렇다고 답을 하였다.
      "역시 그러하였네요, 불길한 현상이었던 만큼, 그것에 관한 이야기는 분명 있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마녀의 이후 이야기는 이러하였다 :

      일대에 드리워져 있었을 어둠의 구름은 당연하게도 자연적으로 생성된 것이 아니며, 누군가의 사악한 사념이 특정한 지역에 드리워진 이후, 암운이라는 하나의 현상으로 실체화되면서 지역은 물론, 상공까지 뒤덮어 외부에서는 해당 지역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된 것이었을 것이라 하였다. 본래 그 지역은 하나의 거대한 섬의 해안에 위치한 큰 도시로서, 본래는 행성에 거주하던 옛 인류의 문명에 의해 탄생한 도시가 있었던 곳이지만 모종의 이유로 문명이 멸망하면서 폐허가 되었다고 한다.
      폐허의 본래 이름은 폐허에서 발견된 유물에 새겨진 문구에 의하면 프레티니아(Pretinia) 혹은 프르티뉴(Pretigne, Prêtinyê) 였다고 한다. 이 프르티뉴라는 이름을 가진 섬 근방에는 해군 기지의 유적이었을 폐허가 자리잡고 있었으며, 현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탓에 사람들의 관심이 닿을 수 없게 된 틈을 노려 어떤 사악한 무리가 섬과 일대의 바다, 그리고 기지 유적을 점거해 병기들을 해저와 기지 등에 배치시켰으며, 그 이후로 사악한 기운이 암운의 형태로 섬에 드리워진 것이 섬의 그 당시 모습이라는 것이었다.

      "이것이 제가 이 알바레스에서 사악한 기운을 감지한 이후, 그 근원인 프르티뉴 일대를 관찰하면서 알게 된 것들에 대한 이야기예요."
      "그렇다면, 그 프르티뉴라는 섬으로 사악한 무리가 들어왔을 무렵에 그 무리는 대체로 어떠한 모습을 하고 있었니? 내가 들은 바에 의하면 어떤 사악한 기사가 군사 기지를 순시하고 있다가 구름 너머로 사라졌다는 이야기가 있었어, 그리고 사악한 기사는 기계 병기들을 거느리고 있었다고도 하고. 그래서 혹시 그 섬으로 들어온 이들 중에 기사의 모습을 한 이가 있었는지에 대해 너의 말을 들어보고 싶었어."
      "그렇군요." 아네샤의 말에 우선 마녀는 그렇게 대답을 했다. 그리고 섬의 해안으로 한 무리의 병기들이 도달했을 때에 자신이 보았다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프르티뉴 섬의 시가지 남부 근방의 해안으로 한 무리의 큰 배들이 도달하고 있었어요. 행성 바깥의 상공에서 해안을 바라보며 내려온 듯해 보였던 우주 배들이 이윽고 섬의 해안에 도달하자 우선 비행형 병기들이 배에서 사출되었고, 이어서 배들이 해안에 착륙하였을 때, 대열 한 가운데의 배에서 검은 갑주 차림의 기사가 배에서 내리는 모습이 보였지요. 이후, 그 기사는 배를 떠나온 병기들이 자신의 앞으로 모이자 모종의 지시를 내렸고, 병기들이 이어서 그 지시를 따라 움직이고 있어서, 그 광경만 보고 있자면 기사가 병기들을 지휘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었을 거예요."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는 말이지, 그렇지?"
      마녀의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아네샤는 바로 그에게 그렇게 물었고, 이 물음에 마녀는 "바로 예상될 수 있을만하지요." 라고 우선 그렇게 답을 하였고, 이후, 그 실상에 대해 자신이 목도한 바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기 시작하였다.
      "처음 프르티뉴 섬에 착륙한 우주 배들 중에서 앞장서 나아가던 배에서 어떤 키 큰 남자가 내리고 있었어요. 보라색 긴 머리카락을 가지고 하얀 옷차림을 한 남자였지요. 그가 늘 검은 기사의 뒤를 따르며 모종의 조언을 지속적으로 주는 듯한 행동을 취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그의 오른 소매에 검은 색을 띠는 수상한 문장이 그려져 있었고, 그가 말을 건넬 때마다 그의 머리에서 붉은 번개 줄기 같은 것이 그의 머리에 닿고 있었어요. 아무래도......."
      "그러하겠지." 더 말할 이유가 있거나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필경 그 남자가 붉은 번개를 이용해 기사의 정신을 부추기거나 아니면 세뇌시키고 있었을 것임이 분명해 보이는 상황. 물론 그 이야기만 듣고 나면 그 기사가 세뇌되고 있어서 그러한 악행을 자행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그간 라니아, 리피로부터 들은 이야기에 의하면 그는 본래 전설 속 왕국의 기사로서 왕국에서 추방된 이후, 타락해서 연인을 부활시키기 위해 희생양을 찾고 있다고 하였다.
      "그런 거지, 원래 타락해서 악행을 자행할 사람이었는데 여기에......."
      "그러하겠지요, 그 보라색 긴 머리의 남자가 그런 그의 악행을 부추기기도 하고 있다는 거예요."
      이후, 내가 그간 들은 바를 더해 그 자에 대한 내 생각을 밝히자, 마녀가 자신도 그리 생각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마녀는 자신도 기사가 낮마다 섬 인근의 기지를 순시하고 있는 모습을 한 번 정도는 보았다고 말하고서, 이를 통해 침략을 대비하고 있을 것이라 추측하기도 했었다고 말했다. 이전에 리피가 섬의 병기들이 언젠가 에즈리스 일대로 침략해 올지도 모른다는 전망을 내세운 바 있었으니, 그 전망과 일치하는 바 있는 견해였다.
      "그렇게 기사와 군단이 섬에 당도한 이후, 섬 전체가 흉악한 기운에 감싸이면서 그 일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관찰은 사실상 불가능해졌어요. 만약 세니티아 성계권에 속한 곳이라면 내부 사정을 들여다 볼 수 있었을 가능성도 있었겠지만, 그러한 곳도 아니었으니......."
      그리고서 그는 나와 아네샤에게 무슨 일이 섬의 구름이 드리워진 그 안쪽에서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 알려줄 것을 부탁하였다. 하지만 그가 부탁을 들어주려 할 시점에서 나와 아네샤는 바다 안쪽에 어떤 병기들이 숨어 있는 모습을 멀리서 발견하고 있었고, 그래서 대화를 이어갈 여유가 더 이상 없다고 여기어지고 있었기에, 그 물음에 대한 대답을 아직까지는 줄 수 없었다. 그래서 내가 마녀에게,
      "미안하지만, 곧 적과 마주하게 될 것 같아, 섬으로 들어갈 즈음에 다시 연락할 것이고, 그 때에 이야기를 해 줄 거야."
      라고 말을 건네며, 내가 섬에 진입하게 되는 그 때까지 기다려 줄 것을 부탁하였다. 이에 마녀는 기다리고 있겠다는 답을 하였고, 그 이후로 그가 잠시 통신을 끊어두고 있겠다는 말과 함께 소정령이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가니, 이후, 왼편에서 비행하던 내가 앞장서 나아가며 해저에서부터 공세를 가할 병기를 공격하기 위해 소정령을 준비시키니, 그 이후로 소정령이 파란 빛을 발하며 전기 기운을 주변 일대로 뿜어내는 모습이 눈앞에 보였다.
      이후, 나는 우측, 그리고 아네샤는 좌측에서 전방을 향한 비행을 이어가기로 했으며, 병기들은 도중에 길을 가로막거나 위협을 가하는 이들은 제거하되, 그러하지 않은 이들은 지나쳐 나아가기로 했다. 가능한 빨리 적의 근거지로 접근해 나아갈 필요도 있었거니와, 병기들이 섬과 기지 그 주변 해역에 걸쳐 넓게 분포되어 있는 것을 단 시간 내에 모두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이었다.

      한 동안 일행은 남쪽 방향을 따라 비행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해가 하늘의 서쪽 건너편으로 가라앉아 가면서 그 일대가 붉게 물드는 모습이 보일 무렵, 그 석양을 등지며 한 무리의 그림자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자,
      "라르나! 그 쪽이야!" 라고 아네샤가 말을 건네며, 석양을 향하는 방향을 따라 나아가기 시작하고, 이어서 내가 그 뒤를 따라 나서기 시작하면서 일행은 그 이후로 서쪽 방향을 따라 비행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석양을 등지면서 모습을 드러낸 작은 그림자들, 작은 병기들로 추정되는 그 그림자들을 바라보며 그렇게 일행이 석양을 바라보는 방향을 따라 나아가다가 그림자와 어느 정도 가까워졌을 무렵, 그림자들의 근원이었을 병기들 중 일부가 나를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다. 먼저 다가온 이들의 그 모습은 삼각 날개를 동체의 앞 부분, 양 옆에 장착하고 긴 꼬리를 드러내며 다가오는 검붉은색 비행체들이었다. 그 비행체들 사이로 핏빛을 띠는 비행체들도 있었으니, 그 비행체가 아무래도 비행체들의 지휘자 역할을 하는 이가 아닐까 했다.
      이들은 나에게 접근해 오자마자 나를 향해 포탄들을 발사하기 시작하니, 이에 나 역시 포탄들을 피하면서 소정령으로 하여금 번개 화살들을 여러 방향으로 발사하도록 함으로써 그들의 공격에 맞섰다. 번개 화살들이 비행체들에 닿으며 파란 번개들을 분출해 나아가면서 비행체들에 가하는 충격에 이들 비행체들은 바로 몸체가 찢겨지고 불꽃이 터지면서 그 형상이 터져나오는 불꽃에 휩싸여 사라져 갔다. 그 이후로 다시 한 번 비행체 무리가 같은 방식으로 접근해 왔을 때에도 같은 방식으로 대응해 나아갔고, 이들 역시 모두 같은 방식으로 격추되었다.
      이후, 석양이 보이는 먼 저편에서 이번에는 한 무리의 미사일들이 검붉은 연기를 그리면서 내가 위치한 그 일대를 향해 날아오기 시작하니, 바로 이들을 공격 목표로 정하고, 눈앞에 보이는 개체 수만큼 번개 줄기들을 발사, 이들이 미사일들을 궤뚫고 나아가도록 하였으며, 이들이 붉은 불꽃을 터뜨리며 사라질 무렵, 다시 한 번 미사일들이 날아오면서 그와 동시에 석양을 등지며 또 다른 비행체 무리-3 기가 하나의 대오를 이루며 나아가고 있었다-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이번에 나타난 이들은 동체 앞 부분에 커다란 사다리꼴 모양의 날개를 장착하고 날개 위에 두 쌍의 포대를 장착한 비행체로서 본래는 회색을 띠고 있었다. 이들은 처음에는 동체 하단부에서 미사일들을 발사하는 형태로 공격을 가했으며, 그 이후로 내가 그들에게 접근해 나아갔을 때에는 포대에서부터 광탄들을 발사하거나 공뢰들을 잇달아 발사한 이후에 폭파시키는 방식으로 나에게 위협을 가하려 하였다. 폭뢰의 폭발 정도를 제외하면 피하는 것 정도는 그렇게 난해한 것은 아니었으며, 소정령이 번개 화살들로 포대를 공격하도록 하면서 그와 동시에 나 역시 동체의 중심부를 노려 해당 중심부를 번개 줄기로 궤뚫어 부수려 하였다. 그렇게 비행체들의 동체가 푸른 번개 줄기들에 관통되어 중심부에서 불꽃이 터지면서 추락해 나아가는 동안 소정령은 전방에서 날아오던 비행체들을 대신해 좌우 방향에서부터 몰려오는 비행체들을 번개 화살들을 쏘아가며 격추시키고 있었다.
      3 기의 비행체들로 구성된 하나의 대오를 돌파하고, 어느 폐허가 된 건물이 떠오른 그 일대를 지나칠 무렵, 수면 근처에 있던 소정령이 위험 신호를 보냈고, 이에 나는 보다 낮은 높이로 나아가 수면을 살펴보니, 수면 아래로 한 무리의 어두운 색을 띠며 거대한 미사일과 비슷한 모양새를 이루는 잠수함들이 동체의 가운데 부분에 자리잡은 덮개를 열고 덮개 안쪽에서부터 광탄들을 발사하고 있었다. 그 광탄들은 내가 위치한 그 일대로 발산해 나아가고 있었으며, 정면에서 회피할 수는 없었기에 우선 내가 위치하고 있던 그 바로 아래로 더 내려가면서 그 공격을 피해내야 했다.
      기지 그리고 섬을 향해 나아가는 동안 물 속에 잠겼을 건물의 잔해들이 곳곳에서 고개를 내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내가 처음 발견했던 미사일 모양의 잠수함은 그러한 건물의 좌측 부근에 자리잡고 있었던 것. 이후, 나는 다시 내가 원래 있던 높이-상공 300 메타르 정도였을 것이다-로 돌아가려 하면서 번개 줄기로 그 잠수함의 동체를 타격하려 하였다. 대개 잠수함은 동체에 한 번만 구멍을 내어도 바로 격침될 수 있었기에 번개 줄기를 발사하면서 나는 한 번만 제대로 타격을 가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한 바대로 잠수함들은 동체에 타격을 가해 구멍이 뚫리자마자 격침되기는 하였으나, 번개 줄기 하나 정도로는 부족했고, 2 ~ 4 개의 줄기를 발사해 타격을 가해야 격침될 수 있었다. 지나치려 하면서 타격을 가하였기에 격추시키지 않고 지나칠 수 있기도 했지만 연속으로 가하는 타격에 내가 막 그 일대를 지나치려 할 즈음 폭파되는 모습이 보였다.

      이후에도 바닷속의 곳곳에 숨어 있던 잠수함들이 발사한 미사일들이 좌우 방향에서 2 개씩 검붉은 궤적을 그리면서 나아가는 것을 번개 줄기로 타격해 격추시키면서 그와 동시에 잠수함들도 같이 격추시키고, 그에 이어 상공의 좌측 그리고 우측 방향에서 차례로 나를 향해 날아오는 비행체들을 소정령으로 하여금 번개 작살들을 발사해 가며, 폭파시키며 앞길을 열어가던 그 때, 소정령 간 통신으로 소정령이 하늘색 빛을 깜박거리기 시작했다. 통신 신호가 오자마자 나는 바로 응답을 했고, 그 이후, 아네샤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오기 시작했다.
      "라르나, 지금 상황 어때? 문제는 없어?"
      "별 일 없어, 아직까지는." 나의 상태를 묻고 있었던 아네샤의 질문에 나는 바로 별 일은 없다고 답했다. 그리고서 그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안부 인사를 건네자, 아네샤 역시 특별히 이상한 일이 있거나 하지는 않다고 답했다. 그리고서 그는 리피가 잠시 내 곁에 있었음을 밝혔다.
      "그렇구나, 리피가 그 때 너에게 뭐라 말했었니?"
      "먼저 나아가셨던 클라리스 씨, 그리고 미라 씨께서 무사하시다는 언급만 하시고 다시 내 곁을 떠나셨어. 아무래도 본인 혹은 클라리스 씨께서 서로 떨어져 있는 일행의 안부가 무척 궁금하셨던 것 같아. 먼저 클라리스, 미라 씨께서 나아가시고 그 이후로 나와 네가 나갔는데, 여기에 지금 나와 너는 떨어져 있기도 하잖아. 그래서 리피 씨께서 떨어진 이들의 안부를 묻노라고 그간 바쁘게 움직이시고 계셨을 거야."
      "그렇다면, 클라리스 씨, 미라 씨께서는 서로 같이 있는 것이지?"
      "그렇지." 이후, 내가 건네는 물음에 아네샤는 바로 그렇다고 답했다. 그리고서 클라리스는 전설의 보검, 그 후신이라 할 수 있는 도검을 들고 있고, 보검을 가졌던 왕의 용사였다는 이와 마주해야만 하는 중요한 인물인 만큼, 누군가는 그를 지켜줄 필요가 있다고 하여 미라가 지켜주는 역할을 자처한 것이라 리피가 말했음을 이어 밝히기도.
      "그러니까, 클라리스는 그 타락한 기사와 마주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는 것이지?"
      "그렇지." 이후, 내가 건네는 물음에 아네샤가 바로 답했다. 그리고서 미라는 클라리스에게 검의 사용은 마음껏 해도 좋지만, 가능한 검이 부서지지 않도록 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었음을 이어 밝혔으며, 그에 이어서 다시 목소리를 내어,
      "그렇지 않아도 클라리스 씨께서 그냥 물건도 아닌 보검을 함부로 다루시지는 않으시겠지만, 미라 씨께서 혹시나 싶은 생각에 당부를 하신 것 같아."
      라고 미라가 클라리스에게 당부를 했던 그 이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리피가 언급한 바에 따르면 보검은 사악한 존재와 접근할 때마다 빛을 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한다. 밝은 초록색 빛을 발하는데, 병기들이 미라 등에게 접근할 때마다 그러한 모습을 보였다고. 그렇다면 검으로 병기를 베었을 때, 특별한 현상이 일어날 것임이 분명해 보였지만, 리피는 그 모습은 볼 수 없었다고 했으니, 그것에 대해 주변 일대를 날아다니는 병기를 검으로 베어내는 것이 그렇게 만만한 일은 아니라 그가 말했다고 하였다.
      원본인 낡은 검들을 녹인 것에 희귀 금속을 섞어 만든 검의 몸체에 마법 시약을 섞은 것이 효과를 낸 것이 아니었을지. 물론 리에타가 그 몸체를 만드는 데에 사용했다는 시약이 자체적으로 그런 효과를 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소유주인 클라리스가 가진 기운이 검에 포함된 마법 시약 성분에 영향을 주면서 어둠을 감지하는 능력의 일종을 갖게 되었다고 여길 수 있을 듯해 보였다.

      나를 향해 접근해 오는 비행형 병기들을 소정령의 번개 작살들 그리고 나의 번개 줄기들로 격추시켜 나아가면서, 또 해수면 위의 배들을 번개 줄기들로 격침시켜 가면서 이어가던 대화가 끝날 무렵, 대화가 시작될 즈음에는 멀리 보이던 건물의 잔해들이 어느새 내가 위치한 그 지점과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간 파랗게 빛나는 번개 줄기들이 상공의 병기들과 해상의 배들을 터져 가는, 치솟는 붉은 불꽃, 그리고 검은 연기로 변해 가는 광경이 잇달아 내 주변을 스쳐 지나갔겠지만 대화를 이어가면서 전투를 이어가다보니, 그러한 풍경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있었다.
      그렇게 그간 꽤 긴 거리를 나아갔다고 여기고 있을 그 무렵, 내가 위치하고 있던 수면 아래 부근에 흩어져 있던 10 여 척의 작은 싸움배들이 급속히 움직이기 시작, 이후 내가 위치한 그 앞에서 마치 거대한 N 자-로마자 V-(*) 들이 대열을 이루더니, 그 후, 그들이 각자의 선교에서부터 내가 위치한 상공 일대를 향해 붉은 광탄들을 잇달아 발사하려 하였다. 그 모습을 보고, 일직선 상으로 나아가던 광탄들을 피해내고서, 우선 곡선을 그리는 번개 줄기들이 그 작은 배들을 향해 나아가도록 하였다.
      대열을 이루던 배들 중에서 7 척이 격추되고, 그 때문인지 배들은 흩어졌지만, 그 이후에도 배들은 내가 접근해 올 때마다 광탄, 대공 미사일 등을 발사하며 계속 위협을 가하려 하니, 광탄은 피하고, 대공 미사일은 내가 배와 함께 목표로 정하고, 번개 줄기들을 방출해, 미사일과 더불어 목표가 된 선체를 궤뚫는 것으로써 배를 한 척씩 가라앉히는 것으로써 대응해 나아갔다.
      그 배들이 흩어진 그 너머에는 보다 큰 배들-대다수가 구축함들이었다-이 흩어져 자리잡은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였으며, 배들 역시 내가 자신들이 있는 그 근방을 돌파해 나아가려 하자 각자의 선수 부분에 장착된 포신에서부터 포탄을 발사하고, 그와 더불어 함교 앞의 장치에서부터 대공 미사일들을 발사하기도 했다. 이러한 공세에 포탄들이 잇따라 내가 있는 그 일대로 나아갔고, 그 뒤를 이어 유도형 미사일들이 내가 있는 그 일대로 나아갔다. 하지만 유도는 한 번만 이루어지고 있었기에 먼저 발사된 것부터 차근히 피하면 되었다. 이러한 공격들을 피한 이후에는 배의 근처에 모여있던 전투기들이 내가 있는 곳으로 날아올라 포격을 가하기도 했으며, 이러한 공세에 우선 포탄들을 피하고서 곧바로 번개 화살들을 발사하며 전투기들을 격추시키는 것으로써 위험 요인을 하나씩 줄여갔다.
      포격에 의해 발사된 미사일들을 피하고, 전투기들을 격추시키면서 앞서 나아간 배의 근처에 이른 이후에 앞서 다가온 배의 함교부터 노리기 시작, 번개 줄기들이 함교를 궤뚫도록 하였다. 잠수함들과 마찬가지로 3 ~ 4 줄기가 타격을 가한 이후에 번개 줄기가 함교를 궤뚫고, 그로 인해 함교에서부터 폭발이 발생, 이어서 폭발이 함체 전체에 퍼지면서 배가 격침되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그와 같은 방식으로 지나가는 길 바로 아래 일대에 자리잡은 배들을 한 척씩 굉침시켜 나아가면서 배들이 산발적으로 자리잡은 그 일대를 지나쳐 나아가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아네샤 역시 바람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줄기들을 계속 발사해 나아감으로써 앞길을 가로막는 전투기들과 더불어 배 역시 격파해 나아가며 병기들의 대열을 돌파해 나아가고 있었으니, 그 움직임은 나의 움직임을 계속 맞춰 나아가고 있었다.

      시간이 더 지나, 서쪽 하늘 아래로 숨어 들어가던 저녁놀이 거의 보이지 않게 되고, 하늘이 보다 어두워지려 할 즈음, 불빛들을 환하게 밝히고 있던 기지의 모습이 서서히 눈앞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어둠 속에서 색이 어둡다 못해 검게 보이는 주 데크(Pelaferdeka) 표면 위로 나팔 모양의 빛들이 회전하고 있었으며, 데크의 가장자리에는 4 문의 포탑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포탑이 있는 곳마다 붉은 빛이 번뜩이는 것이 마치 먹잇감을 노리며 번뜩이는 악마의 눈과도 같았다.
      그 광경을 보는 와중에도 병기들의 공격은 계속되고 있었다. 수면 아래에서는 작은 병기들을 이어 붙여 마치 하나의 거대한 바다뱀과 같은 형상을 이루는 길다란 병기가 내가 있는 그 일대로 헤엄쳐 나아가다가 마치 용의 머리를 모사한 것처럼 보이는 기수 부분을 들어올리며 입 부분에서부터 화염탄들을 3 방향으로 한 발씩 발사하려 하였고, 공중에서는 넓은 날개를 가진 비행기들, 폭격기들(Bomnal-i) 이 하나씩 상공 멀리서부터 다가와 미사일들을 한 발씩 발사하려 하였다.
      '단순한 미사일이 아니야!'
      그 모습을 보자마자 직감할 수 있었다. 옛 문명 시대에 관한 전승에 의하면 어떤 미사일들은 단순한 미사일이 아니라 하였다고 한다. 검은 비(Gamzfï) 혹은 강철의 비(Soeifï) 라 칭해지는 미사일은 일정 거리를 날아간 이후에 분리되어 수많은 자탄(Sekhibom) 들을 사출하며, 이 자탄들이라는 것들이 터지면서 상공 혹은 지면에 넓게 폭발을 일으킨다고 하였다.
      이러한 미사일 공격은 멀리서부터 할 수 있는 것이었지만 아직까지는 공격의 조짐이 없어서 일단은 해수면 위의 기계 바다뱀을 먼저 처치하거나 지나가기로 했다. 화염탄들을 피해가며 그 머리를 목표로 정해 번개 줄기들을 잇달아 한 줄기씩 계속 발사하는 것으로써 머리부터 빨리 파괴시키려 하였다, 그 병기는 머리 부분이 부서지면 바로 기능이 정지될 것이라 여기었음이 그 이유. 그러는 동안에도 우측에도 또 다른 기계 바다뱀이 모습을 드러내고, 오른쪽 눈에서부터 광선을 발사해 화염탄을 피해가는 나에게 또 하나의 위협을 만들고 있었다.
      우선 나의 바로 앞에서 위협을 가하던 바다뱀의 머리부터 먼저 파괴하기로 하는데, 8 발 정도 타격을 받고 나니 파괴되었으며, 우측의 바다뱀 역시 같은 방식으로 파괴되어 그 몸체가 해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눈앞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그러는 동안 한 발의 미사일이 먼 앞에서 날아가더니, 이윽고 그 외곽이 개방되면서 그 안에서부터 수많은 자탄들이 사출되어 나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방호막을 펼치고 폭발하는 자탄들 사이를 뚫기로 하였으니, 방호막은 행여 정도가 아니라 자탄들의 폭발에 휩싸일 가능성이 매우 높았음을 고려한 것이었다, 이어지는 폭발에서 몸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 수단이었다. 폭발에 피해를 입을 것을 예상하고 방호막을 약하게나마 펼치며 자탄들의 폭발을 헤쳐 나아가기를 끝내었을 때, 방호막은 어느새 사라져 있었다.
      그렇게 자탄들의 폭발을 뚫고 난 이후, 나는 폭격기의 동체 한 가운데 바로 위에 도달하고 있었으며, 그 이후에 급강하를 개시, 그러면서 그간 허리에 매고 있던 지팡이를 오른손에 들고 그 지팡이의 끝에서 바람의 기운으로 파랗게 빛나는 칼날을 생성하고, 그와 더불어 동체의 중심을 공격 목표로 설정하고서 왼손에서부터 번개 줄기들을 발사하려 하였다.
      우선 번개 줄기들이 동체에 박혀서 하나의 거대한 파란 빛을 생성하니, 그 빛을 바라보며, 그 빛이 있는 지점을 향해 칼날을 내리꽂았다. 칼날이 빛과 하나가 되면서 주변 일대로 번개 줄기들을 격렬히 방출해 나아갔다. 그렇게 생성된 빛이 사라졌을 때, 동체에 거대한 구멍이 뚫린 것을 목도하고서 나는 다시 동체 위로 날아올라, 구멍이 난 동체, 그리고 그 한 가운데에 묻힌 듯이 자리잡고 있던 주황색 빛을 발하는 '심장' 을 바라보며 오른손에 든 지팡이에서부터, 그리고 왼손에서부터 번개 줄기들을 발사해 그 '심장' 을 궤뚫고 지나가도록 했다. 그리고 두 번째 폭격기를 향해 나아갔을 때, 뒤쪽에서 공기가 잠시 진동하면서 굉음이 울려 퍼졌다. 아마도 '심장' 의 폭주로 인해 동체가 폭발하면서 그 여파로 소리와 진동이 울려 퍼졌을 것이고, 실제로 고개를 돌려보니, 첫 번째 폭격기가 있던 그 일대에 검은 연기가 '죽음의 꽃송이' (Jukï Kocsoy) 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두 번째 폭격기의 정면, 그 근방을 가로질러 나아가면서 발사 장치들을 공격 목표로 하나씩 정했다. 그러는 동안 기수와 날개 앞 부분의 발사 장치들에서 포탄들이 발사되어 나를 향해 날아오기 시작했고, 이에 그 움직임들을 피해 다니면서 왼손에서부터 번개 줄기들을 발사하고, 소정령이 그런 나와 함께 폭격기의 기체에 타격을 가하도록 하면서 그 몸체에 피해를 가하려 하였다.
      목표를 향해 나아간 번개 줄기들에 의해 타격을 받고 발사 장치들이 붉은 불꽃을 일으키며 폭파되어 연기가 일어나고 있었지만 그 정도로는 비행기의 동체에 큰 영향이 가해지거나 하지는 않았고, 오히려 동체의 하단에서 미사일을 발사해 그런 나를 추적해 나아가려 하기도 했다. 이 미사일 역시 이전의 것처럼 자탄들을 흩뿌리는 유형의 물건이었지만 자탄들이 흩뿌려질 무렵, 나는 이미 동체의 좌측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기에 그 자탄들이 폭발하는 소리들만 나의 귓가에 울려 퍼지고 있을 따름이었다.
      동체의 좌측 부분에도 포탑들이 동체에 붙어 있어서 각 포탑들에서부터 광탄들이 발사되고 있었고, 더 나아가 나의 우측 상공에서도 5 대의 날아다니는 포탑들이 나의 주변 일대로 몰려들어 광탄들을 하나씩 발사하기도 했다. 우선 동체의 포탑들을 번개 줄기들을 발사해 가며, 먼저 폭파시킨 이후에 포탑들을 소정령에서 발사되는 번개 작살들로 하나씩 격추시켜 이들이 검은 연기를 피우며 사라지도록 하고서, 방향을 당시의 내 왼쪽 방향으로 전환해 동체의 중심, 그 바로 위로 나아가려 하였다.
      이 폭격기는 동체의 뒤쪽에서부터 포탑들이 튀어나와 붉은색, 그리고 노란색 빛 줄기-색깔 때문에 불 줄기처럼 보였다-들을 발사하며 나를 위협해 갔고, 이에 그 빛 줄기들을 이리저리 움직여 가면서 피해내면서 포탑들을 폭파시키면서 동체의 중심 바로 앞으로 접근해 갈 수 있었다.
      내가 두 번째 폭격기의 동체, 그 중심 바로 위에 접근해 올 무렵, 사다리꼴 모양 날개가 동체에 장착된 비행체들이 공중의 높은 곳에서부터 몰려오고 있었다. 처음에는 1 기, 그 이후로 2 기씩, 그리고 잠시 후, 나의 머리 위에 이른 비행체들에서부터 작은 비행체들이 날아 내려오기 시작했다. 길다란 기둥처럼 생긴 동체의 양 옆에 세모꼴 날개가 장착된 비행체들로 아무래도 폭격기의 근처에 있어 직접 타격하기 어려운 나를 노리기 위해 소형 비행체들을 사출해서 공격하도록 하는 것 같아 보였다.
      얼핏 봐도 작은 개체들로 실제로 내 키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정말 작은 개체들이었기에-비행체들의 평균 크기는 내 키 정도 혹은 그 이상이었다-, 소정령의 번개 작살들로 맞히는 것보다는 이들을 하나씩 목표로 정해 추적하도록 하는 것이 격추에 더욱 용이했고, 그래서 접근해 올 때마다 이들을 공격 목표로 정해 격추해 나아가기로 했다.
      그들은 내 주변으로 재빠르게 접근해 와서 노란색, 붉은색 빛 줄기들을 발사해가며 위협을 가하니, 그 속도가 빠르고 곳곳에서 날아오고 있었기에 여러모로 위험한 상황이 자주 일어났었다. 그래도 조심스럽게 피하기를 반복해 가며 격추를 거듭한 끝에 이들을 모두 일소할 수는 있었다. 그렇게 몰려온 무리를 일소한 이후, 병기들을 사출한 이들을 쫓으려 하였지만 그 무리는 이미 또 하나의 무리를 사출시키고서는 기지가 있는 방향으로 돌아가고 있는 중이었다.
      다시 몰려온 무리, 이번에는 개체 수가 더 많았고, 한 번에 더 많은 개체들이 여러 방향에서 나를 포위해서는 나를 향해 공격을 해 왔기에, 그들의 기세가 더욱 위협적이었다. 몇 번 피해를 입기는 했지만 그래도 결국 모두 격추되었고, 그 이후에는 폭격기의 동체 주변에는 비행체들이 더 몰려오거나 하지 않고 있었다.
      이전 때와 같은 방식으로 동체의 중심을 번개 줄기들로 타격을 가해 구멍을 내고, 이어서 동체에서 벗어나려 하면서 그 구멍에서부터 번개 줄기들을 잇달아 발사하며 동체 안쪽에 자리잡은 '심장' 혹은 동력원에 지속적인 타격을 가하려 하였다. 그리하여 그 동체 역시 중심에서부터 폭발을 일으키기 시작하고, 내가 급히 그 폭격기의 동체에서 멀어지기 위한 비행을 개시하고, 가속을 개시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그 무렵, 뒤쪽에서부터 열기가 느껴지는 것과 동시에 굉음이 울려 퍼지면서 그 폭격기 역시 폭파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 무렵, 퇴각해 나아가던 거대 비행체들 중 뒤쪽의 두 비행체를 향해 작은 그림자 하나가 추격해 나아가고 있었다. 그 그림자는 자신의 바로 앞에서부터 새하얀 빛을 발하는 줄기들로 곡선을 그려가며 그 비행체들을 쏘아 맞히면서 피해를 가하려 하고 있었다. 아네샤가 그 비행체들을 쫓아 나아가며 한 대라도 격추시키려 하고 있었다는 것. 그러는 동안 뒤쪽의 비행체에서는 계속해서 내가 이전에 두 차례나 마주했던 그 추적, 포위의 특성을 가진 작은 비행체들이 몰려오고 있었지만 그에게는 크게 신경쓸 일은 아니었던 것 같았다.
      그러는 동안 나의 눈앞으로는 다시 크고 작은 싸움배들의 모습이 해수면 위에 산재한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으며, 그와 더불어 상공에는 한 무리의 전투기들이 몰려오는 모습도 보이고 있었고, 이는 아네샤 쪽도 마찬가지였기에 더 이상 계속 비행체를 추격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 아네샤가 처해질 상황에 대한 우려가 들기 시작했으니, 그래서 바로 다급히 아네샤에게 소정령 간 통신을 통해 비행체의 추격을 중지해 줄 것을 부탁하려 하였다.
      "아네샤! 이제 비행체들을 그만 추격해야 해!"
      "알고 있어! 비행체에 가능한 많은 피해를 줄 생각이야!"
      가능한 큰 목소리로 전하는 목소리에 아네샤가 바로 화답하였다. 전투기들 그리고 싸움배들 무리가 산재한 일대에 이르기 전까지 가능한 많은 피해를 가할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했다. 이후, 아네샤는 정말 위험해지면 자신이 바로 알리겠음을 밝히고서, 통신을 마쳤다.
      "정말이지......" 그렇게 통신이 끝나는 소리가 들릴 무렵, 그가 그간 보여온 면모에 대해 그저 조용히 웃음만 지었다. 그에 대해 뭐라 말하고 싶었지만, 막상 그에 대해 어떻게 말해야 할 것인지를 생각해낼 수 없었기에 더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는 동안 한 무리의 전투기들이 내 앞으로 다가왔고, 넓은 삼각 날개가 작은 동체 양 옆에 장착된 거대 비행체들이 각 날개의 위쪽 가운데에 장착된 포대에서부터 포격을 가해 하늘색 빛 줄기들을 발사하며 위협을 가하니, 이들의 동체 중심을 번개 줄기로 쏘아 맞히려 하면서 그와 더불어 소정령이 번개 작살들을 여러 방향으로 발사하도록 하기도 했다.

      아네샤는 그랬다, 평소에는 그렇지 않다가도, 때로는 어떤 일을 할 때에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는 대한 희망이 생긴다면, 무모해질 수 있다고 늘 믿고 있었던 것 같았다. 그래서 자신이 가능하다고 여기면 혼자서 기계 괴물들의 소굴 속에 뛰어들려 한 적이 있기도 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다른 이들이 그가 나설 무렵에 그의 움직임에 가담하기는 했었지만-그 일의 결과로 적어도 아네샤 등이 무사했음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아네샤가 이렇게 내 곁에 있지도 않았을 테니-. 그래도 아네샤는 정도를 알고는 있어서 그 점에 대해서는 다행스럽기는 했다.
      "오래 전에는 과수원에서 일할 때에도 하루 만에 과일 나무들의 과일들 정도는 다 딸 수 있다고 장담했었지."
      지금은 당연히 그러할 리 없지만, 어렸을 적, 단 한 번 아네샤는 과수원에서 일하다가 하루 만에 주어진 일을 '혼자서' 다 할 수 있을 것이라 장담하고는 했었다. 작은 과수원처럼 보였기에 과일 나무들을 둘러보면서 과일들 정도는 모두 다 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모양이었으나, 실은 그 과수원에는 그가 보았던 바보다 훨씬 많은 과일 나무들이 있었고, 그래서 하루 종일 과일 따는 일, 잡초 제거 등에 매달리고 있어야 했었다. 그것을 하루만에 다 해야 했었는데,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장담까지 했었으니, 누구를 탓할 것도 못 되었던 것. 이에 대해 나를 비롯해 마을에 있던 이들 모두가 그런 아네샤를 비웃었고, 그 이후로 아네샤는 적어도 농장, 과수원에서 일할 때만큼은 함부로 하루 내에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장담은 하지 않게 되었다.
      이런 아네샤와 지금 같이 어쩌면 무모해 보일 수 있는 여행에 나서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게 생각을 이어가고 있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소정령으로 하여금 번개 작살들을 계속 발사해서 비행체들을 하나씩 둘씩 터져가는 붉은 불꽃의 모습으로 바꾸어 갈 그 무렵, 내가 날아가는 그 바로 아래에 있는 해수면 위의 배에서부터 포탄들이 하나씩 둘씩 하얀 구름들을 그려내며 나를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우선, 빠른 속도로 날아온 그 포탄들을 피해 가고, 그 이후로 하얀 구름으로 곡선을 그리면서 날아오는 미사일들을 번개 줄기들로 쏘아 맞혀, 붉은 불꽃의 모습으로 변해 공중에서 터지도록 한 이후, 다시 배를 향해 접근해 나아가려 하였다.
      우선 배에 접근해 나아가면서 함수 그리고 함미의 포탑들을 먼저 폭파시키고, 이어서 함교 뒤쪽의 미사일 발사 장치들 역시 폭파시킨 이후에 바로 함교 그리고 주포를 노리기 시작했다. 그러는 동안 이전에 내가 배를 공격해 나아갔을 때와 마찬가지로 비행체들이 몰려오고 있었고, 이들 큰 날개를 가진 비행체들 그리고 날개가 장착된 포대들 역시 이전 때와 다르지 않게 대응해 나아가는 방식으로 나의 길을 가로막는 비행기 그리고 배들을 격추, 격침시키면서 기지를 향해 접근하려 하였다.

    - - -

      배들을 격침시키고, 비행체들을 격파시켜 나아가면서 나팔 모양의 빛들을 주변 일대로 회전시키고 있던 주 데크(Pelaferdeka) 의 가장자리가 어느덧 나의 바로 앞에 보이기 시작하였다. 주 데크의 가장자리, 그 왼편과 오른편 구석에 자리잡은 포탑 위의 포대, 그리고 주 데크 가장자리에 나란히 자리잡고 있었을 포대들이 붉은 빛을 발하며 작동하기 시작, 자신들을 향해 접근해 오는 나 그리고 왼편 멀리 보이는 아네샤를 향해 각자의 포구에서부터 붉은 광탄들을 발사해 나아갔다. 포탑의 포구는 큰 포구였으며, 포대들의 포구는 작았지만 뒤쪽 포대는 세 개의 포신들이 나란히 장착되어 있어서 한 번에 3 발씩 포탄들을 발사해 나아가며 접근하는 이들을 위협하고 있었다.
      그렇게 여러 포대들이 각자 자신들의 포탄들을 잇달아 발사하고 있었으니, 주 데크 바로 앞으로 접근해 오는 나의 눈앞으로 그리하여 데크 쪽에서부터 상공 방향으로 나아가는 수많은 붉은, 그리고 주황빛, 불꽃색의 광탄들의 무리가 몰려오기 시작했다.
      "조심해, 화망이 생성되고 있어!"
      그 포탄들 사이를 지나가고 있을 무렵, 소정령 간 통신을 통해 좌측 방향에 있을 아네샤로부터 다급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에 나는 "알고 있어." 라고 화답을 하면서 나를 향해 몰려 나아가던 광탄들 사이를 이리저리 움직여 가며 피해가면서 광탄들을 발사하는 포탑들에 대한 반격을 가하려 하였다. 우선 포탑들을 향하도록 하면서 왼손으로 번개 줄기들을 발사해, 목표가 된 포탑들을 향해 일제히 나아가 목표가 된 포탑들을 하나씩 궤뚫고 지나가도록 하였다. 그러는 동안 왼편에서도 아네샤가 하늘색 빛을 발하는 기운으로 곡선들을 그려가면서 상공에서 비행을 이어가고 있으면서 포탄들을 발사하고 있었을 사다리꼴 모양의 날개를 가진 비행체들을 하나씩 날개의 포대부터 파괴해가며 격추시키려 하고 있었다.

      수많은 포탑들이 자리잡은 가장자리 부분 너머로 활주로의 중앙 부분에 한 쌍의 해치, (승강구, Oleyf) 들이 나란히 자리잡고 있는 부분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양 옆 가장자리에는 하얀 원 기둥 같은 것이 4 개씩 자리잡고 있었으니, 일종의 창고 역할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길의 가장자리에는 10 여대씩 전차들이 서 있었으며, 각 기둥들의 꼭대기 위에는 바퀴를 대신해 두 다리가 장착된 전차가 자리잡고 있어서 길 위의 전차들과 더불어 포격을 가하려 할 것임이 분명해 보였다.
      전차들은 각자의 포탑에 장착된 포신을 높이 들어 그 포신에서 발사되는 포탄들로 나를 공격하려 하니, 붉은 화염에 휩싸인 포탄들을 피해가면서 우선 길 위의 전차들을 공격 목표로 정해 이들의 포탑부터 먼저 폭파시키고, 이어서 원 기둥 위의 전차들을 원 기둥 채로 폭파시키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길 중앙의 승강구들이 내려가고 있었으며, 이어서 먼저 내려간 가장자리 쪽의 해치가 거대한 삼각 날개를 장착한 비행체를 실은 채로 먼저 올라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 무렵, 좌측 먼 곳에 있던 아네샤가 내가 있는 쪽-왼편 부근-으로 다가와서 해치 위의 승강구들을 공격 목표로 정하려 하였다. 이윽고 아네샤의 오른손에서부터 하늘색 빛을 발하는 한 쌍의 줄기들이 해치 쪽으로 곡선을 그리면서 나아가 이미 비행체를 실어 올린 해치는 물론, 막 비행체를 실어 올리려 하던 해치에까지 격돌, 우선 그 바람의 기운이 폭발하면서 우선 해치가 실어올린 비행체가 터지고, 이어서 아네샤가 오른손에서 추가로 방출한 바람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하늘색 곡선 한 쌍이 다시 한 번 각 해치의 정중앙에 격돌해 그 기운의 폭발이 가하는 충격이 이번에는 해치의 몸체를 폭파시켜 그 일대가 불길에 휩싸이도록 하였다.
      이후, 내가 방출한 푸른 번개 줄기들이 우선 전차들을 폭파시키고, 이어서 발사한 것들은 원 기둥 위에서 등에 장착된 거대 포신에서부터 포탄들을 발사해 가던 보행형 전차들은 물론 원 기둥까지 폭발하는 화염에 휩싸이도록 하였다. 이후, 불길에 휩싸인 원 기둥의 흔적에는 병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으니, 폭발에 휩싸이면서 형체가 사라진 듯해 보였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더 지나, 기지의 좌, 우측에서 작은 배들이 잇달아 사출되어 해수면 위에 이른 이후로 기지의 건너편을 향해-일행이 나아가는 것과 같은 방향으로-, 물보라를 일으키며 나아가기 시작했으며, 이후, 나와 아네샤가 위치한 그 일대에 하얀 빛이 생성되면서 그 빛에서부터 클라리스의 목소리가 이렇게 말을 건네기도 하였다.
      "이 해상 기지에는 주 해치 (Ĉefluko), 이외에도 보조 해치 (Subluko) 들이 측면 곳곳에 자리잡고 있어요, 기지 위의 주 해치가 폭파된 이후에도 비행체들을 사출하기 위해 이러한 보조 해치들을 자주 활용하고 있었던 거예요."
      이후, 클라리스 그리고 미라가 밝힌 바에 의하면 해상 기지는 십자 형태를 이루고 있으며, 주 해치들은 활주로의 역할을 맡는 남쪽 부분을 제외한 남은 방향의 길목에 2 개씩 배치되어 있다고 하였다. 이 중에서 일행이 들어온 동쪽, 그리고 북쪽 부분은 작동한 듯해 보였지만, 서쪽 부분이 작동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었던 모양.
      "기지의 중앙 부분으로 나아가고 있어요, 아마도 라르나 님, 아네샤 님께서도 그 쪽으로 나아가시고 계실 텐데, 그 이후부터는 같이 행동할 수 있을 거예요."
      그렇게 클라리스, 미라가 해치에 관한 설명을 이어간 이후, 마지막으로 리피의 목소리가 빛에서부터 들려와, 동쪽에서부터 기지로 나아간 이들은 이제 기지의 중심, 십자로 쪽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그 이후부터는 서로 만날 수 있을 것이라 말했고, 이 말에 내가,
      "알았어요, 그렇다면 그 곳에서 서로 만나기로 해요~." 라고 화답을 하는 것을 끝으로 일단 멀리 떨어진 이들 간의 통신을 맡고 있었을 하얀 빛은 사라졌다.
      "이제 그렇다면 같이 행동하겠구나, 그 분들과." 그렇게 서로 간의 대화가 끝난 이후, 아네샤가 그렇게 물음을 건네자, 내가 바로 "그렇게 될 거야." 라 화답했다. 그러자 바로 아네샤가 나의 바로 우측 곁으로 다가가서는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아르사나 씨 등께서는 지금 어디 즈음에 와 계실까."
      이후, 아네샤가 건네는 물음에 나는 "잘 모르겠어." 라고 답했다. 그 하얀 빛에 의한 통신으로는 그들의 행방에 대해 자세히 알거나 할 수는 없었음이 그 이유였다. 리피가 직접 클라리스, 미라의 상황을 전해주지 않았음에 대해서는 달리 문답을 하지 않아도 모두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이, 비행체들과 대치하고, 때로는 포위되기도 하는 상황 하에서 리피가 그들 틈을 오가기는 어려웠을 것이며, 그래서 클라리스-아마도 그러하였을 것이다-가 마법을 이용해 통신 수단을 마련해서 나에게 자신들의 상황을 직접 전달하려 했을 것이라고 일행 모두 그렇게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법진은 어디에 있으려나."
      "리피 씨께서 말씀하셨잖아, 기지의 '십자로' 가장자리 즈음일 것이라고."
      이후, 아네샤가 건네는 물음에 다시 답을 한 이후, 아마도 외부인들을 기지 내부로 들여보내려면 해치가 있는 부분보다는 아무래도 기지 중앙의 넓은 구역에 있도록 해야 함이 좋을 것이라 기사나 기계 병기들 모두 그렇게 여기었을 것이라 그들에 대해 추측해 보기도 했다.
      "...... 정해진 방향도 없는 넓은 구역에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외부인은 그저 헤매고 있다가 병기들에게 잡힐 테니까, 라는 것이지?"
      "그런 것이지." 그리고 다시 아네샤가 건네는 물음에 내가 바로 답했다.

      그러는 동안 활주로 좌우의 바닷물 위를 오가던 작은 배들이 선교의 머리 위에 장착된 포대에서의 사격을 통해 나와 아네샤를 위협하려 하였고, 이에 내가 파란 번개 줄기들을 그 배들을 향해 발사해 가면서 응수해 나아갔다. 연속으로 적들을 타격해 나아가는 특성을 가지는 번개 줄기를 발사, 번개 줄기가 배들 사이를 파란 빛을 그려가면서 오가는 모습이 보이도록 하니, 이에 번개에 의한 충격을 받으며 배들이 하나둘씩 격침되어 갔다.
      또한, 활주로 위의 상공 높은 곳에서 전투기들이 날아가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전에 기지에서 사출되었을 병기들이었을 것임이 분명한 그 무리는 나와 아네샤가 위치한 일대보다 높이 날아다니며 나와 아네샤를 향해 광탄들을 흩뿌리고 있었다. 광탄들을 흩뿌리는 이들은 상공을 오가는 작은 비행체들로 이들은 마치 새떼처럼 기지 일대를 오가면서 자신들의 몸체 하단의 발사 장치를 통해 주황색, 노란색 광탄들을 흩뿌리면서 위협을 가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 비행체들은 아네샤가 맡았으며, 하늘색 빛을 발하는 바람 줄기들을 발사해 상공 위를 떠도는 비행체들을 추적하도록 하였다. 이들은 혼란스럽게 비행을 이어가고 있기는 했으나, 비행 속도는 그렇게 빠르지는 않았기에 목표가 된 개체들 모두가 바람 줄기에 의해 잡혔으며, 이들 모두 붉은 불꽃으로 변해 폭파되어, 그 모습을 감추었다.
      이후로도 프로펠러가 장착된 비행체들로 구성된 대열들이-3 기가 하나의 대열을 구성하고 있었다- 기지의 우측 벽면에서부터 튀어나오기도 했으며, 활주로 좌우 가장자리에서 전차들이 대공 사격이 가능한 전차포로 위협을 가하기도 했다. 다행히도 이들은 모두 소형 개체들이라 바로 격추, 격파가 가능했기에 바로 이들을 제압해가며 위험을 덜어낼 수 있었다.

      그렇게 교차로의 모습과 같은 기지의 중심 구역에 도달하는 그 때, 중심 구역 바로 앞, 좌우의 가장자리 쪽에 하나씩 포탑이 자리잡고 있는 광경이 나의 바로 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각 포대 위에는 큰 구경의 포 1 문이 장착된 포대가 자리잡고 있어서 일행이 접근해 오자마자 일정한 간격으로 한 발씩 길다란 불꽃을 발사하며 위협을 가하고 있었다. 여기에 좌측 해치에서부터 날아오는 프로펠러가 장착된 비행체들도 있어서 이들 비행체가 발사하는 미사일들에도 대응이 필요했다-이들에게는 유도 성능이 있어서 정말 위험했다-.
      비행체들부터 격추시키고, 직선상으로 포탄을 발사해 가는 포탑은 지나가면서 번개 줄기, 바람의 줄기로 폭격을 가하며 지나쳐 갔다. 이들을 지나쳐 가기 전, 포탑들이 폭파되는 모습이 보였으니, 좌측 포탑은 우선 포탑의 포대가 갈라지며 폭파되고, 이어서 포탑의 남은 몸체까지 갈라지고 부서져 갔으며, 우측 포탑은 포대 부분이 폭발과 함께 공중으로 불길에 휩싸인 채 날아갔다가 불길에 휩싸인 포탑의 남은 부분, 그 너머의 한 지점에 떨어져 폭파되는 모습을 보이며 기능이 정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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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십자가의 교차점에 해당되는 교차로의 중심 구역, 그 구역은 하나의 광장 (Plaza) 과 같은 모양새를 갖추고 있었다. 물론 군사 기지였던 만큼 도시 (Dorney) 의 중심부 등지에 자리잡고 있는 광장과는 다소 거리가 있기는 했겠지만 도시와 인접하지 않은 군사 기지에서 뭔가를 사고 파는 곳이 있음에 의의가 있다고 볼 수 있을는지. 그 상가 구역으로 둘러싸인 광장에 이르자마자 바로 지면을 향해 내려갔다, 지면에서 클라리스 일행과 만나기로 하였던 것.
      기지의 교차로 구역까지는 잇따라 몰려오는 병기들의 공세를 앞두고 있어야 했었지만 그 너머에 위치한 교차로 구역과 그 주변 일대는 참으로 조용했다. 간혹 바람이 세차게 불어 그 소리가 희미하게나마 울려퍼지고 있을 따름이었다. 기지를 점거한 병기 집단은 그 조용한 일대로 나, 아네샤를 비롯해 '이질적인' 집단이 들어오는 것을 막으려 기계 병기들을 계속 내보내 왔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 '이질적인' 집단이 기지의 십자로에서 기사를 비롯한 병기 집단이 행하려 할 마법진을 통한 외부인 소환에 방해 요인이 될 수 있기에 치열하게 그들을 저지하려 하였을 것이었다.

      제가 그 기지로 나아갔을 때, 기지의 중심 구역, 그 가장자리 부분에 원형 마법진 하나가 자리잡고 있었어요. 그 검은 기사가 이용했던 구름과 가까운 방향에 있던 마법진과 같은 문양의 것이었지요. 그 마법진이 어쩌면 그들이 노리고 있던 것이 무엇인지를 밝히는 지표가 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와 더불어, 주변 일대에 몇몇 작은 빛들이 흩어져 있어서 그 빛들을 만지면 그 빛으로부터 활주로 주변 일대의 정황에 대해 알 수 있었겠지만......

      기지에 나아가기 전, 리피가 자신이 기지를 둘러볼 때에 본 것에 대해 이야기한 바가 있었다. 그 이야기에 따르면 기지의 중심 구역, 그 가장자리에 원형 마법진이 있었으며, 마법진이 위치한 그 주변 일대에는 작은 빛들이 흩어져 있다고 하였다. 마법진이 빛나는 모습은 아직 보이지 않았지만, 리피가 말한 대로, 광장 일대에는 여러 빛 방울들이 흩어져 있어서 그 빛 방울들을 조사해 볼 수도 있었겠지만, 빛 방울이 전하는 이야기는 클라리스 일행과 함께 듣기로 하고, 일단 그 모습만 지켜보기로 했다.

      "라르나, 아직 클라리스 씨 등의 분들께서는 아직 오시지 않으신 것 같아."
      "아직 저 너머에서 기계 병기들과 싸우시고 계신 것이겠지?"
      한편, 나의 바로 앞에 있던 아네샤는 광장 구역, 그 주변 일대가 조용한 것을 두고 클라리스 등이 아직 오지 않았을 것임을 말하고, 이에 내가 다시 날개를 펼치고 상공으로 날아올라서는 교차로 구역의 동쪽 너머 일대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한편, 동쪽 활주로와 그 위의 상공에서는 일행이 돌파해 나아갈 때처럼 병기들이 불꽃들이 터지는 광경이 계속 보이고 있었으니, 클라리스, 미라 그리고 리피 등의 일행이 병기들의 대열을 돌파하고, 그러는 와중에 병기들이 파괴되면서 나타난 광경일 것임이 분명해 보였다.
      클라리스 등이 지나가고 있을 동쪽 활주로 일대는 일행이 돌파해 나아갔던 북쪽 상공보다도 훨씬 많은 병기들의 모습이 보였던 것 같았다. 아무래도 북쪽보다는 동쪽, 동북쪽 상공, 그러니까 일행이 그간 머무르고 있던 에즈리스(Ezris) 그리고 아와레(Aware) 일대를 향하는 방향에 많은 병기들이 배치되고 있었으며, 그 만큼 전대와 마주할 때마다 클라리스 일행은 나를 비롯한 일행보다도 더 많은 병기들과 마주할 필요가 있었기에 그들과 맞서면서 그만큼 시간이 지체되고 있을 것임이 분명했다. 더 나아가, 그 방향에 북쪽을 비롯한 다른 방향보다 더 많은 병기들이 배치되어 있음을 확인하면서 나는 기지를 점거한 이들에 대해 그 방향 너머에 뭔가 있음을 인지는 하고 있을 것이라 추측해 볼 수도 있었다,
      "아네샤, 동쪽 방향 그 일대에 병기들이 더 많이 보여, 확인해 봐."
      이후, 나는 다시 지표면으로 나아가, 지표면에 머무르고 있던 아네샤의 바로 앞에 착지하고서는 그에게 동쪽 그리고 동북쪽 방향의 상공을 확인해 볼 것을 부탁했고, 그 이후, 아네샤는 날개를 펼치고 날아올라, 기지의 중심, 그 동북쪽 일대의 상공을 잠시 관찰하러 나아갔고, 그러는 동안 나는 광장 구역의 중심 즈음에 머무르고 있으면서 동북쪽 방향으로 나아간 아네샤를 기다리려 하였다. 그렇게 기다리고 있을 무렵, 보라색, 자주색을 띠고 있던 빛 방울의 색이 갑자기 붉게 변하고, 그와 함께 나의 왼편에서 기괴한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마치 악마의 울음 소리와 같은 괴악한 소리, 그 소리를 듣자마자 나는 기지의 중앙 구역 북쪽 가장자리 가운데 즈음에 붉게 빛나는 원형 마법진이 붉게 빛을 발하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기사, 그리고 그의 무리가 소환 의식을 진행하였을 것임이 틀림없어 보였고 소환 이전에 마법진을 파괴하기 위해 나라도 나설 필요가 있었다.

      외부인 소환을 위해 활용되고 있을 마법진을 파괴하겠어요, 기지의 마법진은 소환 의식의 근원지인 만큼, 그 마법진이 사라지면 외부인을 소환하는 의식도 중지되겠지요, 그렇지 않을까요.

      마법진을 구성하는 것은 사악한 기운일 테고, 그 사악한 기운은 클라리스가 가진 빛의 힘으로는 사멸시킬 수 있더라도, 내가 가진 바람의 기운으로도 그것이 가능할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럼에도 시도를 해야 하겠다고 생각하고서 날개를 펼치고서 비행을 개시했다. 그 때,
      "라르나 씨! 지금 들으시고 계세요?"
      라는 목소리가 내 곁의 소정령이 파랗게 깜박이면서 들려왔다, 마녀의 목소리였다. 이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나는 바로 그렇다고 답했고, 이후, 마녀로부터 다급히 묻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마법진을 공격하려 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아니오, 아직! 이제 막 공격하려 했던 참이었어요!"
      "안 돼요! 지금 상태에서는 마법진에 함부로 타격을 줘서는 위험해요!!!"
      비행을 개시하고 마법진이 있는 바로 그 앞의 상공에서 마녀의 물음에 답을 하자마자 마녀로부터 다급한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마법진을 성급히 공격하려 했다가는 큰일이 날 수 있다는 말. 그 말을 듣자마자 나는 당황하면서 바로 마녀에게 물었다.
      "위험하다면......? 혹시 폭발이라도 일어나나요? 지금 마법진 바로 앞에 있는데."
      "폭발일 수도 있고, 다른 무언가일 수도 있어요, 그 상태에서 함부로 공격을 감행했다가는 무슨 사태가 발생할 지는 예상할 수 없어요!"
      이후, 마녀로부터 대답이 들어왔다, 함부로 공격을 가했다가는 무슨 상황이 일어날지 예상할 수 없다는 말이 그의 다급한 목소리를 통해 나에게 전달되고 있었다, 무슨 상황이 발생할지 예상할 수 없다는 것, 그것은 바로 어떤 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아무튼 마법진을 직접 타격하시면 안 돼요, 클라리스 씨께서 가지신 빛의 힘이라면 마법진의 힘을 약화시킬 수는 있겠지만, 마법진의 '반대편' 에서 이미 누군가의 소환이 이루어지고 있다면 그 존재들은 그 직후로 바로 위험한 상황에 처하고 말아요!"
      그러니까, 어둠의 기운을 멸할 수 있는 빛의 힘을 가하더라도 마법진에서 이미 소환이 이루어지고 있다면 마법진의 파괴가 소환된 이들에게 크나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 아마도 내가 마법진을 공격할 때 일어날 수 있는 일들 중에는 그것도 포함되어 있었을 것임이 분명했다.
      "클라리스 씨, 미라 씨 그리고 리피 씨께서 오셨을 때에 반드시 제가 방금 전까지 라르나 씨께 당부드린 것을 모두 말씀드려 주세요! 소환된 이들의 안전을 우선해야 함을 말씀드려 주셔야 한다는 거예요."
      그렇게 한창 마녀와 대화를 이어가고 있는 그 도중에 오른편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네샤의 목소리로 동쪽 방향에서 기계 병기들의 대열을 돌파해 나아가고 있던 클라리스, 미라 그리고 그들과 동행하고 있던 리피가 중심부로 왔음을 알리는 목소리였다.
      "라르나, 나야, 클라리스, 미라 씨, 그리고 리피 씨께서 거기로 나와 함께 가시고 계셔. 조금만 기다리고 있어, 곧 그 쪽으로 갈 테니까."
      이후, 나는 다시 날갯짓을 하면서 마법진 바로 앞의 지면에 착지, 그리고 클라리스 일행이 아네샤와 함께 동쪽 방향에서 오는 것을 맞이하기 위해 그 방향을 향해 돌아섰고, 잠시 후 아네샤가 앞장서서 날개를 펼친 채로 내가 있는 그 방향으로 날아오고, 그 뒤를 따라 미라, 클라리스 역시 삼각 날개를 펼친 채로 날아오는 모습이 보였다. 리피는 클라리스가 날아오는 그 등 위에서 그를 따라 나아가고 있었다. 이후, 아네샤부터 지면에 착지를 하니, 마법진의 우측, 그리고 좌측에는 클라리스와 미라가 서 있었다. 미라가 마법진의 바로 왼편, 그리고 클라리스는 그 우측 곁에 있었다.

      "그간 무슨 일이 일어나거나 하지는 않았지?"
      "물론, 그간 뭔가 나쁜 일이 일어나지는 않았어. 다만, 내 뒤쪽을 봐."
      그리고서 자리를 비켜서 핏빛을 띠기 시작한 군사 기지 지면의 원형 마법진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핏빛을 띠며 빛나는 그 모습을 아네샤 그리고 클라리스 일행이 보기 시작할 무렵, 아네샤가 핏빛을 띠며 빛나는 마법진을 보면서 말했다.
      "이것이 바로 그 마법진이란 말이지? 이 마법진이 빛나고 있다는 것은 곧."
      "소환 의식이 진행 중이라는 의미일 거예요."
      아네샤가 마법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클라리스의 머리 바로 위에 있던 리피가 이어서 말을 건네고서는 잠시 마법진이 빛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면서 서서히 심각해지는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소 늦은 것이 아닌가, 하는 말을 건네고서 마법진의 바로 앞에 모여있던 일행 모두에게 마법진의 당시 모습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 차라리 파괴하지 않고 놓아두는 편이...... 아니, 파괴하지 말아야 해요, 자칫하면 큰일날 수 있어요, 마법진 자체를 마법으로 건드리지 말라는 거예요."
      소정령 간 통신으로 마녀가 나에게 이전에 당부했던 바와 거의 같은 이야기였다. 그래서 리피의 당부를 듣자마자 내가 바로 리피에게 그 때에 내가 마녀로부터 들었던 바를 말해 주었고, 이에 클라리스는 오른손에 날이 하얗게 빛을 발하는 검을 들고, 핏빛으로 빛을 발하는 마법진으로 시선을 향하면서 말했다.
      "라르나 님 측에서도 이 곳의 상황을 지켜보시고 계신 분께서 계신가 보네요."
      그리고서 그는 마법진이 빛을 발하고 있음은 분명 소환 마법이 진행되고 있어서 그러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환 마법은 본래는 두 가지로 구분된다. 그 중 한 가지는 특정한 세상이나 장소의 존재를 목적지로 옮겨놓는 것으로 엄밀히 말하면 특정한 존재를 자신이 원하는 위치로 전이시키는 것에 가깝다고 볼 수 있겠다, 일반적으로 소환될 개체가 있는 곳과 있어야 할 곳을 연결하는 '공간의 통로 (Marangï Gil)' 를 구축해서 통로를 통해 개체가 이동하도록 하거나 아니면 보조 공간 (Submarang) 을 이용해 개체를 옮기는 원리를 가지는 마법이다. 또 다른 소환 마법은 특정한 공간의 물질을 소환하면서 그와 동시에 자신이 원하는 형태로 변이시키는 것으로 마법진을 통해 기계 병기 무리와 시도하려 하였던 것은 두 가지 중에서도 전자이며, 그 중에서도 통로를 통해 소환 대상을 전이시키는 원리를 사용하고 있었던 모양.

      "본래 개체의 소환은 다른 세상에서 신령, 괴물과 같은 강대한 존재 혹은 그러한 존재의 형상을 갖출 기운 덩어리를 목표 지점으로 전이시킨다는 목적 하에 이루어지는 것이라서 소환 마법의 진행을 중단시키고 그로 인해 소환을 위한 공간이 파괴되더라도 소환의 대상이 된 누군가를 딱히 걱정할 필요는 없겠지요. 하지만 이번은 정말 죄 없는 사람이 사악한 자들의 목적에 의해 소환되는 것이라서 소환 마법의 진행 중단은 정말로 위험한 일이 될 거예요."
      "그렇다면, 가능한 소환 마법의 주체인 이들을 빨리 제거해야 하잖아, 그렇지 않아?"
      그러자 그 왼편에서 클라리스를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미라가 말했다. 그리고서 바로 마법진을 등지는 방향으로 돌아서서 날갯짓을 다시 할 준비를 행하려 하였다, 가능한 빨리 무리의 근거지를 찾아 나서야 한다는 것으로 구름 너머로 가능한 빨리 가야 한다고 하였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을 노릇이었다. 아닌 것이 아니라, 소환 마법을 도중에 중지할 수 없다면, 그 주체들을 가능한 빨리 쫓는 것이 차선이었음은 누구라도 분명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나도 그 생각을 따라 얼른 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여기고 그것에 대해 말하려 하였다.
      "그렇다면, 소환될 이는 누군가가 지키고 있어야 할 것 아니겠어? 그 역할을 누군가는 해야 할 텐데......."
      "그러하겠지, 소환은 이미 진행되고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저 핏빛 마법진 위로 누군가 하나 혹은 그 이상이 모습을 드러낼 텐데, 당연히 그렇게 해야지."
      이후, 우려의 심정을 드러내는 클라리스의 물음에 미라가 당연한 일이라 답을 하였다. 그리고서 그는 자신이 그 일을 맡겠다는 자신의 뜻을 밝혔다. 그리고서 클라리스는 이번 일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으며, 리피는 클라리스의 역할을 나름 도와야 할 필요가 있는 만큼, 어디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그 이유를 이어 말하기도 했다.
      "미라 씨, 정말 혼자서도 괜찮겠어요?"
      "물론, 병기들이 몰려온다고 해서 얼마나 되겠어? 그간 이 방향에서는 수많은 병기들이 정리되어서 이제 개체 수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고, 전방인 남쪽은 일행이 나서고 있을 것이라 이 쪽으로 병기들이 몰려오거나 하지는 못하겠지. 별로 큰 문제는 아닐 것이라 여기고 있어."
      이후, 리피가 건네는 물음에 바로 확신에 찬 목소리를 내며 답한 다음에 나와 아네샤에게 클라리스 그리고 리피와 함께 가 줄 것을 부탁하고서, 자신은 행여 마법진을 통해 소환되는 존재의 신변 안전이 확보되면 그 때에 따라 가겠음을 밝혔다.
      "그 때에는 이미 늦을 것 같지 않나요?"
      "늦지는 않을 거예요, 분명." 이후, 아네샤가 건네는 물음에 미라는 확신에 선 듯한 목소리로 화답했다. 그 대답을 듣고 나서, 나는 아네샤에게 미라는 그 일대에 남아 소환 마법의 상황을 지켜볼 테니, 일단은 클라리스 그리고 리피를 대동하고 그들을 지키면서 기지 너머의 구름 안쪽으로 들어가도록 해야 할 것임을 밝혔다.
      "가능한 빨리 움직여야 할 거야, 가능한 빨리 그들의 근거지를 찾아내야 소환 마법을 저지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생길 테니까."

      그리하여 나와 아네샤가 앞장서서 중앙 구역을 벗어나 기지의 남쪽 방향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이미 소환 마법은 진행되고 있으며, 내가 기사 그리고 기계 병기군의 근거지를 찾아낸다고 한들, 소환 마법의 저지가 이루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었지만, 조금이라도 그 가능성을 넓히려면 가능한 내가 아네샤에게 당부한 대로, 가능한 빨리 그 근거지를 찾아낼 필요가 있었음은 분명했기에. 다만, 그렇게 다시 비행을 개시하기 위해 날개를 펼치고, 다시 상공 위로 떠오르기 시작하면서도 한 가지 신경 쓰이는 사항들이 있었으니, 그 일대에 발견된 붉게 빛나는 빛 방울들이 그것이었다.
      "아네샤, 너는 클라리스 씨 등의 일행과 더불어 먼저 가, 나는 여기서 할 일이 있어."
      아네샤가 남쪽 방향의 기지 활주로 쪽으로 비행해 나아가려 할 무렵, 내가 출발하려 하던 아네샤를 불러서는 우선 내 일을 마치고, 그 이후에 바로 따라오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내가 서 있는 그 남쪽 일대를 한 번씩 가리키며 말했다.
      "아네샤, 이 일대에 여러 붉은 빛 방울들이 놓여 있어. 본래는 하얀색이었는데, 마법진이 빛나기 시작하면서 모두 붉게 물들었어. 아무래도 마법진이 발산하는 마력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 같아."
      이후, 나는 이 빛 방울들은 원래 있던 자리에서 들어 올리거나 할 수 있으며, 손으로 잡으면 바로 마력을 방출하기 시작하지만 손으로 직접 들어올리지 않는 한, 옮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말하고서, 그 방법대로 그 빛 방울들을 가지고 가겠음을 밝혔다.
      "혹시...... 그 방법 아니겠어? 그런 방법이라면 너보다는 아무래도 내가......"
      "아니, 이번에는 내가 해 볼게. 시간이 없어, 그러니까 클라리스, 리피 씨 두 분과 함께 먼저 가!"
      아무래도 바람을 일으키는 것은 아네샤 쪽이 조금 더 소질이 높음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그래도 내가 맡아서 해야 하겠다고 여기었으니, 언제까지 그런 일을 아네샤에게만 맡길 수는 없다고 여기었고, 그래서 그 때만큼은 내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놓으려 한 것이었다.
      "알았어, 언제까지 이런 일을 나 같은 사람에게 맡기기만은 할 수 없잖아. 중요한 일이라고 해도, 이런 일들 중에서 중요하지 않은 일이 어디 있겠니, 해 봐."
      그리고서 일이 잘못되면 전적으로 내 책임을 굳이 '목소리에 힘을 줘 가면서' 말하고서는 먼저 떠나간 클라리스 그리고 그를 따라 나선 리피의 뒤를 따라 날개를 펼치고 비행을 이어갔다.

      "무엇을 하려고 하시는 거예요?"
      이후, 기지의 중앙 교차로에 남기를 자처한 미라가 북쪽 가장자리에서 남방을 바라보며 서 있던 나에게 물었고, 이 물음에 나는 그 방향의 곳곳에 흩어진 핏빛 빛 방울들을 가리키면서 화답했다.
      "저 빛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나요?"
      "예, 아마도 리피가 발견했던 빛은 아마도 그것들이겠지요."
      이후, 미라는 클라리스에 대해 그 역시 그 존재를 모르고 있지는 않았겠지만, 그 빛들이 숨기고 있었을 기억들을 현장에서 즉시 열람하기에는 시간이 없다고 여기었을 것이라 관심을 두려 하지 않았을 따름이라고 말하고서 자신이 머무르고 있는 동안 빛들을 열람하고 있을 것이라 말하고서 그것에 대해 굳이 신경쓰려 하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아니, 들고 갈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거예요."
      그러자 나는 들고 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말하고서 바로 왼손을 앞으로 내밀고 그 손에서부터 바람의 기운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바람의 기운으로 주변 일대의 대기를 빨아들이려 하니, 그 이후 내가 있는 곳으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고, 그 바람의 영향을 받아 남쪽의 일대에 흩어져 있던 빛 방울들이 바람의 영향을 받아 하나둘씩 내가 있는 그 앞으로 빨려 들어오기 시작했고, 그렇게 빛 방울들이 내가 일으킨 하얀 바람의 기운 바로 앞에 모이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렇게 옮길 수 있었네요, 처음 빛 방울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는 옮길 수 없을 줄만 알았는데."
      그러자 미라가 그런 나의 모습을 보면서 그렇게 말한 이후에 바람을 통해 계속 옮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 이후에 나에게 그렇게 할 수 있겠느냐고 물음을 이어 건네었다.
      "당연히 할 수 있어요. 저를 바람의 중심으로 삼고, 제가 움직일 때마다 그 궤적을 따라 움직이는 바람을 이 빛들이 타고 저를 따라오도록 하면 되는 거예요."
      그리고서 그가 왼쪽 근방에서 나를 지켜보는 동안 바로 왼손을 머리 위로 올리면서 바람의 기운을 일으키니, 그 이후 희미한 하얀 빛을 품은 바람이 나를 둘러싸기 시작했다. 그 바람의 기운이 이후, 내가 나아가는 동안 바람의 궤적을 만들어 빛 방울들이 타고 나아갈 수 있도록 할 것이었다.
      '좋아, 그렇다면 한 번 해 보자.'
      이후, 나는 궤적을 만들어 갈 바람이 내 주변을 둘러싸도록 한 채로 날개를 펼쳤다. 그리고 이미 남쪽 너머로 나아가고 있었을 아네샤 그리고 클라리스를 따라 나서기 위해 남쪽 방향으로 잠시 뛰어 나아갔다가 뛰어오르면서 본격적으로 다시 비행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 - -

      다시 비행을 개시하면서 나를 둘러싸고 있던 바람이 그대로 나를 따라 나아가는 바람이 되었으며, 이어서 바람에 휘감겼던 붉은 빛 방울들이 그 바람에 실린 채로 나를 따라 나서기 시작했다. 이후, 내가 다시 아네샤와 마주하기 시작할 무렵, 잠시 고개를 돌려 빛 방울들을 보았을 때, 빛 방울들의 외형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으니, 마법진이 붉게 빛나기 시작하면서 그 영향 때문인지 붉은 빛을 띠고 있던 빛 방울들이 다시 새하얗게 빛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었다. 즉, 이들은 본래 하얗게 빛나고 있었지만 마법진이 발산하는 마력의 영향으로 붉게 빛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을 따름이었다는 것.
      '변질이 있었던 것일까, 그렇다면 붉게 빛나는 상태에서 건드렸다면.......'
      위험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위험한 마력에 물들었다면 그 징조가 외관으로도 충분히 판명할 수 있었을 텐데, 그 정도는 아니었으니. 하지만 붉게 빛나기 시작한 것이 마력의 영향 때문이었다면 그 빛 방울은 본래의 기억을 마력의 영향으로 왜곡하였을 것이었고, 그래서 빛 방울이 품은 기억을 알 수는 없었을 것이었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내 행동이 그 빛 방울들로 하여금 마법진의 영향에서 벗어나도록 해 주었다고 볼 수도 있었다. 당장에는 빛 방울들을 앞으로 보내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기만 했다, 먼저 나아갔을 아네샤 등과 합류한 이후에 그들이 같이 빛 방울이 품은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바로 앞에서는 앞장서 나아가고 있던 아네샤가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길다란 날개를 가진 비행체와 그 주변 일대의 작은 비행체들을 자신의 왼손에서부터, 그리고 소정령에게서 하늘색 빛을 발하는 곡선들을 발사해 가며, 공격하고 있었으며, 클라리스가 검을 든 채로 자신을 따라 오는 리피와 함께 그 뒤를 따라 날아가고 있었다. 그들 중 다수는 아네샤가 가하는 공격의 영향을 받아 하나둘씩 격추되어 나아가고 있었기에 그의 뒤를 따라 나서는 나에게까지 비행기들이 날아오거나 하지는 않았으나, 그럼에도 가능한 빨리 그의 곁으로 나아가려 했다.
      한편, 먼 앞의 활주로 끝 부근에는 커다란 비행기 한 대, 활주로의 색과 비슷해 보이는 몸체를 가진 개체로서, 커다란 세모꼴 날개가 잠수함을 연상케하는 전투정의 머리 부분에 장착된 모습을 보이는 커다란 비행기 한 대가 조용히 자리잡고 있었다. 활주로 끝에 있었고, 그 주변 일대로 마치 그 큰 비행기를 지키려 하는 듯이 계속 비행기들이 날아오고 있었던 만큼, 중요한 병기로서 출격 준비를 하고 있는 상태였음이 분명해 보였다.
      "저것이 리피가 말했던 활주로의 끝에 있다는 '기계 괴물 새 (Trîrok)' 혹은 거대 비행체이겠지?"
      거대한 비행기를 발견하자마자 아네샤가 건네는 물음에 나는 그러할 것이라 답하였다.

      가능한 속도를 빠르게 내어 아네샤의 바로 앞으로 접근해 나아가려 하였다. 그러는 그 때, 나의 왼편에서부터 기지의 활주로 좌측 아래에 있었을 해치에서부터 비행기 6 대가 나란한 대열을 유지하면서 아네샤가 아닌 내 쪽으로 날아오기 시작했다. 상단에 프로펠러가 장착되어 있는 커다란 괴물의 손을 세워놓은 것처럼 생긴 기계 병기로서 몸체의 한 가운데에 커다란 눈-이하, '눈' 이라 칭함- 같은 것이 달려 있었다. 이들은 급속도로 활주로를 지나치려 하는 나의 좌측 근처로 바로 다가와 V 자 (N 자) 를 나란히 겹쳐놓은 대형을 유지하면서 각자의 노랗게 빛나는 '눈' 에서부터 광선을 발사하려 하였다.
      하나씩 발사되는 광선들을 피해 가면서 왼편을 향해 고개를 돌려 그 '눈' 들을 공격 목표로 삼은 이후에 병기들을 향해 하나씩 번개 줄기를 발사, 그 번개 줄기들이 '눈' 을 궤뚫어 가도록 했고, 이후, 파랗게 빛나는 번개 줄기들이 그 '눈' 들을 하나씩 궤뚫고, 이어서 뚫린 부분에서부터 불꽃이 터져 나오기 시작해 병기의 몸체들을 파열시켜 나아갔다. 그 이후로 활주로 우측의 해치에서 이전의 무리와 같은 유형의 병기들이, 그 때와 같이 6 기의 병기들이 모습을 드러내었고, 그 때에도 같은 방식으로 대처해 나아갔다.
      그 이후, 조금 더 시간이 지난 이후에 나는 한참 병기들과 맞서고 있던 아네샤를 따라가고 있었던 클라리스 그리고 리피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의 좌측을 지나치고 속도를 늦추는 순간, 나를 알아본 듯한 리피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아아! 라르나 님이시로군요!"
      그리고서 그간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고 묻자, 나는 그것에 대해서는 나중에 알려주도록 하겠음을 밝히고서 우선은 바로 아래에 있는 비행기, 거대 전투기일 그 병기를 격파하는 것이 중요 사항일 것 같다고 그에게 말하기도 했다.
      "라르나, 금방 왔네,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꽤 시간이 걸릴 줄 알았는데."
      무슨 일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꽤 오래 걸릴 일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던 것 같았다. 이에 나는 별로 오래 걸릴 일도 아니었다고 말하고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나의 뒤쪽을 확인해 보라고 그에게 말하기도 했다. 그러자 아네샤는 바로 고개를 돌려 내 뒤쪽으로 시선을 향하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다시 하얗게 빛나기 시작한 빛방울이 내가 남기는 바람의 궤적을 따라 나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 이후, 자신의 좌측 근처로 다가오는 나에게 아네샤가 물었다.
      "빛 방울들의 색이 다시 하얗게 변할 수 있었나 봐, 그렇지 않아?"
      이 물음에 나는 바로 그렇다고 답했다. 그리고서 모든 일이 끝나고 나면 하나씩 열람해 보자고 청하기도. 그 때, 리피가 나의 우측 곁으로 다가가서는 앞으로 큰 일이 벌어지면 자신이 빛들을 안전히 지키는 역할을 맡도록 하겠다고 말하고서 바로 나에게 이렇게 청을 했다.
      "그 빛들을 제가 데리고 있도록 하면 안 될까요."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빛들을 원격으로 이끄는 무언가가 필요한데......."
      그 때, 내가 우려했던 바가 있었다. 그 빛들은 본래 내가 바람에 실어 나르고 있었던 것으로 내가 우려했던 것은 리피가 나처럼 바람으로 빛들을 실어 나를 수 있는 무언가를 갖고 있는지 여부를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우려 사항을 알고 있었는지, 리피가 하얀 빛 방울들이 뒤따르고 있었을 내 뒤쪽을 향해 고개를 잠깐 돌리더니, 다시 나를 보면서 말했다.
      "제가 한 번 해 볼게요."
      그리고서 그는 곧바로 날갯짓을 하면서 나의 뒤쪽으로 날아가서는 나를 따라 나아가는 빛 방울들의 대열, 그 한 가운데 즈음에 이르러 빛 방울들을 따라가려 했다. 그 무렵, 나의 왼편에서 비행을 이어가고 있었던 아네샤가 그런 나에게 물었다.
      "그 빛 방울들은 폭발 등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 아니었어?"
      아네샤가 말한 바가 아주 틀린 것은 아니었다. 그가 말한 바대로, 빛 방울들은 물리적인 현상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충격에 한한 것이며, 폭발이나 화염 혹은 강한 플라즈마 기류 등에 휘말렸을 때에 그 온전함이 보장된다는 이야기는 없었다. 앞으로 발생할 것들은 플라즈마를 비롯한 강한 열을 내는 기류, 그리고 폭발이었던 만큼, 그 사이에서 온전함이 보장되기 힘드니, 내가 그 빛 방울들을 보호해야 할 필요를 느낀 것은 그 때문이었다.
      "저도 바람을 나름 일으켜 볼 수는 있어요, 빛 방울들을 보호하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을 거예요."
      이후, 잠깐 리피의 모습을 보려고 고개를 돌려보았을 때, 내 눈 앞에서 리피가 오른팔을 높이 들고, 그 앞에서 무지개색을 띠는 빛 무리와 함께 바람이 빛 방울들이 위치한 그 대열의 한 가운데에서 원형을 이루는 그 바탕이 상공에서부터 생성되더니, 그 바탕에서부터 원기둥 모양의 작은 회오리가 일어나고, 그 회오리가 바람의 흐름을 끊고, 그간 바람의 흐름에 이끌려 나아가던 빛 방울들의 무리를 자신의 흐름으로 끌어들여, 마침내 모든 빛 방울들의 무리가 회오리 바람의 흐름 안에 있게 되었다.
      그리고 조금 더 시간이 지날 무렵, 리피가 자신의 그 우측에 구형을 이루는 약간 큰 바람의 흐름 안에 빛 방울들을 두고 있었으며, 조금 시간이 더 지나고, 다시 고개를 돌려 보았을 때, 그 바람의 흐름이 구체와 같이 리피를 따라 나서고 있었다. 이로서, 빛 방울들의 조종권은 나에게서 리피로 완전히 옮겨졌다. 이후, 리피는 대열의 뒤쪽에 있으면서 빛 방울들을 지키도록 하겠다고 말하고서, 자신이 한 일에 대해서는 클라리스에게도 알리려 하고 있음을 이어 밝히기도 했다.
      "이들을 지켜봐 주는 역할을 저 혼자서 하기에는 다소 무리일 것 같아서요."
      자신과 가까운 클라리스가 빛 방울들이 일행과 함께 하고 있는 동안만큼은 자신과 더불어 빛 방울들을 지켜주는 역할을 맡아주기를 리피는 원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이러한 요청이 있음을 직감하기라도 했는지 클라리스가 후진을 해서 리피가 있는 그 우측 근방에 이르렀고, 그리하여 나와 아네샤가 다시 앞장서 나아가게 되었다.

      한편, 아네샤는 앞장서 나아가고 있으면서 활주로 주변 일대의 상공에서 날아오는 비행체들 그 바로 아래의 해치에서부터 날아오는 비행체들을 격추시켜가며 길을 열어가고 있었다. 그들 사이로 어른의 키만한 인간형 병기도 기병창(Lanca) 같이 생긴 무기-창끝 부분에 포구가 위치하고 있었다, 기병창처럼 생긴 포의 일종이었던 모양-를 갖고 돌격해 나아가고 있었으니, 기계 날개를 장착한 갑주 형태의 병기는 오른손에 든 지팡이에서 파란 번개로 칼날을 생성해 그 칼날로 갑주를 베어내려 하고 있었다.
      '본래는 클라리스 씨께서 이런 역할을 맡으셨겠구나.'
      이렇게 혼잣말을 하면서 병기와 대치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한 동안 포신을 창의 몸체처럼 휘두르는 병기의 공격을 막아내고, 또 공격을 하기도 하다가 마침내 창의 몸체를 베어내고, 이어서 갑주의 흉부 부분을 번개 칼날로 위에서 아래 부분으로 내리치니, 갑주가 칼날에 의해 그대로 갈라지면서 그 틈에서부터 연기가 터져 나온 이후, 그 몸체가 폭발해 절단된 사지들이 절단면에서 불길을 일으키면서 추락해 갔고, 이어서 떨어진 부분들이 활주로에 떨어져 폭발하는 모습이 보였다.
      이후에도 병기와 맞서는 일에서 아네샤가 하늘색 빛을 발하는 바람의 기운들을 10 여 줄기씩 발사해서 병기들을 격추시켜 가는 것으로써 주 역할을 맡았으며, 나는 우측 그리고 좌측 근방에서 몰려오는 전투기들을 소정령이 번개 작살들을 발사해 공중의 병기들을 격추시키고, 그와 더불어 해치에서 올라오는 전투기들, 그리고 이따금씩 출몰하는 인간형 병기들을 파랗게 빛나는 번개 줄기들을 10 여 줄기씩 계속 발사해 가면서 격추해 가고 있었으며, 그러면서도 활주로의 끝에 자리잡은 거대 비행기로의 접근을 이어가려 하고 있었다. 그렇게 병기들을 향해 바람, 번개 줄기들이 발사되고, 그로 인해 병기들이 폭발해 불꽃을 터뜨리면서  이제 어두운 색을 띠기 시작한 일대의 상공을 하늘색, 파란색 선들, 그리고 붉은 화염과 구름으로 잠시나마 화려하게 꾸며지는 광경이 눈앞에 나타나기를 반복해 갔다.

      그 무렵, 그간 움직임은 물론 소리도 없이 고요하기만 하던 활주로 위의 거대 비행기 역시 잇따르는 기지의 전투기들이 격추되거나 공중에서 격파되는 광경 속에서 천천히 활주로의 끝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이륙을 위한 준비 행동이었을 것이었다.
      한편, 일행이 거대 비행체를 향해 접근해 오는 것에 위기를 느꼈는지, 기지의 동쪽, 서쪽 부분의 측면 부분에 자리잡은 해치에서부터 인간형 병기들이 하나씩 각자의 무기들, 창처럼 생긴 포 혹은 일반적인 포를 들고 있으면서 일행의 뒤를 추격해 나아가고 있었다.
      해치에서부터 둘씩 모습을 드러내는 병기들, 하나, 둘, 셋, 넷 그리고 다섯의 짝. 모두 10 개체의 병기들이었다. 이들은 등에 장착된 장치에서부터 새하얀 불꽃을 뿜어내며 일행의 뒤쪽을 추격하고 있었으며, 따라서 일행의 뒤쪽에 있던 클라리스 그리고 더 나아가 빛 방울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자처한 리피가 자연히 그들과 맞서게 되었다. 그러한 상황에 직접 관여할 필요는 없다고 여기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한 번씩 클라리스 그리고 리피가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그간의 상황을 잠깐씩이나마 관찰하려 하였다.
      일행의 뒤쪽을 쫓고 있던 열 개체 중에서 먼저 클라리스, 리피를 쫓아온 이들은 3 개체로 모두 창 형태의 포를 손에 들며 접근해 왔으며, 클라리스가 병기의 포구에서부터 발사되는 붉은 광선들을 왼손의 손짓으로 생성한 10 여 개의 새하얀 빛들로 공중에 떠 있는 방패를 만들어 그것들을 막아내려 하고 있었다. 이후, 그 3 개체들이 각자가 손에 든 창의 몸체를 붉게 빛나게 하고서 돌진해 오자 클라리스는 왼손으로 다시 손짓을 하며 그 방패를 다시 자신의 바로 앞에 성기게 모인 빛들의 모습으로 되돌리고서는 그 빛 무리가 자신을 둘러싸도록 하였다. 이후, 클라리스의 주변에 모인 빛들은 각각의 형태가 커져 하얀 빛으로 이루어진 작은 새가 되고, 이윽고 그 새들은 작은 혜성과 같은 형상으로 변하여 돌진하는 병기들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추적의 특성을 가진 그 새하얀 혜성들은 포를 들고 돌진해 나아가는 병기들의 흉부, 어깨, 머리를 비롯한 여러 부분들을 하나씩 관통해 나아갔고, 그렇게 몸의 여러 부분에 구멍이 뚫린 병기들 중에서 앞선 개체는 몸에서 불꽃이 터져 나오면서 폭파되어, 그 잔해들이 불길에 휩싸인 채로 흩어져 갔다. 남은 개체들은 아직 부서지지 않았지만 기능이 정지된 채로 공중에 그대로 떠 있었을 뿐이었다. 이러한 개체들을 바라보며 클라리스는 바로 그 개체들을 향해 나아간 이후에 하얗게 빛을 격렬히 발하는 칼날로 각 흉부를 찔렀고, 그로 인해 각 흉부에 구멍이 뚫리며 병기들은 앞서 폭파된 병기처럼 공중에서 불꽃을 터뜨리며 폭파되었다. 이들의 잔해 역시 앞서 산화된 개체와 마찬가지로 불길에 휩싸인 채로 기지의 갑판과 바다에 떨어져 폭파되었지만 잔해들 자체는 작았기에 기지의 갑판과 바다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그 이후로 2 기, 5 기의 개체들이 차례로 클라리스를 향해 다가갔고, 이들이 소지한 병기들에 따라 클라리스는 다른 대응 방식을 이용해 그들의 공격에 대응하고, 그들에게 공격을 가하려 하였다. 앞서 다가온 3 기의 뒤를 이은 2 기의 병기들은 각자의 손에 검을 들고 있었기에 클라리스는 오른손에 든 검으로 그들과 맞서려 하였고, 그들을 하나씩 끌어내 검격으로 맞서고, 이어서 각 개체들의 흉부, 머리 등의 부분들을 검으로 찌르거나 베어, 해당 부분들이 폭발을 일으키도록 하는 것으로써 이들을 제압하였다.
      마지막 5 기의 개체들은 하나의 대열을 이루며 손에 든 총포로 포격을 가하려 하였으며, 이에 클라리스는 빛의 방패로 그 공격을 막아내고, 빛의 방패가 흡수한 기운을 그대로 빛으로 전환해 빛 줄기들이 자신을 향해 포격을 가한 개체들을 향해 나아가도록 하였다. 그리고 빛 줄기들에 의해 타격을 받아 손에 든 병기를 놓친 2 개의 개체들이 후퇴하고, 3 기의 개체들이 포격을 이어가며 클라리스 등에게 타격을 가하려 하였으나, 그 때마다 클라리스가 그 포격들을 방패로 막아내고, 이후에 왼손에 든 방패를 생성했던 빛들로 처음의 3 개 개체들을 폭파시킨 방식대로 그 병기들을 공격해 하나씩 폭파시켜 나아갔다.
      이번에는 각 개체들을 향해 큰 새였던 빛 줄기들이 세 줄기씩 병기들을 향해 나아가 병기들의 몸체를 관통했고, 그로 인해 병기들은 하나씩 폭파되어 그 몸체가 산화되었다. 이후, 남은 두 개체들은 클라리스가 직접 그들에게 다가가 검격으로 그들의 몸체를 베고 찌르면서 그 몸체들을 부숴뜨렸다. 부서진 몸체들은 이윽고 상공 아래의 활주로를 향해 추락하고서 활주로 위에서 폭파되어 불꽃과 연기를 일으켰다.
      "빛 방울들은? 리피야, 괜찮아?"
      "예, 괜찮아요!" 그렇게 자신을 추격해 오던 10 개의 병기들을 모두 격추시킨 이후, 클라리스는 바로 자신의 바로 앞에서 비행을 이어가던 리피를 향해 다급히 다가가서 물었다. 말의 순서가 다소 뒤바뀌어 있는 형태를 통해 그가 다급해 하고 있었음이 바로 느껴지고 있었다. 리피는 그러한 그의 물음에 바로 그렇다고 답을 하고서, 자신의 좌측 근방을 날아다니던 빛을 품은 바람을 왼손에서 바람을 일으켜, 그 바람으로  자신의 바로 앞으로 끌어온 다음에 조금 더 앞으로 비행해 내가 있는 그 뒤쪽 근방에 이르고 있었으니, 그간 인간형 병기들이 가한 습격에 뒤쪽 역시 안전하지 못하다고 여기었음이 그 원인이었을 것이었다. 이후, 한 동안 리피는 나와 아네샤 그리고 클라리스가 있는 그 사이의 한 가운데에 있었다.

      한편, 활주로 위의 큰 비행기는 처음에는 천천히 움직이고 있다가 활주로 끝 부근에 이르자마자 바로 속도를 높이기 시작해, 나와 아네샤가 활주로 부근에 이르렀을 무렵에는 어느새 비행기는 활주로를 떠나 해수면 부근에서 상공으로 날아오르려 하고 있었다. 비행을 개시하면서 그 움직임이 점차 가속되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분명 구름 너머, 그들의 근거지로 가고 있는 것이겠지?"
      "더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
      이후, 아네샤가 나를 보며 건네는 물음에 내가 바로 답했다. 그리고서 의식을 집행하는 이들이라던가, 아니면 일대를 점거한 이들 중에서 중요한 이들이 탑승하고 있을 수 있는 만큼, 가능한 빨리 병기를 격추시킬 필요가 있을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가능한 최대의 속도를 내어 비행기와의 거리를 좁히려 하였고, 그 덕분인지, 나란히 비행을 이어가고 있던 나와 아네샤, 그리고 길다란 날개를 가진 거대 비행기와의 거리가 조금씩 좁아져 가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앞쪽에서 거대 비행기를 호위하려 하는 듯이 소형 전투기들이 거대 비행기가 위치한 그 위를 지나쳐, 내가 있는 상공 일대로 돌격해 나아가고 있었지만 크기도 작을 뿐더러 내구력도 좋지 않아 번개 줄기, 바람의 줄기들에 의해 한 번에 하나씩 격추되고는 하였다.
      "앞으로 몇 분 후면 따라잡을 수 있을까."
      "한, 5 분 정도면 될 거야." 그렇게 비행체를 따라잡으려 하는 동안 아네샤가 물었고, 이 물음에 나는 비행하면서 나름 전망한 바를 그대로 말했다. 그러자 아네샤는 5 분 정도면 빛 방울이 품은 것들 중 2 개 정도는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고, 이어서 빛 방울들을 구형을 이루는 바람과 함께 거느리고 있던 리피를 불러서 그에게 요청을 했다.
      "리피 씨, 한 가지 부탁해 볼게요, 혹시 빛 방울들 중 두 개를 제게 가져다 줄 수 있어요?"
      "빛 방울 두 개라면, 곧 보내 드릴게요, 조금만 기다려 봐요."
      이후, 잠시 고개를 돌려 리피의 모습을 지켜보니, 리피는 잠시 비행을 멈추고, 빛 방울들을 가두고 있던 구형 바람을 손짓과 주문을 통해 사라지게 하고서는 자신의 바로 앞에 머무르는 빛 방울들 중 작은 일부를 바람을 통해 나와 아네샤가 있는 곳으로 전해주고 있었다. 두 개 정도만 원했지만 실제로 나와 아네샤에게 전해진 것은 세 개였다. 그 세 개의 빛들 중 두 개는 아네샤에게, 그리고 하나는 나에게 도달했고, 그 모습을 보자마자 그렇게 내 앞으로 다가온 빛 방울을 왼손으로 잡았다. 이후, 빛 방울의 형상이 흩어지고, 이어서 내 앞쪽에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Yosci yosci! Moh mierê!
    Ano..... ano...... sakini kio ts'keteyo, naniga ir'karasa.

      이전까지는 듣지 못한 어떤 언어로 어떤 두 명의 남성이 서로 대화를 이어가고 있었다. 목소리의 느낌으로는 젊은 남성 2 명이었던 것으로 보이며, 기사 일당이 만들어 낸 마법진에 의해 일대에 소환되어 기지의 활주로 일대를 떠돌고 있던 것 같아 보였다. 활주로 혹은 중앙 공간의 어두컴컴해진 어딘가를 걷고 있었던 것 같았지만 어느 지점이었는지는 목소리만 들려서 알 수는 없었다.

    Kowasêgidayo kore...... kowasêgi.......
    Aciniyêkîka.
    Yêkkri watareyo, yêkkrinina.

      서로 간의 대화가 이어지는 동안에도 거친 숨소리가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무슨 말인지는 알지 못했지만, 확실한 것은 두 사람 모두 크나큰 공포에 사로잡혀 있었다는 것이었다. 어두운 곳, 아무리 봐도 수상해 보이는 장소에 들어왔으니,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공포에 사로잡히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아마 어디를 가든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안함으로 인해 그들이 느꼈을 공포는 지극히도 컸을 것임이 분명했다.

    Kokowa tokoka?
    Sciranai. Tokorode...... Miyo, miyo! korega...... korega arîndayona!

      억양(Intonatia) 을 통해 대충 짐작해 보자면, 어느 길에서 무언가를 발견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무언가 신기한 것을 발견했을 때, 저런 억양으로 말하는 사람이 분명 있었다-. 아마도 miyo 라는 말을 두 번 반복했을 때부터 그 시점이었을 것으로 마지막의 두 마디 말이 무언가를 찾았음을 의미하고 있었을 것임이 분명했다.
      그 이후로 한 동안 발걸음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어떤 기계 장치가 개방되는 듯한 소리와 함께 비행체가 날아갈 때의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하고, 이어서 포격 소리, 폭발 소리가 잇달아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기겁하는 소리, 비명 소리도 울려 퍼지고 있었지만 포격, 폭발 소리가 워낙 커서 바로 묻혀버리고 말았으며, 그렇게 한 동안 폭음이 울려 퍼지기를 반복한 이후에 소리의 흐름이 갑자기 끊겼다.

      "그렇게 다른 세상에서 온 이들이 저 기계 병기들에 의해 살해되고 있었나 보네, 그렇지?"
      "아마도......." 한편, 아네샤는 이미 소리가 들리고 있던 내 근처로 다가와서 나의 왼편에서 소리를 듣고 있었다. 그리고 소리의 흐름이 끊기자마자 바로 나에게 물으니, 그 물음에 나는 바로 그러할 것이라는 의미의 답을 그에게 전해 주었다.

      그러는 동안 일행과 비행체 간의 거리는 이미 상당히 좁아져 있었다. 이제 비행체와의 접근까지 남은 시간은 별로 남지 않았지만 아직 한 개의 빛 방울을 잡고, 그 대화를 들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는 있었고, 그래서 두 개의 빛 방울을 갖고 있던 아네샤에게 부탁을 해 보았다.
      "아네샤, 거기 있는 빛 방울들 중 하나를 건드려 봐."
      "빛 방울이 품은 목소리를 지금 바로 확인해 보려고?" 이에 아네샤가 바로 나에게 이렇게 묻더니, 이어서 자신의 우측 곁에 떠 있던 빛 방울들 중 하나를 오른손을 휘둘러 바람을 일으키며 나를 향해 빛 방울 하나를 날려 보냈고, 그 빛 방울은 새하얀 빛을 깜박이며 나의 바로 앞에 이르렀고, 이에 나는 그 빛 방울을 왼손으로 잡으니, 그 이후에 바로 빛 방울이 작은 빛들로 변해 흩어져 사라지면서 이어서 나의 바로 앞쪽 어느 상공에서 무언가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처음 들려온 것은 발걸음 소리로 워낙 작은 소리이다보니, 처음에는 들리지 않다가 조금씩 들리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발걸음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조심스럽게 걷다보니, 걸음 소리가 작게 들렸던 모양으로 그들은 이전의 빛 방울에서 소리를 낸 이들처럼 활주로 위를 걷고 있었던 것 같았다.

    Ah..... Ah...... Yogā-yogā......
    Wa...... cinca...... igā.....! igān cinca...... marldo andö!
    Yāgi mwāhanîndeya? Gunsakijigatînde......
    Gunsakijimaja, jāgibwa jāgi, jāgëtdl, jāntugidîrijana, ah! robotdîldo ißā!
    Jā robotdîl, sarananîngā aniji?
    Ah, morla!

      이전과 마찬가지로 몇몇의 젊은 인간-으로 추정되는 이- 남성들이 기지의 활주로를 걷고 있으면서 서로 대화를 주고 받고 있었다. 이전에 들려왔던 목소리와 마찬가지로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임은 틀림 없었지만, 그래도 이전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의 목소리들이었다. 이번에는 여러 사람들이 길을 걷고 있었는지, 두 사람 이외의 목소리가 자그마하게 들렸고, 그 이후로 그들 역시 대화에 참여했음을 알 수 있는 목소리가 이어 들려오기 시작했다.

    Yāgi, nāmu wihāmhangot gata! Āsā yāgisānagaja!
    Ātāke? Naganîngosci ißā?
    Uriga cā-îmîro watdënde itji? Këgi......!
    Këgi? Këgiga wä?
    Këgi-e musîn mabāpcingatînge ißësā! P'argakepitnagoißëtnînde.

      두 사람의 목소리가 더 들려왔으며, 그들 중에는 여성의 목소리도 있었다.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나는 4 ~ 5 명 정도의 사람들이 한 무리를 이루어 움직이고 있었으며, 그 일행 중에 여성도 포함되어 있음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남성의 목소리는 눈앞에 닥쳐온 것들에 대해 심히 두려워하고 있었지만, 여성은 그렇지는 않은 듯해 보였다. 남성이 돌아가자고 청하는데, 여성이 왜 그러느냐고 계속 묻고 있었던 것 같았고, 그래서 여성은 돌아가자는 남성의 애원을 달갑게 받아들이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고 그 대화를 통해 나름 짐작해 볼 수 있었다. 이후, 잠시 동안 거친 소음이 이어지다가 다시 누군가의 목소리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Ya! Igābwa! Musîn pokkyākkigatînge ißā!
    Këbwa! Nä mari maccana! Kîsarami marandäroya, kîsarami gëcitmarangān aniyāßë.
    Ildan igā dah c'ikja! Doragamyān jānbu kî saitîe orlijago! Pankästîe?

      그 대화에서 그들은 두려워하고 있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무언가 흥미로운 것을 발견이라도 한 듯이 무척 흥분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무언가 엄청난 것들을 발견하기라도 한 모양. 그렇게 대화가 이어지는 동안 아네샤는 그 때에도 내 좌측 곁으로 다가와서 나와 같이 대화를 듣고 있었다. 그러다가 그들의 흥분된 듯한 대화를 가만히 듣더니, 바로 한 숨을 내쉬고서 어두운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에 대한 연민, 한탄을 느꼈을 법한 표정을 짓고 있으면서 조용히 한 마디 말을 건네었다.
      "나도 어딘가에서 본 이야기야, 돌아가면 뭐하겠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 늘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그런 사람들은 어딘가에서 불행한 일을 맞이하는 전개가 있다고 하더라."
      "그래?" 그 이야기를 듣고서 내가 바로 물었다, 그간 나는 이야기 책을 자주 보지 않았고, 그래서 그것에 대해 들은 적이 별로 없어서 그러한 이야기는 나에게 무척 생소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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